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숲길과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함께 하는 수목원 나들이 [26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6-06-01 13:35:55

김진국 /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신장내과

찌는 듯 무더운 날씨에 초록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피톤치드 풍부한 공기를 마시며 숲길을 걷고 이어지는 산책로를 따라 화려하게 옷을 갈아입은 야생화들의 예쁜 자태를 생각하면 누군가와 함께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어진다. 봉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세종 국립세종수목원, 완도 완도수목원은 각자의 특성을 가진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답고 나들이하기에도 좋은 수목원으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 1) 완도수목원

어여쁜 정원과 늠름한 호랑이의 기상이 함께하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사진 2)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한반도의 뼈대 역할을 하는 백두대간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보전 가치가 높은 식물자원을 전시 및 연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으로 이곳의 상징 동물인 백두산 호랑이들을 눈앞에서 만날 수 있다. 어린이정원, 암석원, 거울연못 등 총 39개의 전시원과 717만 본의 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입구에서 숲 해설사분을 만나 인원을 확인 후 트램을 타고 출발점인 사계원까지 이동하는 동안 함께 하는 세 가족이 서로 인사하며 웃음꽃이 가득하다. 트램에서 내려서 길을 따라 천천히 언덕을 오르니 초록 도화지에 붉은 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야생화 언덕의 아름다운 경치에 어른들이 심취해 있는 동안 아이들은 숲 해설사분의 안내에 따라 돋보기로 꽃과 잎을 열심히 관찰하며 좋아한다.

암석원으로 들어서 길가에 있는 괭이풀을 한 줌 뜯더니 맛을 보라는 해설사분의 말에 조금 주저하다가 입에 넣는다. 약간은 씁쓸하면서도 새콤한 맛에 모두 놀라며 먹을 만하다는 표정이다. 호랑이숲길을 지나는 시간이 마침 10시로 호랑이들이 우리에서 출근하는 시간이라며 먼저 들러보기로 한다. 육중한 몸매의 호랑이 한 쌍이 어슬렁어슬렁 움직이는 모습이 철창 너머로 멀리서부터 보인다. 늠름한 백두산 호랑이 모습을 사진에 담고 발길을 옮긴다.

자작나무원에 들어서니 열을 맞춰 일렬로 늘어선 은빛 자작나무들이 손 흔들며 빨리 오라 손짓한다. 자작나무가 은빛인 이유는 햇빛을 반사하여 나무의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니 정말 자연의 신비는 끝이 없다. 백두산에 오르면 가장 흔히 보이는 나무가 아름드리 자작나무로 순수함과 고고함의 상징이다. 길가 호박 넝쿨에 달린 호박의 모양이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겼다. 윗부분 반은 참외를 닮았고 아래는 영락없는 수박이다. 

수목원 철문을 나오니 넓은 임도로 이어지고 바로 배후에는 금강송이 있는 문수산이 당당히 서 있다. 금강송은 예로부터 궁궐을 짓거나 왕실의 물품을 만드는 데 쓰였던 나무로 춘양목이라고도 불린다. 예로부터 질 좋은 소나무들의 집산지였던 춘양면의 이름을 따서 붙여진 이름이다. 울창한 숲길로 들어서니 더욱 맑아진 공기와 함께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본격적으로 오르막이 시작되어 앞만 보고 걷다 보니 반가운 쉼터가 나타난다. 잠시 숨을 고르며 천천히 들숨과 날숨을 반복하고, 다음에는 주변에 있는 마음에 드는 나무와 포옹하며 서로의 정기를 주고받는 진정한 휴식이다. 

숲길을 따라 내려와서 다시 널따란 임도에 와서 해설사분이 주시는 나무거울 하나씩을 받아 든다. 거울을 눈썹 위에 대고 바라보면 무슨 느낌일까? 시야에 바로 아랫면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새의 눈이 되는 것이다. 수목원으로 들어서 산길을 따라 내려오다가 흔히 볼 수 없는 노란망태버섯을 발견하고는 모두 신기해한다. 마지막으로 풀잎을 잘라서 만든 작은 배를 물 위에 띄워보는 체험학습으로 3시간여의 수목원 투어를 마무리한다.

 

아름다운 사계절전시온실과 멋진 전통정원이 어우러진 국립세종수목원 

 

(사진 3) 국립세종수목원

 

정부세종청사와 인접하여 위치한 국립세종수목원은 국내 최초의 도심형 국립수목원으로 기후 및 식생대별 수목 유전자원의 보존과 자원화를 위해 설립되었다. 20만여 평의 드넓은 면적에 조성되어 4,367종 248만 본의 다양한 식물을 보유하고 있다. 사계절전시온실, 한국전통정원, 분재전시관 등 다양한 볼거리와 관람코스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세종시 한가운데 호수공원을 지나 입구에 도착해서 도심형 수목원임을 인정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지중해전시온실로 들어서니 환하게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 다양한 식물들이 우리를 반겨준다. 전망대에서 밖으로 나가 세종시를 배경으로 수목원 전체를 바라보고 안으로 들어와 온실 내부를 천천히 둘러본다. 잘 꾸며진 정원 같은 길을 따라 걸으니 동화 속 아름다운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분재가 신비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다음 차례로 포토존 모델로 인기 있는 항아리처럼 몸통이 통통한 케이바 물병나무와 사진을 남긴다.

열대전시온실로 들어서니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가 땀을 식혀준다. 부족한 양분을 보충하기 위해 곤충을 잡아먹는 식충식물들을 신기한 듯 바라본다. 붉게 타오르는 횃불이나 탐스러운 딸기를 연상시키는 횃불생강의 자태가 화려하다. 노란 연꽃바나나와 붉은 칼리안드라의 강렬한 색감의 꽃이 지나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작은 연못에는 보랏빛 수련이 예쁘게 피어 있고 작은실잠자리 하나가 살며시 앉아 모델이 되어준다.

