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세계 콩팥의 날을 알리며 [26년 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6-03-17 08:43:37

‘사람에게는 건강을, 지구에게는 휴식을’

이수아 /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신장내과
이한비 / 카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매년 3월 둘째 주 목요일은 전 세계가 함께 콩팥 건강을 돌아보는 ‘세계 콩팥의 날(World Kidney Day)’이다. 2006년 국제신장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Nephrology)와 국제신장재단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Kidney Foundations)의 주도로 제정된 이날은 전 세계인에게 콩팥병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고, 조기 진단 및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국제적인 캠페인의 장이다.

콩팥병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 쉽고, 진행될수록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 및 말기콩팥병으로의 이행 등 중대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의 예방·조기 검진·생활 습관 개선은 국민 건강 측면에서 반드시 강조되어야 하는 핵심 과제이며, 이를 위한 대국민 소통은 의료계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대한신장학회 역시 2007년부터 대국민 캠페인을 전개해 오며, 만성콩팥병의 조기 진단과 체계적인 관리 환경 조성을 위해 앞장서 왔다.

2026년 3월 12일 세계 콩팥의 날의 주제는 ‘Kidney Health for All: Caring for People, Protecting the Planet(사람에게는 건강을, 지구에게는 휴식을)’이었다. 이 메시지는 개인의 콩팥 건강을 넘어 기후 위기와 환경 변화가 신장 건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투석 치료 과정에서 사용하는 의료 자원 및 폐기물 문제까지 함께 조명하며 ‘지속 가능한 의료(sustainable healthcare)’라는 시대 적 화두를 제시하였다.


조기 발견, 생명을 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만성콩팥병은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중대한 글로벌 보건 과제이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질환’이라고 불리며,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경우 심혈관 합병증이나 말기콩팥병으로 진행되어 투석 혹은 이 식과 같은 신대체요법에 의존하게 된다.

하지만 조기 발견은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혈액 및 소변 검사라는 매우 간단하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신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 비만, 콩팥병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정기적인 검진이 필수적이다. 조기 치료는 환자의 신기능을 보존할 뿐 아니라 막대한 사회적 자원이 투입되는 중증 치료의 필요성을 낮추어 장기적인 예후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그림 1] 2026년 세계 콩팥의 날 캠페인 이미지

기후 위기와 콩팥 건강의 feedback loop

환경 변화는 이제 콩팥 건강 또한 위협하고 있다. 대기 오염, 극심한 폭염, 탈수 등 기후 위기는 만성콩팥병의 발생을 촉진하고 진행을 가속화할 수 있다.

더욱 역설적인 것은 콩팥병 치료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부담 또한 크다는 점이다. 말기콩팥병 치료의 핵심인 투석은 막대한 양의 물과 에너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소모한다. 단 한 번의 혈액투석이 자동차로 약 240km를 주행할 때 발생하는 탄소발자국과 맞먹는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질병과 기후 변화가 서로를 악화시키는 이 악순환을 끊어내기 위해, 이제는 ‘지속 가능한 의료’ 를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이다.


글로벌 보건의 전환점: WHO 콩팥병 결의안 채택

2024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8차 세계보건기구 (WHO) 총회에서 콩팥 건강 증진과 콩팥병 대응을 주요 보건 의제로 한 결의안이 공식 채택되었다. 이는 비감염성 질환 중 최초로 콩팥병을 독립적인 우선 과제로 다룬 역사적인 결정이다. 이 결의안은 콩팥 건강을 글로벌 공공 보건의 주요 의제로 격상시키며, 전 세계 국가들이 질병 예방과 치료 접근성 확대, 환경적 위험 감소를 위해 함께 행 동할 것을 명문화하였다.

이에 따라 국제 사회는 콩팥 건강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정부, 보건의료 시스템, 산업계, 그리고 지역사회가 함께 다음의 5가지 핵심 과제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였다.

1. 예방과 조기 발견의 우선순위화: 신장 건강을 위한 ‘8가 지 황금 수칙’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한 만성콩팥병 검사를 일상 진료에 통합하여 조기 발견과 예방적 관리를 장려하는 대중 인식 캠페인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병원 중심의 개입 필요성을 줄여 나갈 수 있다.

2. 이식 접근성의 형평성 증진: 선제적 및 조기 이식 확대를 통해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비용이 많 이 드는 투석 의존도를 줄인다. 나아가 플라스틱 폐기물과 온실가스 배출 감소 및 전 세계적인 불평등 해소에도 기여한다.

