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아진 / 건국대학교병원 신장내과

대한혈액투석여과연구회는 2008년 대한신장학회 산하 연구회로 창립한 이후, 교과서 집필과 연수강좌 개최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초대 회장이신 이호영 교수님과 2대 회장이신 김현철 교수님께서 초석을 다져 주셨고, 3대 하성규 회장님, 4대 박성배 회장님, 5대 신석균 회장님의 노고로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구회는 2016년 국내 최초의 혈액투석여과 교과서인 ‘온라인 혈액투석여과’를 출간하였습니다. 이후 새로운 연구 결과와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6대 김양욱 회장님과 7대 양동회 회장님께서 새로운 교과서 집필을 시작하였으며, 약 2년간의 노력 끝에 8대 김남호 회장님 임기 동안 새로운 교과서 ‘온라인 혈액투석여과 최신치료’를 발간하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교과서 집필에는 총 30분의 교수님들이 참여하였으며, 특히 혈액투석여과 분야의 세계적 석학이신 프랑스 몽펠리에 의대 Bernard Canaud 교수를 포함하여 해외 저자 4분이 집필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이번 교과서는 혈액투석여과 치료, 특히 고용량 혈액투석여과가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으며, 그 기전에 대해 자세하게 기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충분한 대류 용량을 확보하는 방법, 혈액투석여과 약동학 및 약물 처방에 관한 내용도 새롭게 포함하였습니다. 

'온라인 혈액투석여과' 표지

온라인 혈액투석여과는 여러 임상적 장점이 입증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적용이 확대되고 있는 신대체요법입니다. 지난 20여 년간 여러 대규모 무작위 대조 연구가 시행되었으며, 충분한 양의 대류 용량을 공급하는 고용량 혈액투석여과 치료가 환자의 생존율을 개선한다는 결과들이 보고되었습니다. 2018년 영국의 NICE(National Institute for Health and Care Excellence) 가이드라인에서도 센터에서 새로 투석을 시작하는 환자의 경우 혈액투석 대신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고려하도록 권고하기도 했습니다. 2023년 CONVINCE study 결과가 발표되면서 23L/session 이상의 충분한 대류 용량을 제공하는 고용량 혈액투석여과 치료의 생존율 개선에 대한 확고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었습니다. 

대한혈투석연과연구회 심포지엄

현재 국내에서도 많은 센터에서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시행하고 있으나, 아직 폭넓게 적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2025년 대한신장학회 신대체요법 현황 보고에 따르면 주 3회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비율은 8.5%입니다. 국내 혈액투석여과 치료 비율이 안정적으로 증가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초기 비용과 혈액투석여과 치료 유지에 필요한 추가 비용 부담이 지적됩니다. 또한 혈액투석여과 치료를 시행하더라도 고용량에 도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후희석 고용량 혈액투석여과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높은 혈류량(350 ml/min 이상이 권고)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러한 높은 혈류량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다만 이러한 한계는 투석막으로 해결될 수 있고, 일부 센터에서는 큰 표면적의 투석막을 사용해 충분히 고용량 혈액투석여과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혈액투석여과 치료에 대해 알리고, 고용량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연구회에서는 연수강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11월 9일 대한혈투석연과연구회 심포지엄을 열어, 혈액투석여과 치료의 생존율 및 삶의 질 개선 효과, 비용 문제와 해결 방안, 고용량 도달 전략 등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혈액투석여과 치료가 주요 투석 관련 합병증을 개선할 잠재력이 있는 치료법으로 점차 인정받고 있으나, 이를 실제 환자 치료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많은 신장내과 의사들이 생존율 향상 효과에는 동의하지만, 투석 중 저혈압, 입원율, 장기 합병증 발생률 등 2차 결과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보수적 접근은 임상적 효능 부족보다는 방법론적 제약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사망률 감소를 넘어 혈액투석여과 치료의 광범위한 이점을 계속 탐구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실제 임상 증거는 임상적 의사 결정뿐만 아니라, 정책 결정에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연구회에서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혈액투석여과연구회는 혈액투석 환자의 생존율, 합병증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입니다. 

[ⓒ 대한신장학회 소식지.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