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Eculizumab: Ravulizumab이 여는 aHUS 치료의 진화 – 더 오래, 더 간편하게 [25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5-05-28 16:34:48
Beyond Eculizumab: The Evolution of aHUS Treatment with Ravulizumab – Longer and Simpler [Summer 2025 Issue]
English Summary
The article explores the clinical value of Ravulizumab, a long-acting C5 inhibitor for atypical hemolytic uremic syndrome (aHUS). Compared to Eculizumab, it offers less frequent dosing and sustained disease control. The piece discusses trial outcomes, improved renal recovery, and reduced burden on patients. Ravulizumab marks a significant evolution in complement-mediated disease management.
비정형 용혈성 요독 증후군(aHUS)은 혈전성 미세혈관병증(TMA)의 일종으로, 보체계의 조절 이상에 의해 발생한다. 이 질환에서는 보체계(특히 alternative pathway)의 과활성으로 혈관 내피가 손상되고, 혈소판 소모와 미세 혈관 혈전이 형성되어 용혈성 빈혈, 혈소판 감소 및 급성 신손상을 초래한다. 과거에는 혈장 교환/수혈 등의 보존적 치료에 의존했으나 효과가 제한적이었고, 많은 환자들이 투석이나 사망에 이르렀다. 2010년대 초반에 최초의 complement 5(C5) inhibitor인 에쿨리주맙(Eculizumab)이 등장하면서 aHUS 치료에 혁신적인 전환점이 되었고, 다수의 환자에서 신기능 회복과 TMA 관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에쿨리주맙은 2주마다 정맥 투여해야 하는 단점이 있어 장기 치료 시 환자와 의료진의 부담이 컸다. 이러한 배경에서 개발된 라불리주맙(Ravulizumab)은 에쿨리주맙의 작용 기전을 기반으로 하면서 작용 시간을 연장시킨 차세대 C5 inhibitor로, 2019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아 성인 및 소아 aHUS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5년 1월 1일 자로 aHUS 보험 급여 처방을 획득하였다.
이에 라불리주맙의 작용 기전을 살펴보고, 주요 임상 연구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기존 치료제인 에쿨리주맙과의 비교를 통해 aHUS 치료에서 라불리주맙의 효과와 임상적 의의를 소개하고자 한다.
라불리주맙의 작용 기전 (Mechanism of Action of Ravulizumab)
aHUS의 핵심 병인에는 보체 단백(C5)의 비정상적 활성화가 있으며, 이를 차단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라불리주맙은 인간화 단클론 항체(Human monoclonal antibody)로서 보체 단백 C5에 결합하여 C5가 C5a와 C5b로 분절되는 것을 막음으로써 보체 연쇄 말단 경로(terminal complement pathway)의 활성화를 억제한다. 그 결과 보체 매개성 막공격복합체(MAC, Membrane Attack Complex, C5b-9)의 형성이 차단되어 TMA의 진행을 멈추고 장기 손상을 방지하게 된다. 이러한 작용 기전은 에쿨리주맙과 동일하지만, 라불리주맙은 항체의 Fc 영역을 개량하여 혈중 반감기를 약 4배 연장함으로써 유지 요법 시 투여 주기를 8주까지 늘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성인 aHUS 환자의 경우 최초 용량 투여 후 2주에 한 번 추가 용량을 주입한 뒤 8주 간격으로 유지 투여가 가능하며, 소아 환자에서도 체중에 따라 4~8주 간격 투여를 시행한다. 긴 작용 시간 덕분에 치료 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주기 말기에도 보체 활성 차단 효과가 지속되며, 이는 치료 편의성 향상과 함께 안정적인 효능 유지라는 이점을 제공한다. 라불리주맙 투여 시 에쿨리주맙과 마찬가지로 수막알균 감염(Meningococcal infection)의 위험이 있으므로 사전에 예방접종을 해야 하며, 감염 징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라불리주맙의 주요 임상 연구 (Summary of Key Clinical Trial Outcomes)
라불리주맙의 aHUS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은 다수의 임상 3상 시험을 통해 입증되었다. 대표적으로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311”과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312”가 시행되었으며, 치료 초기부터 장기 추적 결과까지 보고되었다. 이들 임상 시험의 주요 결과를 표 1에 요약하였다.
