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조은내과의원 개원 [24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06-04 09:55:04
오태훈 / 일산조은내과의원 원장
안녕하세요. 2023년 3월에 일산 대화역에 일산조은내과의원을 개원한 오태훈 입니다. 대한신장내과 선생님들께 인사드립니다.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순천향의대 졸업, 순천향대학교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신장내과 전임의를 하였고 이후 제천의 종합병원에서 신장내과 과장으로 근무하였습니다.
왜 신장내과인가?
저에게는 신장내과는 운명과도 같았습니다.
레지던트 1년차 때 처음 돌게 된 과가 신장내과였습니다. 내과가 사명감 있고 보람 있다고 생각하고 있던 3월의 1년 차에게 신장내과 레지던트로의 첫 경험은 정말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이었습니다. 신장내과는, 환자의 모든 질환들을 다 봐야 한다는 게 부담감이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명감을 가지게 했습니다.
‘환자분 한 분 한 분과 길게 시간을 두고 보면서 인간적인 유대감을 가질 수 있고 전인적인 케어가 가능한 분과.’ 그때부터 제 선택은 주변의 교수님, 펠로우 선생님, 가끔씩 뵙게 되는 신장내과 개업의 선생님들만큼 훌륭한 신장내과 의사로서 사회에서 한 사람의 몫을 하는 것이었고, 그 이후로 한 번도 바뀐 적은 없었습니다.
한 환자분이 기억납니다. 인턴 때 욕창 드레싱을 했었고 레지던트 때도 입원환자로 계속 뵙던 분이 군대 생활을 마치고 펠로우를 할 때도 계셨습니다. 환자 한 분 한 분과 그런 유대감을 가지고 제가 주치의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저에게는 큰 보람이었습니다.
강원도에서의 군생활과 펠로우 이후 제천의 종합병원에서의 삶
레지던트를 마치고 아름다운 강원도에서 꿈같은 군의관 시절을 보낸 후, 천안 순천향병원에서 펠로우를 하며 진심으로 존경하는 교수님들 밑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이후 종합병원에서 다양한 환자들을 보고 싶었습니다. 일자리를 구하던 때는 근처 종합병원에 봉직의 자리가 없어 군대 생활을 하던 원주와 가까운 제천의 종합병원으로 가게 되었고, 거기서 4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떻게 보면 비교적 의료 취약 지역일 수 있는 중부내륙권의 거점 병원에서 각종 중환자들을 보며 바이탈과로서 느끼는 만족도는 점점 더해 갔습니다. 같이 있었던 신장내과 동료가 같은 대학병원에 수련 받은 선후배 사이여서 마음이 잘 맞기도 했고, 다른 과 선생님과의 연계도 잘 되는 이상적인 종합병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왜 일산인가?
저는 일산에는 연고가 없습니다. 애가 둘이 태어나고 금전적인 이유와 교육 문제로 수도권에서의 개업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6개월 정도 밤 9시에 애들을 재우고 수도권에 왔다 갔다 하는 생활을 반복하면서 일산에 개원을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개업의로서의 생활
대학병원과 종합병원에 있을 때 보다 투석 환자분들에게 한 명 한 명 더 신경을 쓸 수 있어서 개업의로서의 생활은 만족스럽습니다. 투석 환자가 항상 있기 때문에 휴가를 가기가 힘들다든지 병원에 있어야 하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점은 신장내과 선택할 때부터 감수했었고 그때도 큰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큰 불만은 없습니다.
개업을 하고 1년 동안은 경제적으로 정말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연고가 없는 곳에서 개원했고 그럴 거라고는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예상했었어도 그게 현실이 되니까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습니다.
힘든 시기를 겪는 동안, 저희 의원이 다른 신장내과 의원과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를 많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환자분들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고 비싼 필터와 값나가는 투석 방법에 비용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자분들은 그런 점을 직접적이고 즉각적으로는 느끼지 못하실 수도 있습니다. 결국에 제가 내린 결론은 ‘기본에 충실하자.’입니다. ‘환자분들에게 매일매일 최선의 진료를 하도록 노력하자.’라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습니다.
투석 환자 1명으로 시작을 했고 현재는 환자분들이 천천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행인 점은 우리 병원에서 투석 받는 환자분들이 우리 병원의 의료 서비스에 만족하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과, 제가 신장내과 분과를 전공하고 신장내과 의사로 살고 있는 점에 만족감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저 투석 병원에 가면 환자들이 좋아진다”, “그 병원 환자들은 여기를 잘 안 떠난다”는 말이 들리는 의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환자들도 만족하고 저도 그것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싶습니다. 그리고 환자분들과 주변의 신장내과 의원에서 열심히 한다고 인정받는 의원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1년밖에 안되었지만, 점점 그런 생각대로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습니다. 그리고 이 일을 80살까지 하다가 환자 옆에서 죽는 게 지금은 제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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