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 발맞춰 노인 신부전 환자 치료를 연구하는 노인신장학연구회 [22년 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2-03-02 09:34:55

권순효 /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신장내과, 노인신장학연구회 회장

지난해 노인신장학연구회(책임연구자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권순효)가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2021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에 최종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이 밖에도 노인신장학 연구회는 그간 신장학회 협연연구와 보건의료연구원 후향적 연구에 선정되었고 노인만성콩팥병에 대한 논문을 발표 하는 등 학술연구부터 연구과제 수주까지 꾸준한 성과를 내며 신장학회를 빛내고 있다. 이에 회장인 권순효 교수를 만나 보았다.


Q. 2021년 보건복지부에서 주관하는 '2021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에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현재 연구를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선정되신 사업에 대한 소개와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과제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 (National Evidence-based Healthcare Collaborating Agency, NECA)에서 기획한 것으로, 임상연구 지원을 통해 다양한 의료기술 간 비교, 효과성 등의 근거를 생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제가 속한 노인신장학연구회에서 제안한 ‘노인 말기신부전환자 대상 혈액투석 주2회/3회 비교 전향적연구’가 그 중 하나로 선정되었습니다.

현재는 일주일에 3회 혈액투석 치료가 보편화 되어있지만, 소변양이 유지되는 환자군에서는 주 2회 혈액투석이 낮은 입원율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다만 이는 후향적 연구이고, 노인으로 특정한 연구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노인 대상으로 전향적 연구를 시행하는 것으로 과제 도전을 하였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되면서 투석치료가 필요한 노인 말기신부전 환자의 급증에 따라 이를 치료하기 위한 과학적 근거가 필요해진 시점에서 저희 주제가 선정된 것 같습니다.

과제가 선정된 기쁨도 있지만, 한정된 연구비로 5년간 20여 개 병원 및 학교가 같이 참여하는 다기관 연구여서 여러가지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신경이 쓰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대한신장학회 지원 하에 각 기관 연구자들과 연구코디네이터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연구 진행과 상황을 잘 조율되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 연구의 가설은 ‘노인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 주 2회 혈액투석 시작은 주 3회 혈액투석과 비교하여 입원률을 감소시킨다’ 인가요?  연구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설명 부탁 드립니다. 

노인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 주 2회 혈액투석 시작은 주 3회 혈액투석과 비교하여 입원율을 감소시키다는 가설에 대한 검증 결과를 먼저 말씀드리자면, 그런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저희 연구진은 소변량이 잘 유지된 노인 말기신부전 환자의 경우 주 2회 혈액투석으로 신부전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입원율 감소등과 같은 임상적 이득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연구를 기획하였습니다.

(그림 1) 연구 디자인

저희 연구는 60세 이상이면서 새롭게 투석을 시작하는 환자들 중 하루 소변량 500mL 이상인 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용적 임상연구(Pragmatic clinical trial)입니다. 주 관심결과는 입원율이고 그 이외 다른 임상정보와 비용효과 분석도 진행할 예정입니다. 대상자가 동의하면 주 2회 또는 3회 혈액투석군으로 무작위 배정됩니다. 비보상성 심부전, 간경변 혹은 악성종양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연구에서 제외됩니다.

(그림 2) 연구 대상자 선정 기준 및 제외 기준

무작위 배정된 후 대상자는 모집기관에서 투석치료를 받을 수도 있지만, 연고지 관계로 거주지 근처 병원으로 전원 갈 수도 있습니다. 어느 병원에서 투석치료를 받든지 혈액투석 횟수의 변경은 대상자를 직접 치료하는 주치의가 판단하게 됩니다. 연구자들은 전화로 또는 예정된 방문 일자에 대상자를 만나서 정보를 수집하게 됩니다. 따라서 실제 진료가 이루어지는 임상 현장에서 주 2회로 혈액투석을 시작한 대상자군의 임상정보를 주 3회로 혈액투석을 시작한 대상군과 비교하는 것입니다. 

최근에 미국에서 유사한 전향적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나이를 제한하지 않고 비슷한 기준으로 대상자를 모집하여 무작위로 배정하고, 6주간 주2회/3회 혈액투석을 유지한 후 양군 모두 주 3회 혈액투석으로 전환하는 연구입니다. 대상자수가 작았음에도 주 2회 혈액투석 시작이 입원율을 의미 있게 낮추었습니다(Twice-Weekly Hemodialysis With Adjuvant Pharmacotherapy and Transition to Thrice-Weekly Hemodialysis: A Pilot Study. Am J Kidney Dis 2021 in press).

