미국 샌디에이고 대학 컴퓨터 생물정보학 연수기 [24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06-03 12:55:49

UC San Diego Computational Biology center

박우영 / 계명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제가 연수를 가기 위해 준비했던 시기의 미국은 COVID19 pandemic이 끝나고 마스크를 거의 착용하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미국으로 연수 가는 교수님들과 유학생들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미국의 여러 곳 중 샌디에이고는 매우 인기 있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앞서 연수기를 쓰신 황선덕 교수님의 도움으로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의 연구자분들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접할 수 있었습니다.

황선덕 교수님이 가신 센터는 아니지만, 유전체 연구로 유명하신 여러 교수님의 현황을 접할 수 있게 되었고, 그분들 중 Kelly A Frazer 교수님이 유전체 관련 컴퓨터 생물정보학에 대해 전반적으로 연구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어 메일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저는 최근 핫 이슈인 유전체 연구 분야를 이용하여 신장이식과 연관된 여러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유전체 연구를 하는 센터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연수지를 선정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많았던 여러 교수님과는 달리 저는 가장 먼저 Kelly 교수님께 메일을 보내고 3일 만에 답이 왔고, 인터뷰 날짜를 정하게 되었습니다. 이 분야에 업적이 전혀 없던 저는 답이 올 거라고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교수님으로부터 메일을 받게 되어 매우 기뻤고, 인터뷰 준비를 위해 교수님의 강의 동영상과 교수님께서 하고 계신 연구에 대한 논문을 모두 읽어 보았습니다.

Kelly 교수와 Timothy, Jennifer 연구원, 김지현 교수

인터뷰 당일 제가 하고 싶어 했던 부분을 파워포인트로 만들어 30분가량 발표를 하였고, 30분 정도를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생물정보학에 대한 호기심만 있었고, 전혀 이에 대한 지식이 없던 저를 Kelly 교수님은 흔쾌히 연수 허락을 해 주셔서 연수를 가고자 하는 다른 교수님들에 비해 수월하게 연수지를 결정지을 수 있었습니다. 

Kelly 교수님은 소아과 게놈 정보 과학부의 창립 책임자, UC San Diego 게놈 의학 연구소 소장, 대학 임상 및 중개 연구소의 리더입니다. 그분은 지난 25년 동안 기능적, 구조적 인간 유전체학의 다양한 측면을 연구해 왔으며, 인간과 생쥐 사이의 종간 DNA 서열 비교를 개척하고 현재 "HapMap Phase II"에서 공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생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또, 222명의 개인으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CORE)의 고유한 iPSC 계통 컬렉션을 체계적으로 추출하고 특성화하여 전체 게놈 서열 데이터를 구축하였습니다. 이를 토대로 iPSC 계통과 심혈관 전구 세포(iPSC-CVPC), 췌장 전구 세포(iPSC-PPC), 망막 색소 상피 세포(iPSC-RPE)를 포함한 다양한 iPSC 유래 세포 유형을 사용하여 수많은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또한, 전장유전체 연구(GWAS)를 주로 담당하는 Antonio Matteo 교수님과 함께 UK Biobank, All of Us, Million Veterans Data를 이용하여, 임상에 의미 있는 새로운 유전자 발굴과 GWAS 신호의 기본 변형을 식별하고 기능적으로 주석을 달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립 인간 게놈 연구소(National Human Genome Research Institute(NHGRI)가 자금을 지원하는 유명한 게놈 과학 우수 센터(Centers of Excellence in Genomic Science(CEGS)에 최근 추가된 The Center for Admixture Science and Technology(CAST)를 조직하였고, CAST의 목표는 유전학, 개인행동, 사회 경제적 지위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요인 간의 복잡한 관계를 연구하여 미국에 거주하는 모든 인구에 대한 게놈 과학의 유용성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저도 이 조직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였습니다.

Frazer lab은 Department of Cellular and Molecular Medicine 1층에 있으며, Kelly 교수님을 비롯하여 Timothy, Jennifer 2명의 연구원과 일산 동국대병원에서 오신 소아내분비 김지현 교수님과 저 총 5명이 함께 일하였고, Matteo 교수님은 Israni Biomedical Research Facility building에서 일하였습니다.

매주 화요일 오후 12시는 CAST member들이 Franklin Antonio Hall 4층에 모여 서로의 연구들을 공유하고 발표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CAST member들은 GWAS 연구부터 single cell RNAseq, ATACseq등 여러 분야의 연구를 하고 있었고, 제가 이 lab에 들어올 당시에는 신장 분야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없어 Matteo 교수님과 제가 짝을 이루어 UK Biobank를 이용하여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각 인종들의 신장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유전자 발굴, 코딩, 분석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저는 single cell analysis에 관심이 있어 public data를 이용하여 정상 콩팥을 가진 환자와 신장암을 가진 환자의 노화 세포 분석을 진행하였습니다. 이 분야는 연구원이었던 Jennifer의 도움으로 코딩부터 그래프 그리는 법, 분석까지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12시에는 Genetics, Bioinformatics, & Systemic Biology Colloquium이 있어, Stanford, Harvard, UCLA, UC Berkeley 등과 같은 유명 대학 연구자들의 온라인 & 오프라인을 통한 강의를 정기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오프라인의 경우, 피자와 음료수를 제공하여, 연수 생활의 배고픔(?)을 달래어 주었습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이 그러시겠지만 연수를 오기 전에는 가족과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고, 저 또한, 한국에서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익숙하지 않았는데 연수를 와서는 애들 등하교를 도맡아 하는 자체가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가족과 샌디에이고 바닷가에서

또, 애들이 축구를 좋아해서 미국 축구 선수팀에 들어가 여러 축구 토너먼트와 리그 경기에 참여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미국 아파트는 한국과 달라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는 1층은 주차장, 2층은 방인 아파트에 지내면서 층간소음 걱정 없이 뛰어다니고 떠들어도 되는 편안한(?) 아파트 생활을 보냈습니다. 주말에는 토리 파인즈 비치에서 물놀이도 하고, 트레일을 산책하면서 멋진 샌디에이고 바닷가를 만끽하였습니다.

저는 국립공원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랜드 캐년, 엔텔롭 캐년, 브라이스 캐년, 지온 캐년 등 거대한 협곡을 여행하며, 미국의 거대한 대자연을 느꼈고, 특히, 요세미티 국립공원과 세도나는 제게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폭포와 경치 선물을 받았습니다. 

가족과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가족과 세도나에서

저는 야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고, 미국에 오기 전 야구장을 평생 한 번 가봤는데 미국에 와서는 메이저리그를 꼭 봐야 한다고 해서 시즌 오프 1주 전에 야구장을 갔었고, 유명한 김하성 선수도 보고, 관람한 경기도 이겨서 1주일 동안 2번이나 갈 만큼 너무 재미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가족과 메이저리그 관람

저는 1년 6개월 동안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연수를 하면서 새로운 학문을 배우고 익히면서 멋진 곳을 여행했고, 좋은 분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런 멋진 연수를 허락해 주신 신장내과 한승엽 교수님, 진규복 교수님, 백진혁 교수님, 김예림 교수님께 이 연수기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곳에 오기 전 인하대 황선덕 교수님이 유전체학은 정말 어려운 학문이라고 했던 말씀을 새삼 느끼면서 이 분야를 지속적으로 해 나가기 위해 연수 기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공부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연수 기간에 배운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신장학회에서 유전체 연구와 관련된 일들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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