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을 소개합니다] 인천: 근대의 발자취를 따라 [23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3-06-01 15:24:16

김기표 / 인하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인천은 168개의 섬을 포함하고 계속되는 간척 사업과 신도시 개발로 지금도 변화무쌍하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또 서울과 부산에 이어 우리나라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지역이기도 합니다. 월미도나 차이나타운 등의 일부 지역은 많이 알려진 것 같지만, 실제 인천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 많은 것 같습니다. 

0. 인천 역사

인천은 과거부터 서부 해상교통의 거점이 되어 우리나라가 외국과 교류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근대 개화기 변화의 물결에 이끌려 강화도 조약 체결 이후 부산항과 원산항에 이어 제물포항을 개항하면서 인천은 외국 문물이 들어오는 길목이 되었으며, 식민지 시기의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기도 합니다. 개항 이후 원 인천의 중심지였고, 한국전쟁에서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인천 중구 내륙 지역을 소개하려 합니다.

1. 자유공원과 맥아더 장군 동상

중구 송학동 뒤편의 야트막한 응봉산으로 오르면 인천항 일대와 바다까지 한눈에 펼쳐지는 언덕 위 공원이 나옵니다. 이곳이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근대 공원인 자유공원입니다. 전망이 뛰어난 이곳은 벚꽃 명소와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고 여러 기념행사도 열립니다. 한반도 유일의 임시정부였던 한성 임시정부 수립을 의결한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해 광장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계단을 조금 오르면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을 기리는 동상이 세워져 있습니다. 이 동상은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만든 것으로 자유 민주주의 국가를 지켜낸 선조들의 희생과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사진 1) 자유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인천 전경

2. 제물포 구락부

자유공원에서 내려오는 길목에 1901년 개항장 민간 의회 기구의 감독하에 응봉산 자락에 지어진 이국적 건축물인 제물포 구락부 건물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연구를 통해 선교사 언더우드, 헐버트, 알렌 등 대한제국의 최측근 인사들이 활동한 외교의 장으로 밝혀졌습니다.

이후 1953년에 인천시립박물관의 대체 공간으로 쓰였다가, 2020년 인천시의 문화재 활용정책 제1호 사업을 통해 갤러리와 강연장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건물 안에 들어가면 개화기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19세기에 유행한 즉석카메라 사진 촬영과 색연필 컬러링 등의 체험도 할 수 있고, 각종 공연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사진 2) 제물포 구락부의 내부 모습

3. 인천시민애(愛)집

자유공원을 내려오면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의 촬영지로 알려진 ‘인천시민애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1900년대에 지어진 일본 사업가의 별장으로 일본식과 서양식이 공존한 건축물입니다.

광복 이후 식당 등으로 이용되다가 인천시에서 매입하여 시장 관사 건물과 인천 역사 자료관으로 운영되었고, 2021년부터 인천 시민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습니다. 넓은 창으로 정원과 인천항 바다가 보이는 가운데 책을 보거나 컬러링을 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역사 회랑과 디지털 갤러리 등의 볼거리도 있습니다.

(사진 3) 인천시민애(愛)집

4.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

인천 중구청사 앞엔 100여 년 전에 지어진 일본식 건축물이 가득한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1883년 개항 이후 일본인을 비롯해 인천에 거주하는 외국 상인의 수가 급격히 늘어난 이곳은 역사의 격동기를 함께한 지역입니다. 그 당시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보존된 건물들이 전시관이 되어 내부까지 관람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일본 제1은행 인천지점이었던 건물은 인천개항박물관이 되어 인천항을 통해 처음 유입된 근대문물들을 볼 수 있고, 일본 제18은행 인천지점이었던 건물은 인천 개항장 근대건축전시관이 되어 인천 내 근대 건축물과 관련된 자료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은행이었던 당시의 금고와 출입문이 있어 일제가 조선인을 수탈하던 아픔의 역사도 생생히 느낄 수 있습니다.

또 들러야 할 곳은 1888년 건축된 조선 최초의 호텔인 대불호텔을 재건한 대불호텔 전시관입니다. 개항 후 인천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들이 서울로 가기 전 묵을 수 있도록 일본인이 지은 건물로, 언더우드 선교사 등의 회고록에서도 대불호텔의 숙박 기록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우리나라 최초 호텔의 역사를 다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피아노 등 역사의 흐름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어지는 옆 건물인 중구생활사전시관에서는 1960-70년대의 인천의 모습과 생활사를 느낄 수 있도록 이발소와 영화관 등 다양한 공간이 실제 크기로 꾸며져 있어 볼거리가 풍부합니다.

(사진 4) 개항장 역사문화의 거리

5. 차이나타운

대불호텔 전시관을 나오면 바로 옆에 차이나타운 입구가 보입니다. 길 하나 사이로 개항장 거리와 차이나타운 두 구역이 나뉘는 계단길이 바로 ‘청일조계지 경계 계단’입니다. 130여 년의 역사를 간직한 곳으로, 이 계단을 중심으로 우측은 일본조계(치외법권 지대), 좌측은 청국조계이며 조선 말 국권 침탈의 아픔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차이나타운은 개항 당시 청국 영사관이 설치된 후 중국인들이 모여 살던 곳으로 지금까지도 이국적인 분위기가 가득합니다. 중국 음식점과 간식거리와 벽화 등이 거리에 즐비하여 유명한 곳으로 식사와 관광을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입니다.

대표적인 관광지인 짜장면박물관은 1908년에 지어져 70년간 영업하던 중국음식점인 공화춘 건물을 보수하여 만든 곳으로,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중국식 건축물입니다. 짜장면의 탄생과 역사적 배경을 알 수 있으며 1970년대를 느낄 수 있는 생생한 모형 전시물이 있어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습니다.

(사진 5) 최초의 중국집인 공화춘의 옛 건물에 건립된 짜장면 박물관

차이나타운과 개항장 거리는 다양한 박물관을 둘러볼 수 있으며 맛있는 먹거리도 가득하여 따뜻한 주말에 가족과 나들이 나오기 좋을 것 같습니다. 역사도 되새기면서 과거의 정취와 맛을 느낄 수 있는 인천 나들이 어떠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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