우리 연구진이 시행하고 있는 연구에서도 혈액투석 시작 시점에서 무작위 배정을 하고 연구 참여자의 상태에 따라서 혈액투석 시점을 변경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하여 보건산업진흥원에서 요구하는 실용적 임상연구 디자인을 충족시켰습니다.


Q. 실용적 임상연구라고 하셨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전향적 무작위비교임상연구’ 연구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전향적으로 대상자를 등록하고 중재를 무작위 배정한다는 점에서는 똑같습니다. 다만 실용적임상연구는 실제 임상진료현장을 반영하면서 진행해야 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 될 것 같습니다.

의학에서 무작위비교임상임상연구가 새로운 진단법이나 치료법을 평가하기 위해서 엄격한 대상자등록기준으로 대상자를 선정하고 정형화된 연구진행 프로토콜을 엄격하게 따르면서 높은 수준의 근거를 생성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연구방법이 선택적인 대상자를 등록하고, 수행하는 데 수 년이 소모되고, 실제 임상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엄청난 비용과 노력이 투여됨에도 임상연구와 다른 환경과 다른 조건의 환자들의 경우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담보할 수 없는 것이 문제점이었습니다. 새로운 의료기술은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는데 임상연구 환경과 실제 진료 환경의 차이라는 큰 간극은 임상연구의 효용성에 의문을 제시할 수 있는 큰 문제일 것입니다.

이런 간극을 없애고자 새로운 의료기술의 다가오는 쓰나미를 대비하도록 RCT를 보다 효율적(efficient)이고, 환자 중심적(patient centric)이며, 실용적(pragmatic)인 임상연구가 제시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를 예로 들면, 실용적인 임상연구 디자인을 채택함으로써 연구대상자들은 본인이 선택한 병원에서 투석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서 부가적인 채혈 및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무작위 배정 이후에는 연구자들이 대상자의 치료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국내 혈액투석의 현실적인 진료 상황을 반영하기 위한 것입니다.

연구자들 중에서 잔여신기능을 측정하기 위해서 24시간 소변량을 수집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실제 진료 현장에서 모두가 그렇게 하는 것도 아니어서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임상결과들을 정확히 수집하고자 전화로 대상자를 모니터링하고 예정된 날에 등록한 병원에 방문하여 경제성 평가를 하게 됩니다. 우리 연구진들은 이 연구를 통해서 도출된 결과가 우리 진료현장에서 바로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노인대상 연구를 표명하면서 연구대상자를 60세 이상으로 하는 것이 노인을 대표할 수 있을까요?

원래 연구제안서를 제출했을 때는 75세 이상으로 했었는데, NECA에서 공고된 주제는 65세로 연령대가 수정되었습니다. 과제가 선정된 후 NECA 측과 회의를 통하여 성공적인 연구를 위해서 60세 이상으로 하자는 제안이 나왔고, 저희 연구진이 받아들였습니다. 노인인구에서 적절한 고혈압치료 목표를 제시하고자 했던 STEP 연구와 유사하게 대상자가 선정됐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Trial of intensive blood pressure control in older patients with hypertension. N Eng J Med 2021;385-1268-1279). 따라서 저희가 원래 생각했던 아주 고령의 쇠약한 대상보다는 실제 임상현장에서 의료진이 직접 더 많이 접하는 환자군을 대표하게 될 것 같습니다.


Q.  노인신장학연구회는 노인과 콩팥병이라는 주제로 지난 몇 년간 연구과제를 수주하고 논문까지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연구회의 포부 라던가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뛰어난 성과를 거두시는 대한신장학회 산하 연구회와 비교하면 저희 연구회는 많이 부족합니다. 그렇지만 큰 성공도 부족함에서 나온다는 믿음으로 정진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집담회를 통해서 관련분야에 대한 연구내용을 공유하고 있고, 이번에 자체적으로 신진연구자의 연구도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연구회 홈페이지에 방문하시면 저희 연구회 활동을 자세히 보실 수 있고, 회원가입하시면 자료도 받아 가실 수 있습니다(gsn.or.kr). 고령 및 초고령 사회를 준비하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합니다.

(그림 3) 2022년 제2회 노인신장학연구회 연수강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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