3. 지속 가능한 투석 치료로의 전환: 환경 영향을 낮춘 치료 혁신을 가속화하고 복막투석과 같은 재택 기반 치료를 우선시하며 수자원 재이용과 자재 재활용 등 친환경적 실천을 장려한다.

4. 환자 중심의 친환경 진료: 에너지 효율적인 장비 도입 등 시스템 전반의 비효율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환자의 목소리를 반영하여 신뢰와 안전을 보장한다.

5. 모든 환경에 적용 가능한 실행 경로 투자: 정책과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혁신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부와 기업 간 파트너십을 구축하며, 저자원 환경을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지원한다.


온라인 라이브 방송과 첫 오프라인 토크쇼로 확장되는 대국민 캠페인

대한신장학회는 이러한 취지를 보다 넓게 확산시키기 위해 2026년 세계 콩팥의 날을 기념하여 온라인·오프라인을 아우르는 행사를 마련하고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였다. 특히 올해는 대국민 홍보 채널을 강화하고 현장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고도화함과 동시에 환우들과 함께하는 오프라인 토크쇼를 기획하여, 국민과 더욱 가까운 자리에서 콩팥 건강을 이야기하고자 하였다.


‘세계 콩팥의 날’ 특별 라이브 방송

세계 콩팥의 날 당일인 2026년 3월 12일(목), 학회는 유튜브 의학 전문 채널 ‘비온뒤’를 통해 4시간 연속 생방송을 진행하였다. 이번 방송은 환우와 일반 국민에게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고, 실시간 질의응답 (Q&A)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하는 소통의 장이 되었다.

첫 세션에서는 박형천 이사장, 이정표 총무이사, 이동형 홍보이사가 출연하여 20주년을 맞이한 세계 콩팥의 날의 역사적 의미와 올해 메시지를 소개하였다. 특히 “콩팥병은 예방 가능한 질환이며, 조기 발견이 곧 생명”이라는 캠페인의 본질을 환기하였다. 또한 국가 차원의 정책 변화와 함께 만성콩팥병 고위험군 검진·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학회의 공공보건적 역할을 대중의 눈높이에서 전달하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대한신장학회 홍보대사인 이소영 아 트메신저가 예술 작품 속에 투영된 질병과 인간, 치유의 과정을 통해 환우와 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였다. 최근 말기콩팥병을 앓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며 학회와 특별한 인연을 맺게 된 이소영 홍보대사의 강연은 행사에 의미를 더했다. 이소영 홍보대사의 참여는 만성질환 관리에서 환우와 가족의 정서 적 지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환기시켰으며, 학회의 대국민 소통 방식이 의학적 정보 제공을 넘어 공감과 연대의 방향으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고강지 교수와 단국대학교병원 김소미 교수가 ‘치료의 지속 가능성’이라는 관점에서 신장 질환 치료가 기후 위기 시대에 어떤 방향으로 전환되어야 하는지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제시하였다. 특히 투석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 소모와 폐기물 문제, 의료기관 차원의 절감·재활용·효율 개선 방안, 환자 중심의 친환경 진료 체계 등은 의료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주제로 다뤄졌다. 이는 콩팥 건강을 ‘개인 건강 문제’에서 ‘사회적 책임과 미래 의료의 가치’로 확장시킨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마지막 세션은 국민과 환우의 일상 실천을 직접적으로 돕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었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박우영 교수와 중앙대학교 광명병원 조세민 교수는 만성콩팥병 관리에서 핵심이 되는 저염식의 원칙과 현실적 적용을 동시에 제시하였다. 특히 한국형 식습관에서 국·찌개· 젓갈·장류 등 염분 섭취의 구조적 어려움을 짚고, 외식·배 달 환경에서도 적용 가능한 실전 팁을 제공하여 실천 가능 성을 높였다. 시청자들은 ‘알지만 실천하기 어려웠던 저염 식’을 생활 속 행동으로 바꿀 수 있는 구체적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이번 라이브 방송은 일방향 홍보 콘텐츠를 넘어, 대한신장 학회가 ‘공식적으로 국민과 함께 토론하고 답하는 자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튜브 플랫폼의 특성상 지역과 시간의 제약 없이 누구나 손쉽게 접근할 수 있어, 평소 신장 질환 정보에 닿기 어려웠던 일반인과 환우들에 게도 공정한 정보 접근성을 제공하였다. 특히 실시간 채팅 기반 질의응답은 “진료실에서 묻고 싶었지만 미처 묻지 못했던 질문”을 자연스럽게 끌어낼 수 있었고, 질문들이 방송에서 즉시 다뤄지면서 시청자들은 자신의 고민이 존중받고 있다는 경험을 공유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의학 정보 전달을 넘어 환자 중심 커뮤니케이션을 실천하는 학회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도였다.