성인 aHUS 환자를 대상으로 한 Phase 3 단일군 연구(Study 311, 총 56명)에서 26주간 라불리주맙 치료의 1차 평가 변수는 TMA complete response로 정의되었으며, 약 53.6%의 환자에서 TMA complete response를 달성하였다. 여기서 TMA complete response란 혈소판 수치와 젖산탈수소효소(LDH)의 정상화 및 혈청 크레아티닌의 25% 이상 개선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를 뜻한다.
주요 2차 평가 지표들도 우수한 결과를 보였는데, 혈소판 수치 정상화는 83.9%, LDH 정상화는 76.8%, 헤모글로빈(Hemoglobin) 상승은 71.4%, 사구체 여과율(eGFR) 개선은 68.1%의 환자에서 관찰되었다. 또한, 피로도를 평가하는 FACIT-F 설문 점수상 환자의 84.1%에서 임상적으로 유의한 피로 개선이 확인되어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치료 도중 예상치 못한 중대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전반적으로 라불리주맙은 신속하게 보체 매개성 TMA를 억제하여 혈액학적 지표와 신장 기능을 개선시켰다.
이 연구에 포함된 성인 환자군 중 치료를 지속한 49명을 최대 2.5년까지 추적한 장기 연장 연구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이 유지되었다. TMA complete response는 추가 치료를 통해 61%까지 증가하였고, 혈소판 및 LDH 정상화율은 각각 85.7%, 83.9%로 초기와 유사하거나 더 향상된 수준을 보였다. 장기 치료 동안 환자들의 혈액학적 관해 상태가 지속되었으며, 신기능도 개선 추세를 보여 상당수 환자에서 사구체 여과율이 호전되었다.
질병 초기에 투석을 시행하였던 환자들 중 66.7%가 2년 내 투석을 중단하였다는 보고도 주목할 만하다. 또한, 피로 등 삶의 질 지표의 개선 효과가 연장 기간 내내 유지되어 장기간 치료의 임상적 이득이 입증되었다. 8주 간격으로 장기 투여하는 동안 특별한 내약성 문제나 새로운 안전성 우려는 나타나지 않았고, 전반적으로 라불리주맙의 장기 투여는 안전하며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한 Study 312에서도 일관된 유효성이 관찰되었다. 보체 억제제 치료 경험이 없는 소아 18명을 등록하여 26주 평가 후 연장하여 50주까지 추적한 결과, 26주 시점에 77.8%의 환아에서 TMA complete response를 달성하였고 50주 시점에는 94.4%로 증가하였다. 거의 모든 소아 환자에서 혈소판 수치와 LDH가 신속히 정상화되어 50주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혈액학적 완전 관해(혈소판과 LDH 모두 정상화)는 50주 시점에 94.4%에 달했다.
신장 기능의 경우 초기 사구체 여과율 중간값이 26주에 80 mL/min/1.73㎡ 개선, 50주에 94 mL/min/1.73㎡ 이상 개선되어 성장기에 있는 환아들의 신기능이 획기적으로 호전되었음을 보여 줬다. 의미 있게도, 투석 중이던 소아 6명 중 5명이 26주 내 투석을 중단했고, 50주까지 모든 환아가 투석을 중단하였다. 아울러 평가 가능했던 환아들의 모두에서 피로도가 개선되는 등 삶의 질 향상이 동반되었다. 이상의 소아 연구 결과는 라불리주맙이 소아 aHUS에서도 신속하고 지속적인 혈액학적 및 신기능 호전의 효과를 보여 줬다.
