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ARC를 처음으로 참여하고 [23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3-06-01 09:58:16
“Board review course의 Advance version 이자 [소통 기반] 교육 플랫폼, ARC를 경험해 보셨나요?”
요즘 신장학회는 여느 때보다 회원들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 같습니다. 정규 춘계학회를 제외하고, 신장학회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은 아마도 Board Review Course(BRC) 일 텐데요, 학교를 졸업한 이후 각 분야의 저명한 교수님들로부터 주제마다 A부터 Z까지 정리해 주는 교육 프로그램은 아마도 BRC 뿐인 것 같습니다.
제가 전공의를 마치고 전임의를 시작하는 시점에도 상당히 도움을 받았고, 교수 발령을 받은 이후에도 항상 들을 때마다 큰 도움을 얻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 BRC 임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충분한 in-depth discussion을 하기 어려웠던 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최근 수년간 COVID19 pandemic이 불러온 비대면의 시대를 거쳐오면서 부족한 오프라인 교육 기회를 대체하기 위해 시작된 Live Academy는 임상에서 흔하게 접하는 사례 중심 강의를 제공하고, 더불어 활발한 Q&A discussion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상당히 매력적인 온라인 강의 플랫폼입니다.
Live academy가 시작된 지도 어느덧 2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 그동안 Live academy는 전통적인 교육 플랫폼인 BRC에서 느껴왔던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는 우물과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었지만, 실제 임상 사례에 초점을 두고 진행되기 때문에 학술적인 in-depth review를 하는 것에는 조금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저는 지난해부터 수련교육위원회 위원으로 일하게 되면서 운 좋게도 Advanced Renal Course (ARC)의 기획 단계부터 성공적인 개최의 순간까지 함께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ARC는 근본적으로 BRC의 advanced version 교육 플랫폼으로 개발하고자 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ARC에 대한 저의 첫인상은 BRC의 academic한 부분과 Live academy의 real clinical practice로의 접근을 접목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었습니다. ARC를 처음 런칭하면서 ‘BRC 연계 ARC’라는 연계의 기본 틀이 상당히 중요한 컨셉이었는데, 실제로 BRC에서 각각의 주제에 대한 강의를 통해 배경지식을 쌓아주었던 것이 ARC에서의 이해 및 토론에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BRC를 듣지 않았다 하더라도, ARC만으로도 주제에 대한 간략한 리뷰를 통해 강의를 듣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확실히 두 개의 프로그램을 모두 들었을 때 개인적으로 얻는 이해의 폭이 더 컸던 것은 분명했던 것 같습니다.
ARC를 들으면서 몇 가지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가 있었는데, 첫 번째는 정제되지 않은 진행 방법이었습니다. 총 6개의 session이 구성되어 있었는데, 각 session별로 진행하는 방법이 모두 조금씩 달랐고, 정형화되지 않아 자유로운 구성으로부터 다가오는 흥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서로 다른 의견을 제시해 줌으로써 오는 다양한 접근방식의 간접적 경험이 가능했던 부분은 강의를 듣는 입장에서 상당히 흥미롭기도 하고, 일반적인 틀을 깨는 형식으로 신선하게 다가왔던 부분입니다. 아마도 세션마다 하나의 팀으로 50분의 시간을 자유롭게 계획할 수 있도록 세션 구성에 대한 자유로운 기획 주도권을 배려했던 주최 측의 의도가 긍정적인 결과로 반영된 부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하나 즐거운 관람 포인트는 실시간 질문에 답을 이끌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사실 질문에는 정확한 답이 있을 때도 있지만, 어쩌면 정확한 답이 없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기도 합니다. 이럴 때 좌장 선생님을 비롯한 패널로 나와 계시는 선생님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답들이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임상에서는 가이드라인이 제시해 주지 못하는 아주 detail 한 부분들이 많고, 제시해 주는 방식을 벗어나는 경우도 많아서 근거와 자신 없이 practice가 이루어지고 있는 부분이 왕왕 있어왔는데, 각 분야의 전문가 선생님들이 ‘이렇게 하고 있다’ 혹은 ‘이렇게 해볼 수 있겠다’고 한마디 해주시는 부분들이 특히 아직 경험이 부족한 젊은 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더불어 교수님들이 함께 고민해 주시고, 각자의 다양한 접근 방식을 제시해 주시는 토의 내용은 어디서 쉽게 얻기 어려운 경험이었고, 정말 매력적인 부분이었습니다.
아침 9시부터 시작된 ARC는 오후 3시가 되기까지 정말 열띤 분위기로 진행되었는데, 조금씩 모자란 시간들을 보태어 쓰면서, 실제로 계획된 점심시간인 40분이 20분으로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분위기는 정말 좋았던 것 같습니다. 세션마다 바뀌는 팀들로 북적였던 오프라인 준비 공간과 녹화장의 분위기만큼 줄줄이 온라인 Q&A 창을 가득 메운 질문들은 ARC를 준비해 주신 여러 교수님들뿐만 아니라 ARC를 기획하고 준비한 수련위원회에 큰 힘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6시간이라는 시간 동안 급성콩팥병, 사구체질환, 신장이식, 당뇨병 콩팥병, 투석혈관, 투석막에 대한 주제까지 신장학 전반을 아울러서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할까 걱정했던 것과 달리, ‘정말 이게 가능하구나’를 느끼게 해준 ARC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올라오는 질문을 모두 소화할 여유가 부족했던 점이었습니다.
BRC에서 다루었던 주제에 대해 in-depth review 가 가능했던 부분은 정말 좋았는데, 관심 있는 분야에 있어 좀 더 깊이 있는 discussion이 이루어지기에 한 시간의 시간은 좀 부족했지 않나 싶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서는 ARC를 2~3일에 걸쳐서 한다거나, 더 장기적인 큰 틀 안에서 세부 주제들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고민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칫 틀어놓고 딴짓하기 쉬운 온라인 강의 플랫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선생님들께서는 온라인이기에 가능한 쉬운 접근성, 오프라인에 비해 더 높은 집중력, 실제 임상에서 접할 수 있는 여러 증례 및 상황들에 대해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 볼 수 있는 기회, 일방적인 강의 형식이 아닌 소통이 가능한 양방향 토의 기반 강의, 비슷한 고민들을 하고 계시는 실제 경험의 공유를 통해 동료 의사로서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남겨 주셨습니다.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았지만,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비슷한 의견을 주셨던 것을 보면, 이번 ARC는 분명 평점 그 이상의 가치를 충분히 보여줌으로써 신장학회의 대표 교육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아직 2023년이 시작된 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이번 ARC 참관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다 보니 올해 다루지 않은 주제들로 구성될 내년 ARC가 벌써부터 기대되는 오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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