또한 이번 방송은 세계 콩팥의 날 20주년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WHO 결의안 채택 이후 변화할 보건의료 환경을 전망하고 ‘녹색 신장학(Green nephrology)’이라는 새로운 시대적 과제를 제시하였다. 나아가 예술과 식생활 실천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구성으로 콩팥 건강 메시지를 입체적으로 전달하였다.


참여형 현장 캠페인, ‘역사와 미식으로 만나는 콩팥 건강 토크콘서트’

대한신장학회는 2026년 세계 콩팥의 날을 계기로 온라인 중심 캠페인을 넘어 대국민 오프라인 참여형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기획하였다. 세계 콩팥의 날 오프라인 토크쇼 ‘역사와 미식으로 만나는 콩팥 건강 토크콘서트’는 2026 년 3월 14일(토) 오후 3시부터 3시간 동안 개최되었다. 이 번 행사는 현장 참여의 생동감을 높이기 위해 대한신장학 회 공식 유튜브 채널 ‘내 신장이콩팥콩팥’을 통해서도 실 시간 생중계되었다. 이로써 전국 어디서나 함께 소통할 수 있는 개방형 축제로 운영될 수 있었다. 또한 이번 토크쇼에는 환우뿐 아니라 콩팥 건강에 관심있는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다.

특히 올해의 토크쇼는 대한신장학회가 처음 시도한 오프라인 참여형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환우 중심의 행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일반 국민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함으로써 만성콩팥병을 특정 환자군 질환이 아닌 ‘우리 모두의 건강 의제’로 확장해 전달하고자 하였다. 또한 현장 참석이 어려운 국민을 위해 대한신장학회 공식 유튜브 채널 ‘내 신장이콩팥콩팥’을 통 해 실시간 라이브로 송출하여 전국 어디서나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하였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단절된 행사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메시지를 다양한 접 점으로 확장하여 캠페인의 파급력을 극대화하려는 학회의 전략으로 평가할 수 있다.

토크쇼 ‘역사와 미식으로 만나는 콩팥 건강 토크콘서트’의 첫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역사 스토리텔러 썬킴과 함께 콩 팥병 치료의 역사와 투석의 발전 과정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소개하였다. 투석의 의미를 재조명하고, 치료 과정을 함께 견뎌온 환우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이 되었다.

두 번째 프로그램에서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김우정 영양사와 함께 콩팥병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 중 하나인 식이요법에 대해 소통하였다. 저염·저칼륨·저인산 식단을 소개하고, 누구나 가정에서 따라 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배우는 시간을 마련하였다.

토크쇼 현장에서는 단순한 강연을 넘어 패널과 참가자가 직접 질문하고 답하며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요리 프로그램 역시 저염·저칼륨·저인산 식단을 실제로 배우고 따라 할 수 있어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러한 체험형 구성은 “알고 있는 건강 정보”가 “실제로 할 수 있는 행동”으로 전환되도록 돕는 효과적인 교육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작년에 이은 ‘콩팥점수 알리기’ 캠페인

지난 2025년, 대한신장학회는 ‘Are Your Kidneys OK? Detect early, protect kidney health (당신의 콩팥, 안녕 하십니까?)’라는 슬로건 아래, 어렵고 생소한 ‘사구체여과율’을 ‘콩팥점수’라는 쉬운 용어로 표현하여 대대적인 캠 페인을 전개했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매체를 통해 전달된 이 메시지는 의료진과 환자 사이의 언어적 장벽을 낮추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2026년, 학회는 이 소통의 열기를 진료실 안에서 이어갈 예정이다. SNS를 통한 전방위적 홍보와 더불어, 의료진이 진료 현장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콩팥점수 기록 메모지’를 추가 제작하여 배포할 예정이다. 의료진이 환자의 혈액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직접 콩팥점수를 적어 건네는 이 캠페인은 환자가 본인의 콩팥 상태를 정확히 인지하게 함으로써, 치료 의지를 높이고 예방적 관리를 실천하도록 돕는 강력한 소통 도구 가 될 것이다.


맺음말: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대한신장학회

이번 2026 세계 콩팥의 날 캠페인은 단순한 홍보를 넘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의료 시스템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자리였다. 온라인 라이브 방송과 오프라인 토크쇼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더 많은 대중에게 다가가 고자 노력하였다. 이번 행사의 성과는 환우들에게는 희망을, 국민들에게는 건강한 내일을 선사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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