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콩팥병 환자에서 빈혈 치료를 위한 HIF-PH 억제제 [23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3-06-01 12:41:41
기존에 만성콩팥병에 동반된 빈혈 치료는 주로 철분 보충, 적혈구생성 촉진 제제(erythropoiesis-stimulating agent, ESA) 투여, 또는 수혈로 이루어져 왔다. 특히, 재조합 인간 적혈구생성호르몬(erythropoietin, EPO) 제제가 개발된 이래로 최근 30여 년간 ESA는 만성콩팥병에 의한 빈혈 치료의 근간을 이루어 왔다.
그런데 최근 다른 기전으로 빈혈치료에 접근하는 약제인 HIF-PH(hypoxia-inducible factor-prolyl hydroxylase) 억제제가 개발되고, 긍정적인 결과를 보이는 대규모 3상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많은 임상의들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HIF는 저산소 상황에서 α-unit과 β-unit이 결합하여 활성화되며 EPO 생산과 EPO 수용체의 발현을 증가시키고, hepcidin 억제 등 철의 대사에 관여하여 조혈작용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 산소 농도에서는 HIF-α가 prolyl hydroxylase에 의해 분해되나, HIF-PH 억제제는 prolyl hydroxylase의 작용을 억제하여 HIF를 활성화시키고 관련 유전자의 전사를 유발하여 조혈작용을 촉진하게 된다[1].
HIF-PH 억제제는 내재적인 EPO 생성을 촉진하고 철의 활용도를 증대시킴으로써 외부에서 EPO를 투여하는 ESA에 비해 생리적인 농도 이내의 EPO 상승만으로 혈색소 수치를 상승시키고[2][3], 무엇보다 주사제제였던 기존의 ESA와 달리 대부분 경구 제제라는 장점을 갖는다.
2018년 중국에서 roxadustat이 승인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일본에서도 몇몇 HIF-PH 억제제들이 승인을 받았고, 국내에서 roxadustat, vadadustat, enarodustat과 같은 HIF-PH 억제제가 국내 시판을 앞두고 있어 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Roxadustat
Roxadustat은 비투석 만성콩팥병 빈혈 환자에서 위약 대비 효과(OLYMPUS)[4]와 darbepoietin-α 대비 비열등성(DOLOMITES)을 나타내었고[5] (그림 1), 위약 대비 심혈관계 합병증이 증가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6]. 또한, 투석 중인 환자에서도 epoietin-α 대비 비열등성을 나타내었고(ROCKIES)[7],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이 유사함을 보여주었다[8] (그림 2).
주 3회 경구 복용하는 용법으로 국내에서는 투석 및 비투석 환자에서 사용을 허가 받았다.
Enarodustat
현재까지는 일본 내에서의 연구가 발표되어 있고, 비투석(SYMPHONY HD)[9] 및 투석중인 (SYMPHONY ND)[10] 빈혈을 동반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darbepoietin-α 대비 비열등성을 보였다. 국내에서도 3상 연구가 진행되었다.
하루 1회 경구 복용하는 용법으로 국내에서는 투석 환자에서 사용을 허가받았다.
Vadadustat
비투석 만성콩팥병 환자(PRO2TECT)[11]와 투석 중인 환자(INNO2VATE)[12]에서 dabepoietin-α 대비 비열등성과 심혈관계 합병증이 증가하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그림 3).
하루 1회 경구 복용하는 용법으로 국내에서는 투석 환자에서 사용을 허가받았다.
Daprodustat
비투석 만성콩팥병 환자(ASCEND-ND)[13]에서는 darbepoietin-α 대비, 투석 중인 환자(ASCEND-D)[14]에서는 혈액투석인 경우 epoietin-α, 복막투석인 경우 darbepoietin-α와 대비하여 비열등성과 심혈관계 합병증이 증가하지 않음을 보여 주었다.
하루 1회 경구 복용하는 용법으로 올해 초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다만, HIF의 활성화는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VEGF), VEGF 수용체 1, plasminogen-activator inhibitor-1과 같은 혈관발생 신호를 촉진하고, endothelin-1과 같은 혈관운동 조절에도 관여하여 이와 관련한 종양 발생, 망막병증과 같은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15].
각 약제의 3상 임상 연구 결과를 발표한 논문에서는 심혈관계 합병증의 유의한 증가를 보이지는 않았으나, 분석 방법에 따라 심혈관계 합병증의 증가를 보이기도 하였고, daprodustat 사용 중 심장 내 혈전증이 발생하였다는 보고도 있다[16].
기존의 3상 임상 연구는 최대 104주까지 추적하여, 아직 장기간 사용에 따른 부작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향후 약제 사용 시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겠다.
더불어, HIF-PH 억제제가 기존에 ESA 치료를 하였으나 저반응성을 보인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것인지, 기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다표현형발현 효과(pleiotropic effect)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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