한편, 에쿨리주맙 치료를 이미 받고 있던 소아 10명을 라불리주맙으로 전환한 소규모 연구도 시행되었다(Study 312의 전환 코호트). 라불리주맙으로 전환 후 26주 및 최대 59주 동안 환아들의 신장 기능과 혈액학적 지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기존에 달성한 관해 상태가 모두 지속되었으며 TMA의 재발은 없었다. 라불리주맙 전환으로 인한 새로운 안전성 문제는 관찰되지 않아, 소아 환자에서도 에쿨리주맙에서 라불리주맙으로 안전하게 전환 가능함이 시사되었다.
에쿨리주맙과의 비교 및 라불리주맙의 임상적 장점
에쿨리주맙과 라불리주맙은 모두 보체 단백 C5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로서 유사한 임상 효과와 안전성 프로 파일을 지닌다. 앞서 소개된 임상 시험 결과들을 종합하면, 라불리주맙의 TMA 억제 효과는 에쿨리주맙의 역사적 임상 성적과 비견될 만큼 우수하며 성인과 소아에서 모두 신속한 혈액학적 정상화와 신기능 회복을 달성하였다.
실제로 라불리주맙 투여군에서 관찰된 TMA complete response와 신장 예후는 에쿨리주맙의 기존 보고치와 대등한 수준으로, 효과 면에서 열등함이 없이 비슷한 범주의 임상 개선을 나타낸다. 또한 에쿨리주맙 치료로 안정화된 환자들을 라불리주맙으로 전환해도 질병 활성도나 임상 지표의 악화 없이 관해 상태가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나, 라불리주맙의 지속적 유효성을 뒷받침한다. 이처럼 동등한 유효성을 보이는 가운데, 라불리주맙은 투여 주기의 혁신적 연장으로 인한 치료 편의성의 향상이라는 중요한 장점을 제공한다.
에쿨리주맙은 2주에 한 번 정맥 주입이 필요하여 장기 유지 치료 시에는 연간 26회의 투여가 필요하지만, 라불리주맙은 8주마다 투여함으로써 연 6~7회로 투여 횟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그 결과 환자의 의료 기관 방문 부담이 경감되고, 만성 질환 관리에 있어 환자의 순응도와 삶의 질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성장기 소아나 직장인을 비롯한 환자들에게 2주마다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매우 큰 이점이며, 의료 자원 측면에서도 투약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효과가 있다.
aHUS 치료의 향후 전망
라불리주맙의 등장으로 aHUS 치료는 한층 진일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임상 연구들과 실제 환자 경험을 통해 라불리주맙은 aHUS 환자에서 신속한 TMA 억제 효과를 발휘하고, 장기적으로 신장 기능과 혈액학적 지표, 삶의 질 향상을 지속시킬 수 있음이 입증되었다. 이러한 혁신적 치료는 과거 예후가 불량했던 aHUS 환자들에게 신속한 관해 유도와 투석을 하지 않아도 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임상적 예후를 크게 개선시켰다.
특히 8주 간격 투약이라는 편의성의 향상은 환자의 치료 순응도를 높이고 일상생활의 정상화를 도와주는 중요한 요소로, 이미 해외에서는 에쿨리주맙에서 라불리주맙으로의 전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장기 추적 연구와 레지스트리 데이터를 통해 라불리주맙 치료의 장기간 안전성 및 최적의 치료 기간에 대한 근거가 축적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피하 주사 제형 개발 등 환자 편의를 더욱 높이기 위한 시도들도 진행 중이어서, 가까운 미래에는 aHUS 환자들이 보다 쉽게 지속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라불리주맙은 aHUS 치료에서 효과와 안정성을 입증받은 새로운 표준 치료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그 임상적 의의는 투석이나 이식에 의존하던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질병의 자연 경과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데 있다. 앞으로도 라불리주맙을 비롯한 보체계 표적 치료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임상 경험의 공유를 통해 aHUS 환자들의 예후가 더욱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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