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SK9 억제제와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의 사용 [22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2-06-12 13:59:58
심혈관 질환은 만성콩팥병 환자의 가장 중요한 사망원인이다. 고지혈증은 고혈압, 당뇨, 흡연 및 심혈관계 질환의 가족력 등과 함께 심혈관 질환의 전통적인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그 중요성은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다르지 않다.
일반 인구와 마찬가지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고지혈증 치료는 스타틴의 사용이 근간을 이루고 있으며, 2013년 발행된 KDIGO 이상지질혈증 가이드라인에서는 투석을 하지 않는 50세 이상의 모든 만성콩팥병 환자와, 18-49세의 심혈관계 질환의 고위험군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스타틴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이후 2018년 ACC/AHA 가이드라인 및 2019년 ESC/EAS 가이드라인이 개정되었고, KDIGO 가이드라인과 달리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조절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사용이 권장되는 정도의 중강도 스타틴 요법으로는 최근 제시되는 매우 낮은 LDL 콜레스테롤 조절 목표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우며 비스타틴계 약물로서는 에제티미브 이외에 특별한 치료가 제시 되어있지 않아, 심뇌혈관질환의 고위험군 환자에서 추가적인 치료 약물의 도입이 필요한 상황이다.
PCSK9의 발견
PCSK9 (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은 간에서 합성되고 분비되는 Serine protease의 일종으로, LDL 수용체의 번역 후 조절(posttranslational regulation)에 관여한다. PCSK9은 LDL 수용체에 결합하여 간세포 내에서 LDL 수용체의 분해에 관여하는 샤페론 (Chaperone)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PCSK9의 Gain-of-function 돌연변이가 상염색체 우성 고콜레스테롤 혈증의 원인 중 하나임이 밝혀지고 (Nature Genetics 2003;34:154-156), 반대로 PCSK9을 knock-out 한 생쥐의 간세포 표면에 LDL 수용체의 발현이 증가하고 cholesterol level이 정상 생쥐보다 감소하였을 뿐 아니라 (PNAS 2005;102:5374-5379), PCSK9의 Loss-of-function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들에서 관상동맥질환의 발병이 낮음이 보고되면서 (NEJM 2006;354:1264-72) LDL 수용체 조절에 대한 PCSK9의 기능이 밝혀지게 되었고 고콜레스테롤 혈증의 치료 타깃으로서의 가능성이 발견되었다.
PCSK9을 타겟으로 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치료 전략
위와 같은 PCSK9의 LDL 수용체 조절기능이 밝혀진 후, PCSK9을 타겟으로 한 치료들이 개발되었다. PCSK9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gene silencing) antisense oligonucleotides 또는 small interfering RNA (siRNA), PCSK9이 LDL 수용체에 결합하는 것을 방해하는 monoclonal antibodies, small peptides, adnectins, 그리고 PCSK9의 autocatalytic processing을 방해하는 small molecule inhibitors와 같은 치료물질들이 개발되어 임상 적용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이 중 현재 상용화되어 가장 널리 쓰이는 종류의 약제가 PCSK9에 대한 monoclonal antibody인 evolocumab (RepathaⓇ)과 alirocumab (PraluentⓇ) 이다. Evolocumab과 alirocumab은 각각 FOURIER 연구, ODYSSEY 연구로 대표되는 대규모 무작위대조시험을 통해 강력한 혈중 콜레스테롤 강하 효과와 심혈관 질환 예방효과를 증명하였다.
PCSK9 억제제의 심혈관 보호효과
Evolocumab은 FOURIER 연구를 통해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여주었는데, 이 연구는 적정용량의 스타틴을 복용 중인 40-85세의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 총27,564 명을 대상으로한 연구였다. Evolocumab은 2주마다 140mg 또는 매달 420mg을 피하로 투여하였다.
스타틴과 evolocumab을 병용투여하는 경우, 위약투여와 비교하여 기준치보다 약 59% 낮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보여주었으며, 2.2년의 추적관찰 기간동안 1차 종료점인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심근경색, 뇌졸중, 불안정협심증에 의한 입원, 관상동맥 재개통을 받은 경우의 복합빈도를 약 15%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종료점의 누적 발생률을 보더라도 시간이 지날수록 evolocumab군과 위약군간의 발생률 차이가 커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volocumab 군과 위약군 간의 가벼운 이상반응 및 중대한 이상반응 발생률의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Alirocumab은 ODYSSEY OUTCOMES 연구를 통해 1년 내 심근경색, 불안정성 협심증과 같은 급성관상동맥증후군을 경험한 환자 중 고강도 또는 최대용량 스타틴 사용에도 LDL 콜레스테롤이 70 mg/dL 이상이거나 non-HDL 콜레스테롤이 100mg/dL이상 또는 아포지단백B가 80mg/dL 이상인 환자 18,924 명을 대상으로 주요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평가하였다.
Alirocumab은 2.8년의 추적기간동안 1차 종료점인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 비치명적 심근경색, 치명적 또는 비치명적 뇌졸중 및 불안정협심증에 의한 입원의 복합빈도를 15% 감소시켰으며, 2차 종료점인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도 감소를 보였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PCSK9 억제제의 효과와 안전성
Evolocumab은 FOURIER연구의 하위 분석으로서 신기능이 정상인 경우 (GFR 90이상), 만성콩팥병 2기 (사구체여과율 60~<90), 만성콩팥병 3기 이상 (사구체여과율 60미만)으로 층화하여 evolocumab의 효과를 평가하였다 (JACC 2019;73:2961–70). 만성콩팥병 3기 이상 그룹에서도 일차 복합 종료점의 상대 위험도를 약 11% 감소시켰으며, 2차 종료점 역시 21%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사구체여과율의 감소를 포함한 위해사건 역시 신기능이 감소된 경우에도 유의한 증가는 없었다.
Alirocumab은 ODYSSEY연구의 하위 분석으로서 사구체여과율 30-59 ml/min/1.73m2 인 4629명의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효과 및 안전성을 평가하였다 (Kidney Int 2018;93:1397–-1408). 이 연구에서 사구체여과율이 감소된 환자에서 약 24주의 사용기간 동안 46~62%의 LDL 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보였으며, 신기능이 감소되지 않은 환자와 차이는 없었다.
안전성 역시 사구체여과율이 감소한 환자에서 그렇지 않은 환자와 유의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아, 만성콩팥병 3기의 환자에서도 alirocumab을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PCSK9 억제제인 evolocumab과 alirocumab은 강력한 LDL 콜레스테롤 강하효과를 바탕으로 심혈관질환을 예방하였으며, 신기능이 저하된 만성콩팥병 환자에서도 부작용의 증가 없이 유사한 심혈관질환 예방효과를 보여주었다.
만성콩팥병 환자에서 부작용의 증가나 연구 부족으로 인해 고강도 스타틴의 사용이 제한된 상황에서, PCSK9 억제제는 심혈관질환의 고위험군인 환자 또는 스타틴의 불내성이 있는 환자에게 추가적인 LDL 콜레스테롤 강하를 위한 좋은 선택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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