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의 말기콩팥병,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중 어떤 방법이 더 좋을까? [24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06-03 16:15:17
2024년 대한신장학회 말기콩팥병 팩트시트 보고에 따르면 환자의 유병률은 2010년 58,860명에서 2022년에는 134,826명으로 12년간 2.3배가 증가하였다. 그 중 65세 이상 고령 투석 환자의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면서 2018년 이후부터는 전체의 50%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였고 2022년에는 65세 이상 고령 투석 환자의 비율이 59.8%에 달했다. 고령의 말기신부전 환자 비율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환자에게 향후 투석 방법을 선택할 때 임상적 근거에 대해 잘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2015년 독일의 한 연구 결과에서 80세 이상의 혈액투석 환자의 1년, 3년, 5년의 생존율이 각각 87%, 52%, 27%로 보고한 바가 있을 정도로 고령이 될수록 다양한 기저질환이 동반되어 있고 그 중증도가 높은 경우가 많아 사망률도 같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1]. 고령에서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투석 방법에 따른 생존율의 차이가 있는지, 어떠한 점이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는지 그 동안의 연구 결과들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전 세계의 고령 말기콩팥병 환자들을 대상으로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성적을 비교한 데이터를 보면 어느 방법이 더 우세한지 아직 명확한 결론이 있지는 않다. 무작위 임상시험 연구가 없고 관찰 연구만 보고되어 있어 아직은 명확하게 결론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대체로 고령에서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의 생존율의 차이는 뚜렷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다만, 당뇨가 있거나 투석을 시작한 지 1~3년 이상 지나게 되면 혈액 투석이 더 우세한 것 같다는 의견이 있다.
2017년 AJKD에 발표된 캐나다의 후향적 코호트 연구에 의하면, 양쪽 투석 방법을 모두 선택 가능했던 말기콩팥병 환자 2,032명(혈액투석 1,579명, 복막투석 453명)을 대상으로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 65세 미만에서는 복막 투석 환자가 생존율이 더 높았다(adjusted hazard ratio for PD vs HD [HR] = 0.60; 95% confidence interval [CI], 0.42-0.86). 하지만, 65세 이상의 고령에서는 투석 방법 선택에 따른 사망률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2].
2011년 7개의 유럽 국가에서 ERA-EDTA registry 분석을 통해 70세 이상의 5993명의 말기콩팥병 환자(804명 복막투석, 5189명 혈액투석)의 투석 종류별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 복막투석을 한 경우가 혈액 투석에 비하여 생존율의 이득이 있었다(HR for death 0.87, CI 0.76–0.99). 이러한 경향은 남성이고 주요한 기저질환이 동반되지 않았을 때 더 뚜렷했다(HR 0.57, CI 0.37-0.87). 반면 여성이면서 3개 이상의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경우 혈액 투석보다 복막투석을 선택하게 되면 사망 위험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HR 2.27, CI 1.37-3.76)[3].
2011년 USRDS 1996~2004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65세 이상의 33만 2552명의 말기콩팥병 환자(복막투석 22,542명, 혈액투석 310,010명)에서 당뇨 여부에 따라 두 투석 방법의 생존율 차이를 보였다. 당뇨가 없는 경우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사이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RR 1.06, CI 0.99-1.13), 당뇨가 동반된 경우 복막투석이 혈액투석에 비해 사망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RR 1.21, CI 1.11-1.31)[4].
국내의 고령 환자에서의 투석 종류별 생존율을 비교한 데이터를 살펴보자. 2015년 CJASN에 발표된 대한민국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분석 결과에서 보면 65세 이상의 13,065명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복막투석의 사망률이 혈액투석 보다 높았고(hazard ratio [HR], 1.20[95% confidence interval(95% CI), 1.13 to 1.28]; P<0.001) 당뇨가 있거나 투석 기간이 길 경우 그러한 경향이 더 뚜렷하였다. 즉 고령에서 특히 당뇨가 있거나 오랜 기간 투석을 한 경우 혈액투석이 선호됨을 제시하였다[5].
한편, 2015년 PLoS ONE에 개재된 국내 연구 결과에서 2008년에서 2013년 사이의 CRC-ESRD 코호트의 65세 이상의 고령의 복막투석 환자와(n=95), 65세 이상 고령의 혈액투석 환자(n=315) 의)의 생존율을 비교했을 때는 두 투석 방법 간의 생존율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다(p=0.987). 생존율 차이는 없으면서 고령의 복막투석의 경우 우울 정도(BDI, Depression Inventory scores)와 삶의 질이 고령의 혈액투석 군에 비해 좋은 경향을 보였다[6].
국내외의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고령에서 복막투석과 혈액투석 중 현저히 특정 방법이 더 우월한 생존율을 보이지는 않고, 당뇨를 포함한 다양한 기저력을 갖고 있거나 투석 기간이 오래된 경우라면 혈액투석을 먼저 고려해 볼 수 있겠다.
다만, 고령 환자의 투석 방법을 선택할 때는 비단 투석 성적만을 고려할 것이 아니라 환자의 의학적 소견 및 사회적 여건도 같이 고려해야 하기에 다방면의 환자 여건을 평가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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