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혈압 측정(ambulatory BP monitoring)을 통한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신장 및 심혈관 예후 분석 [23년 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3-03-03 10:01:32
24시간 혈압 측정(ambulatory BP monitoring)은 고혈압을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진단 도구이다. 외래 진료실에서의 측정 혈압과 환자의 실제 혈압과의 불일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일주기 변동 및 생리적 야간 혈압 하강 정도(nocturnal dipping status)를 측정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기도 하다. 주야간 혈압 조절 정도와 야간 혈압 하강 상태는 고혈압 합병증 발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24시간 혈압 측정을 통해 측정된 야간 혈압 하강 정도의 상태와 예후에 대한 연구는 현재까지 일부에 불과하다. 최근 24시간 혈압 측정을 통한 혈압 조절 목표 달성 여부와 야간 혈압 하강 동반 여부를 통해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신장 및 심혈관 예후를 분석한 연구가 있어 소개한다.
만성 콩팥병 3기 이하의 906명의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한 전향적 관찰 연구로 네 그룹으로 나눠 예후를 분석하였다. 혈압 조절 목표 도달 정도에 따라 주간 수축기 혈압 135mmHg 미만, 야간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의 달성 여부와 야간 혈압 하강(주간 대 야간 수축기 혈압비 0.9 미만 대 0.9 이상) 여부로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유지 투석을 시작한 기간 또는 사구체 여과율이 50% 이상 감소하는 기간과 심혈관계 사건 발생을 최종 결과로 설정하였다.
평균 환자의 나이는 63.8세였고, 61%는 남성이었다. 26.4%는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다. 평균 사구체 여과율은 41.1 ± 20.8 mL/min/1.73m2였다. 24시간 혈압 측정 시 수축기 혈압 목표에 도달한 군에서 야간 혈압 하강이 없는 경우는 18.6%였고, 야간 혈압 하강이 있는 경우는 20.5%였다. 수축기 혈압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군에서 야간 혈압 하강이 없는 군은 11.8%, 야간 혈압 하강이 있는 군은 49.1%였다.
24시간 혈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한 군에서는 목표치에 도달한 군에 비해 심혈관계 사건의 위험이 가장 높았고 (HR, 2.79 [95% CI, 1.64-4.75]), 혈압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야간 혈압 하강이 있는 경우 역시 심혈관계 위험도가 높았다 (HR, 2.05 [95% CI, 1.10-3.84]).
신질환의 진행 위험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여 주었다 (HR, 2.40 [95% CI, 1.58-3.65] 2.11 [95% CI, 1.28-3.48]). 24시간 혈압 조절 목표에 도달하였으나, 야간 혈압 하강이 없는 환자군에서도 높은 심혈관계 위험도 (HR, 2.06 [95% CI, 1.15-3.68]) 와 신질환 진행 위험 (HR, 1.82 [95% CI, 1.17-2.82]) 을 보여주었다.
심혈관계 위험도의 결과와 비슷하게 24시간 혈압 목표를 도달하지 못하거나 야간 혈압 하강이 없는 환자군의 경우 만성 콩팥병의 신기능 저하가 빠르게 진행되고, 투석 시작에 높은 위험도를 확인하였다. 본 연구는 24시간 혈압 측정을 통해 수축기 혈압이 135mmHg 이상이거나 수축기 혈압 조절 여부와 상관없이 야간 혈압 하강이 없는 경우 심혈관 질환과 만성 콩팥병의 진행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4시간 혈압 조절 목표에 도달한 환자라도 야간 혈압 하강이 없는 경우 항고혈압 약제의 증량에 대해서는 저관류의 위험 때문에 우려가 제기된다. 그러나 레닌 안지오 텐신 억제제나 체액량 상태 조절, 항고혈압제 투여 시간의 변경 등 야간 혈압 하강을 회복 시킬 수 있는 일부 개입을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요 염분 배출의 일주기 감소와 야간 혈압 하강의 소실이 관련 있음이 확인되어, 저염식이나 이뇨제의 투여를 야간 혈압 하강 상태를 회복시키기 위해 이론상으로 고려할 수는 있다. 하지만 최근 chlorthalidone에 대한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 대조군에 비해 주야간 혈압 저하를 보여주었으나 야간 혈압 하강 상태의 회복은 실패하였다. 다른 연구에서도 저염식과 이뇨제의 투여가 야간 혈압 하강 상태를 회복시키지 못함을 확인하였다.
야간 혈압 하강 상태를 회복시키기 위한 다른 전략으로는 항고혈압 약제의 투여 시간을 아침에서 저녁으로 변경하는 것인데, 메타 분석에서 주간의 혈압은 아침 투여군과 차이가 없으면서 야간 혈압을 현저하게 감소시킴이 확인되었다. 다른 연구에서는 야간 혈압 하강 상태를 회복시키고, 단백뇨가 유의하게 감소됨을 확인하였다.
24시간 혈압 측정에서, 주야간 정상 혈압이면서 야간 혈압 하강만 없는 경우 혈압 조절 목표 및 조절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여, 대규모 무작위 대조 연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의 고혈압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압 일주기 변동 및 야간 혈압 하강 상태를 구분한 조절 목표에 대한 기술이 없다. 다만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 조금 더 섬세한 혈압 조절 및 더 나은 심혈관계, 신질환의 예후를 위해 적극적인 24시간 혈압 측정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혈압 조절 정도에 대한 평가, 야간 혈압 하강 상태에 대한 평가를 통해 고위험군의 조기 발견 및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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