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의 신대체요법 결정은 언제 어떤 근거로 결정해야 할까? [24년 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03-04 10:17:47
신성준 /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신장내과
2023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의 신대체요법 결정에 대한 지침의 제작 배경
우리나라는 2000년 고령화 사회에 이어 2018년에는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그리고,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로의 진입이 예상된다. 2037년에는 그 비율이 30%를 넘어서고, 2070년에는 무려 46.4%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그림 1).
이와 같은 노인 인구의 증가에 있어 특히 주목할 만한 변화는 75세 이상의 인구의 증가로, 2070년에 이르면 75세 이상은 30.7%에 달하여 대표적인 초고령 국가로 알려진 일본(25.6%)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변화는 투석환자의 연령분포에도 영향을 직접 주고 있으며, 이는 대한신장학회에서 매년 발간하는 우리나라 신대체요법 현황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대한신장학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투석환자는 첫 보고가 이루어진 1989년 2.1%에서 2018년에는 51.9%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고, 이후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번 ‘2023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의 신대체요법의 결정에 대한 지침’은 이러한 인구 사회적 변화에 따른 국내에서 처음으로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의 치료 결정을 다룬 지침이다. 이번 지침에는 지금까지 발표된 논문을 체계적으로 검토하여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의 투석치료와 보존치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그리고 계획된 투석치료에 대한 권고안이 제시되어 있다. 아울러, 이러한 치료 결정에 있어 공유의사결정(shared decision making)의 중요성도 함께 정리되어 있다.
1. 권고문 1.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투석치료와 보존치료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생존율과 일부 삶의 질 지표에서 보인 이득을 고려하여 보존치료보다 투석치료를 제안한다. * 투석치료 혹은 보존치료의 선택은 환자의 임상 상황에 따라 개별화가 필요하다. · 권고 등급: 조건부 권고함(B: Conditional recommendation) · 근거 수준: 매우 낮음(very low) |
보존치료(supportive care)와 완화의료(palliative care), 생의 말기 돌봄(end-of-life care)이나 호스피스 돌봄(hospice care) 간에는 그 의미나 역사적 배경에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용어를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는 추구하는 주요 목적이 환자와 가족을 중심에 두고 환자 삶의 질 유지나 향상으로 서로 대동소이하기 때문이다.
단, 보존콩팥관리(conservative kidney management, CKM)는 신대체요법을 선택하지 않은 말기신부전 환자에서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고 적절한 돌봄과 치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증상 조절, 합병증 관리, 사전의료 계획, 지지·연계 계획, 위기중재 계획, 말기돌봄 등으로 구성된다(그림 2).
60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투석치료와 보존치료에 대한 권고를 위해 체계적 문헌 고찰이 수행되었다. 검색 결과 관련된 국내외 문헌은 총 5,012편에 달했고, 이 중 중복문헌과 초록 및 원문 검토 후 최종 분석에 선정된 문헌은 22편이었다. 투석치료와 보존치료의 전체 생존율을 비교하기 위해 포함된 14편의 전향적 또는 후향적 연구에서 투석치료군의 연차별 전체 생존율이 보존치료 군보다 모든 시점에서 높았다.
질병특이 도구로 측정한 삶의 질을 보고한 문헌은 2편으로 KDQoL의 요소 중 증상 측면과 콩팥병이 일상생활에 끼치는 영향 측면은 투석치료군에서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고, 콩팥병으로 인한 질병부담 측면에서 볼 때는 보존치료군에서 부담이 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 권고문 2.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복막투석과 혈액투석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생존율에서 보인 이득을 고려하여 복막투석보다 혈액투석의 시행을 제안한다. · 권고 등급: 조건부 권고함(B: Conditional recommendation) · 근거 수준: 매우 낮음(very low) |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투석 방법 비교를 위해 검색된 국내외 문헌은 총 5,012편이었고, 이 중 최종 선정문헌은 35편이었다. 대부분 코호트 연구였고, 유럽과 북미지역에서 수행된 연구는 22편, 아시아 지역의 연구는 11편이었다.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전체 생존율에 있어, 복막투석의 1년, 3년, 5년 생존율은 각각 42.0~100%, 19.8~86.3%, 12.9~62.3%이었고, 혈액투석의 경우는 각각 45.7~98.2%, 34.0~90.2%, 20.4~83.5%이었다.
