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CN & KSN 2024 수상소감: 공로상 [24년 가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11-06 14:05:43

이영기 /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2023년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해 주신 대한신장학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에게는 과분한 상이라고 생각하며, 한편으로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코로나19를 버텨낸 신장학회 회원들을 위한 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기관의 감염관리가 이슈가 된 사건은 2015년 메르스였습니다.  저는 대한신장학회 일반이사를 맡고 있었는데, 메르스가 발생하자 최규복 이사장님께서 메르스 TFT 구성과 대응지침을 요청하셨습니다. 이에 대한투석협회 전로원 이사장님, 김성남 이사님과 함께 “메르스 관련 혈액투석 환자에 관한 권장 진료지침 및 방역당국에 대한 요청사항”을 마련하였습니다. 하루 뒤 국내 최초로 혈액투석 메르스 확진자 1명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병원 전체가 폐쇄되어 투석 환자 90여명이 1인실 입원 및 격리투석을 받게 되었으나 인력과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여 도저히 격리투석을 시행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학회의 회원분들께 긴급하게 도움을 요청했고, Portable RO 20대와 투석기 22대를 구했습니다. 또한 자원봉사자 28분의 참여로 추가 감염자 없이 3주간의 격리치료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4년 후 다시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했습니다. 메르스 대응 경험을 바탕으로 제가 대한신장학회 코로나19 대응위원회를 맡았으며, 첫 환자가 발생한 지 불과 2주일이 지난 시점에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메르스 대응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2020년 2~3월 우리나라 대구·경북지역의 outbreak 때에는 인공신장실 코로나19 대응지침을 바탕으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자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투석 환자 감염 시 이차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확진자와 동 시간에 투석 받은 환자들은 2주간 코호트 격리하면서 선별검사를 시행하였고, 그 결과 transmission rate를 0.66%로 낮출 수 있었습니다. 조장희(경북의대), 강석휘(영남의대) 선생님과 이러한 대응 활동을 정리했고, 당시 인공신장실의 코로나19 격리투석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지 않았던 시기여서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1년 11월부터 코로나19 감염이 크게 확산되면서 투석 환자들의 감염도 급증하였고, 병상과 의료진이 크게 부족하게 되었습니다. 평택박애병원이 투석 환자 거점병원의 역할을 하였는데, 신장내과 의사가 없어서 양철우 이사장님을 비롯한 학회 임원뿐 아니라 서울의대, 한림의대 선생님들이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직접 담당하면서 위기를 넘겼습니다. 또한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코로나19 대응지침 변경에 따라 학회 지침을 계속 업데이트하였고, 확진자 발생상황과 백신접종, 대응지침 등의 내용을 모두 38차례에 걸쳐 학회 회원들에게 공지하였습니다.

메르스와 코로나19를 극복하면서 축적된 학회의 역량을 바탕으로 재난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2022년 6월 대한신장학회 재난대응위원회가 처음 설치되었습니다. 화재, 태풍·수해, 정전, 단수 등에 대한 재난대응 매뉴얼을 개발하였으며, 중앙응급의료센터와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재난대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대한신장학회 회원 및 임원, 사무국 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여러분 덕분에 메르스와 코로나19를 잘 버텨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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