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브리병의 새로운 먹는 치료제 Migalastat (Galafold) [21년 겨울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1-12-01 16:16:24

김양균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파브리병 환자들은 말기 신부전에 이르러 투석을 하게될 뿐 아니라 심장 부정맥, 심부전, 뇌경색등의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므로 증상이 생기면 조기에 치료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파브리병의 치료제로 정맥 주사용, 경구용 등이 있으며 각각의 특성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파브리병은 X 연관 유전자인 GLA 돌연변이로 리소솜 효소인 알파-갈락토시다제A(α-galactosidase A) 효소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체내 다양한 세포에 globotriaosylceramide(Gb3) 가 축적되어 장애를 초래하는 질환이다.

전형적 파브리병의 경우 alpha-galactosidase A가 정상인의 1% 미만으로 존재하며 어린 나이에 신경, 피부, 눈이나 귀의 이상과 함께 신장, 심장, 신경 질환이 동반되며 남성에서 22,587명당 한 명꼴로 나타난다. 비전형 파브리병의 경우 alpha-galactosidase A가 2-30% 존재한다. 신장, 심장 또는 뇌와 같은 특정 장기를 침범하여 만성 질환과 감별이 잘되지 않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으며, 1,390명당 한 명꼴로 보고 되고 있다.

그러나 파브리병의 신장 임상 양상은 소량의 알부민뇨나 경한 신기능 저하와 같이 비특이적인 것이어서 임상에서 만성 사구체 신염, 고혈압성 사구체 신염으로 오인될 수 있다. 신장 조직검사를 거치지 않은 원인 불명의 만성 신부전 환자들의 일부가 파브리 환자들일 수 있으며, 이러한 배경으로 투석실 무작위 검사를 실시하면 환자의 1% 미만에서 파브리병을 진단할 수 있다고 한다. 

파브리병 환자들은 말기 신부전에 이르러 투석을 하게될 뿐 아니라 심장 부정맥, 심부전, 뇌경색등의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므로 증상이 생기면 조기에 치료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파브리병의 치료제는 정맥 주사용 재조합 알파-갈락토시다제를 주는 효소 보충 요법이 있고 경구용 샤페론 제제인 Migalastat 이 있다.

알파-갈락토시다제의 경우 agalsidase alpha와 beta 두 제제가 있으며, 용량은 조금 다르지만 두 제제 모두 2주에 한번씩 정맥 주사의 형태로 환자에게 주입된다. 주사 주입시 많게는 60%까지 발열이나 가려움, 피부 발진 등의 알러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항히스타민, 아세트아미노펜, 스테로이드 전처치를 시행하며, 드물게 아나필락틱 쇼크가 있을 수 있어 첫 번째 주사시 관찰을 요망한다.

그러나 agalsidase이 사용된 뒤 파브리병 환자들의 장기 생존율 및 침범 장기 기능 보존율이 늘어나게 되어 효소 보충요법은 현재까지 파브리병 환자들의 치료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게다가 약제의 보급 이후 현재까지 약 2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이미 10년 이상 주사하였을 때의 안정성과 장기 보존 효과가 규명되어 파브리병 환자를 진단하는 대부분의 의사들은 효소보충 요법을 선택하게 된다. 

Migalastat은 영국에서 개발된 경구용 샤페론 제제로 알파-갈라토시다제의 특정 돌연변이 형태에 결합하여 효소를 안정화시켜 효소가 리소솜 내에 갇혀서 효소 활성이 증가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약제이다 (그림 1).

(그림 1) migalastat 의 작용 기전 (Drug 2019;79:543-554)

Migalastat는 이 약제에 ‘순응변이 (amenable mutation)’을 가진 경우 사용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 HEK-293 세포에 파브리 관련 600여개의 돌연변이를 발현시켜 약제 투약 후 알파-갈락토시다제 효소 활성도를 측정하여 ‘순응 변이’를 파악하였다.

이 약제는 2016년 유럽에서 처음 승인된 이후 40개국 이상에서 순응변이를 가진 파브리병 환자들에게 처방되고 있으며 국내에는 2017년 12월 20일 처음으로 승인을 받았다. ATTRACT 연구에서 효소보충 요법을 시행받았던 파브리 환자들의 치료제를 migalastat 으로 변경하여 18개월 동안 사용하였을때 신장 기능 (eGFR)의 변화는 효소 보충요법과 동등한 정도였으며 효소 보충요법 대비 심혈관 질환의 발생이 낮았다. 혈액 내 Gb3의 농도도 낮게 잘 유지되었다.

이후 효소 보충요법을 시행 받지 않은 파브리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FACET 연구에서도 24개월간 약물 사용 시 위약 대비 신기능을 보호하였고 좌심실근육양이나 혈액 내 Gb3의 농도를 유의하게 감소시켰다.

ATTRACT와 FACET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을 그 이후 4년간 추적하여 최장 8.6년, 평균 7.0년 동안 보았을 때 78%의 환자는 파브리로 인해 다 기관이 침범된 상태였다. 이들의 신기능(eGFR) 저하 속도는 일반 연령의 자연 신기능 감소 정도와 비슷하였다.

약제로 인한 부작용은 두통, 비인후염, 요로감염, 오심 등이 있으나 그 정도가 심각하지 않았다. 아직까지 migalastat은 효소 보충 요법에 비해 장기간 추적관찰 데이터가 부족하며, 무엇보다 HEK-293 세포에 변이를 주어 스크리닝한 순응변이가 실제 환자들의 사례에서 잘 맞지 않는 경우들이 있어 변이에 따른 약제의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안정적인 검사가 필요한 상태이다.

그러나, 효소 보충 요법이 평생 정맥 주사를 2주에 한번씩 시행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주사 관련 부작용이 있으면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 데에 반해 이 약제는 경구 약제로 병원에 자주 오지 않을 수 있으며 부작용이 심각하지 않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migalastat이 imuno-sugar ,즉 소분자의 구조를 가져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migalastat은 2일에 한번 150mg씩 경구 투약하므로 2주에 한번 주사를 통해 보충하는 효소 보충요법에 비해 일정하게 효소를 유지시켜 줄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Migalastat 경구제의 상품명은 ‘갈라폴드캡슐’로 순응 변이가 확인된 만 16세 이상의 파브리병 환자에서 1년 이상 효소보충 요법을 시행한 뒤 처방이 가능하며, eGFR 은 30미만시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국내에서는 파브리 병의 최초 치료제로 migalastat을 사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효소 보충요법이 필요한 안정적인 파브리 환자들에게 주사 치료 1년 뒤 사용해 볼 수 있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약으로 생각된다. 환자는 초회 처방시 한달에 한번씩 내원하여 약물을 처방받아 이틀에 한번씩 150mg 한알씩 복용하며, 약물 투약 전/후 2시간동안 음식물 섭취를 금한다. 2021년 10월 1일부터 급여 기준이 변경되어 최초 투약일로부터 6개월 후 안정적인 환자에게 60일분까지 투약 가능하다 (Table 1 급여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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