삶의 질 측면에서는 SF-12 또는 SF-36의 일반적 도구로 삶의 질을 측정한 문헌이나 QLI-D와 KDQOL과 같은 질병특이 도구로 삶의 질을 측정한 문헌 모두에서 복막투석군과 혈액투석군 간의 삶의 질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3. 권고문 3.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계획된 투석치료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혈액투석시 혈관통로를 미리 준비하는 계획된 투석시작을 제안한다. · 권고 등급: 조건부 권고함(B: Conditional recommendation) · 근거 수준: 중등도(Moderate) |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계획된 투석치료에 대한 국내외 문헌은 총 2,307편이 검색되었고, 이 중 최종 선정문헌은 13편이었다.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신기능 감소에 따라 투석치료를 계획한 후 적절한 투석접근로를 준비하는 것은 불필요한 중심정맥관 삽입을 피하고 안전한 투석치료를 위함이다.
투석시작 후 1년 이내 사망(단기 사망)은 계획되지 않은 투석치료군이 계획된 투석치료군에 비해 단기간의 비보정 사망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초고령(≥80세) 대상 문헌만의 분석결과에서는 사망위험이 2.55(1.16-5.61)배 유의하게 높은 결과를 보였다. 그러나 보정된 사망위험에서는 차이가 없었다.
4. 권고문 4.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치료 선택에 있어 공유의사결정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투석치료나 보존치료를 선택하는 데 있어 공유의사결정의 시행을 제안한다. · 권고 등급: 전문가 합의 권고(expert consensus) · 근거 수준: 매우 낮음(very low) |
60세 이상의 말기콩팥병 환자의 치료 선택에 있어 공유의사결정에 대한 국내외 문헌은 총 2,166편이 검색되었고, 중복문헌과 초록 및 원문 검토 후 최종 선정된 문헌은 총 6편(무작위배정 임상시험 1편, 단면연구 5편)이었다. 아시아 지역에서 수행된 연구는 없었다.
노인 말기신장병 환자에서 투석치료나 보존치료를 선택하는 데 공유의사결정 여부로 삶의 질이나 만족도, 치료 순응도 등을 평가한 무작위배정연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따라서 이에 대한 근거수준을 평가하기보다는, 전문가 합의 권고(expert consensus) 선에서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투석치료나 보존치료를 선택하는 데 공유의사결정의 시행을 제안한다.’로 평가하였다.
결론
<2023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의 신대체요법 결정에 대한 지침>은 노인 환자가 급격히 늘며 초고령 사회를 앞둔 현시점에서 실제 임상에서의 요구에 부응하고 진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되었다. 노인 말기콩팥병 환자는 동반질환이 많고, 노인증후군(geriatric syndrome)이 흔하며, 증상이나 증후가 하나의 병태생리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기대여명이나 기능 상태 및 건강 관련 선호가 다르다. 이러한 이유로 노인에게서는 질병 중심의 접근보다는 개별화된 접근이 보다 요구된다. 투석치료의 선택이나 보존치료의 제공 등에 있어 환자와 의료 제공자는 이용할 수 있는 최상의 근거를 공유하고 의학적 결정에 함께해야 한다.
지침의 권고안의 해석과 적용에 있어서는 몇 가지 고려가 필요하다. 먼저 노인은 통상적으로는 만 65세 이상으로 정의되나, 이번 지침의 선정 문헌에서는 그 기준이 연구마다 상이했고, 이에 메타분석 연구에서는 만 60세 이상을 노인으로 정의하여 기존의 정의보다는 넓게 설정된 측면이 있다.
이 외에도 대부분이 외국에서 수행된 관찰연구라는 한계와 비뚤림 위험이 높다는 제한도 있다. 앞으로 지침의 개정에 있어서는 노인 환자 대상의 많은 양질의 국내 연구가 수행되어 그 결과가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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