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식학회 참관기 [22년 가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2-09-05 16:44:17

American Transplant Congress, ATC 2022

고은정 /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신장내과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하여 2년간 online conference로 전환되어 개최되었던 미국이식학회(American Transplant Congress, ATC)가 드디어 offline 현장 참여 학회로 결정되었다. 나는 2019년 5월, 미국 시애틀에서 열렸던 ATC에 참석한 이후 3년 만의 ATC 참석이었다. 이번 ATC는 2022년 6월 4일부터 2022년 6월 8일까지 보스턴 Hynes Convention Center에서 개최되었다. 2021년 12월에 초록을 접수할 때만 해도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여 병원에서 해외 학회 참석을 금지하고 있던 시기라, 과연 내가 여기에 갈 수 있을까 감히 기대하지 못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제출했던 초록이 Plenary Session의 구연으로 선정되었다는 메일을 받게 된 후로는 꼭 현장에 참석하여 발표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다.

마침 학회 1달 전인 2022년 5월, 병원의 원내 규정으로 해외 학회 출석을 위한 출국이 금지되었던 조치가 완화되어 병원장님 결제 및 특별허가를 받고 아슬아슬하게 겨우 학회에 참석할 수 있었다. 과연 끝나는 날이 올 것인가 걱정했던 기나긴 코로나 팬데믹이 주춤해지고, 드디어 3년만에 미국에 직접 방문하여 학회를 참석할 수 있게 된다니 무척 기대가 되고 반가웠다.

 

American Transplant Congress, ATC 2022

출국을 위해 코로나 PCR 검사를 시행하고, KF98 마스크를 낀 채 답답했던 14시간의 긴 비행시간을 보낸 뒤, 드디어 보스턴에 도착하였다. 입국한 뒤의 첫인상은 미국은 이미 우리나라에 비해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에서 이전의 일상생활로 빠르게 돌아간 모습이었다. 거리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었고, 오직 학회장에서만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 되어있었다. 그리고 출국 1-2달 전부터 미국 여러 지역에서 잇달아 총기로 인한 사고들이 많이 있어서인지, 이번 학회장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화 뿐만 아니라, 학회장에 출입하는 모든 출입자를 대상으로 금속 탐지기 검사를 시행하였다. 이전 학회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달라진 모습이었다. 어찌 됐든, 3년 만에 어렵게 개최된 offline 학회에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온 참석자 모두가 반가운 마음으로 모인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올해의 미국이식학회를 가장 뜨겁게 달군 화두는 “Xenotransplantation”였다. Xenotransplantation 특별 session이 마련되어 10명의 좌장이 참석하여 여러 센터의 선구적인 경험을 강의로 접할 수 있었다. University of Maryland의 돼지의 심장을 이식한 경험담, NYU 및 University of Alabama의 뇌사자에게 돼지의 신장을 이식한 경험담을 통해 미국에서의 Xenotransplantation의 현 주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개척자의 나라답게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윤리적인 문제까지도 Xenotransplantation에서 Proactive하게 뒷받침하고 있는 미국의 여러 제도와 Pioneer 정신이 부럽기도 했다. 또한 여러 유명 논문에서 저자명으로만 이름을 접했던 NYU의 Dr. Mongomery가 직접 발표하는 모습을 코앞에서 직접 볼 수 있어서 신기했고 신선한 자극이 되었다.

American Transplant Congress, ATC 2022

ATC 2022의 두 번째 화두를 꼽으라면 “SGLT2 inhibitor(SGLT2i)”가 될 것 같다. 단일 약제로는 이례적으로 하나의 약제 자체에 단독 session이 마련되었고, 여러 분야의 이식 전문가들이 이제까지 보인 SGLTi의 임상시험 결과들을 발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SGLT2i가 향후 PTDM 및 이식 신장의 장기 예후 및 환자 생존율에 기여할 “game changer”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이러한 SGLT2i에 대한 뜨거운 관심 덕분인지, 제출한 초록(제목: Effect of dual inhibition of DPP4 and SGLT2 on tacrolimus-induced diabetes mellitus and nephrotoxicity in a rat model)이 Top Abstract로 선정되어, 영광스럽게도 Plenary Session에서 구연 발표를 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이전에 ATC의 세부 세션에서 구연발표를 했을 때도 무척 긴장이 되었는데, Plenary Session처럼 큰 자리에서 발표를 할 기회를 얻게 되어서 더욱 긴장되었으나 무척 영광이었고 감사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학회는 이 때문에 평생 잊지 못할 “인생 추억”이 될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긴 해외 학회 휴지기를 지나, 마침내 어렵게 다시 열린 해외 학회 참가의 길. 오랜만에 학회에 직접 참석해서 발표할 기회와 해외 각국에서 온 여러 사람들의 발표를 직접 들을 기회를 가지면서, 그동안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기회였던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미처 깨닫지 못했던 소중한 경험이었다. 이번 학회가 의지를 다잡고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재충전의 기회가 된 것 같아서 무척 뜻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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