 

(사진 4) 국립세종수목원

 

계절에 따른 특색을 담아 언제나 화려한 꽃을 볼 수 있게 꾸며 놓은 특별전시온실은 입구부터 화려하다. 예쁜 장식품과 함께 아름다운 식물로 채워진 모든 장소가 사진을 찍기 좋은 포토존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 예쁜 카페를 연상시키는 장면에서부터 하와이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연상시키는 장면까지 다양하다. 상상 속에서는 예쁜 신혼부부 한 쌍이 야외촬영을 하면서 얼굴에 미소가 가득한 표정이 그려진다. 

한국전통정원으로 건너가는 다리에서 바라보이는 수목원의 초록 풍광이 멀리 빌딩 숲과 어우러져 멋지다. 궁중정원에 들어서니 커다란 연못을 중심으로 웅장한 궁궐과 화려한 정자가 우리를 맞아준다. 연못에는 하얀 솜털의 예쁜 꽃잎을 지닌 작은 어리연꽃들이 함박웃음을 머금고 피어 있다. 실내화를 신고 정자에 들어가니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에 온몸이 시원하다. 열린 창문 너머로 보이는 궁궐 정원의 아름다운 풍경이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케 한다. 

궁궐 관람을 마치고 분재전시관으로 들어서니 화분에 담긴 분재와 함께 심어진 나무들도 작품처럼 꾸며져 있다. 관람로를 따라 미술작품 같은 수많은 분재가 늘어서서 오는 손님들을 기다리며 자태를 뽐낸다. 호수를 따라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보이는 뭉게구름과 궁궐이 어우러진 수목원의 풍광과 함께 만 보, 2시간여의 수목원 여행을 마무리한다.

 

아름다운 호수의 수변데크와 건강한 난대림 숲이 어우러진 완도수목원

 

(사진 5) 완도수목원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난대수목원이자 최대의 난대림 자생지로 가치가 높다. 그 가치를 인정받아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2011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공존상’을 수상했다. 산림박물관과 아열대온실, 수생식물과 암석원 등 다양한 볼거리와 관람코스로 탐방객들에게 사랑받는 수목원이다. 

수목원 입구에서 사계정원으로 건너가는 다리 밑 호수에는 화려한 색깔의 비단잉어들이 유유자적 여유를 즐긴다. 사계정원에는 노란 원추리꽃들과 주황 범부채꽃들이 물먹은 초록 잎과 어우러져 아름답다. 수변데크에 들어서니 드넓은 호수와 수평선 너머로 보이는 풍광이 한 폭의 수채화다. 아름다운 데크길을 배경으로 빨강 우산에 노랑과 파랑 우비를 입은 우리의 모습을 추억 사진으로 남긴다. 난대림 탐방로로 들어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데 어디선가 향기롭고 진한 꽃내음이 코끝을 자극한다.

여름에는 볼 수 없는 동백나무의 꽃말이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안내판이 이곳이 동백나무원임을 알려준다. 오솔길을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는데 며칠간 내린 비로 개천의 물소리가 정말 우렁차다. 물소리를 따라 개천을 건너는 다리로 가보니 계곡을 중심으로 산에 걸린 구름까지 어우러진 풍광이 신비하면서도 아름답다. 세찬 비를 피해 산림박물관 처마 밑에서 바라보는 비 내리는 한옥 담장과 숲의 모습이 운치가 있다. 나무에 피신해 있던 산새들도 거세게 내리는 비를 감당하기 힘든 듯 처마 밑으로 숨어든다.

숲속 오솔길로 따라 오르니 수목원을 크게 둘러보는 코스인 청운로로 이어진다. 순식간에 내린 비로 여기저기 빗물이 고인 길을 조심스럽게 옮겨가니 갈림길이다. 미끄러운 돌들을 생각해서 짧은 코스 등산로를 피해 청운로 길을 그대로 유지한다. 고개를 넘어가는 꼬부랑길을 몇 번 반복하니 드디어 전망대가 우리를 반긴다. 비구름 가득한 짓궂은 날씨 탓에 전망대의 풍경은 전혀 보이지 않았지만, 안내판에 있는 사진으로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맑고 화창한 날씨에 다시 방문할 것을 약속하며 청운로로 내려와서 중앙로로 이어간다. 식용식물원과 약용식물원에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 팻말들이 제법 있다. 침엽수원의 쭉쭉 뻗은 나무들의 호위를 받으며 걸으니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길가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화려한 야생화들이 눈길을 받으려 손짓한다. 멀리 나무 밑으로 꽃대만 올라온 분홍빛 상사화 군락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드디어 완도수목원의 하이라이트인 아열대온실이 우리를 맞아준다. 오늘같이 비 오는 날씨에 우산도 필요하지 않고 화려한 색의 꽃을 촬영하기도 좋아서 최적이다. 붉은 하와이무궁화와 하얀 문주란을 비롯해서 이름을 알 수 없는 예쁜 꽃들이 카메라의 셔터를 쉴 새 없이 누르게 한다. 여러 모양과 크기의 선인장들과 간간이 피어 있는 선인장의 꽃들도 멋진 모델이 되어준다. 계곡쉼터 길을 따라 내려와 완도수목원 글자판에 돌아오는 것으로 4시간여의 수목원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 TIP.  각 수목원에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미리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보고 예약해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는 트램이 정기적으로 순환하므로 동반자에 따라 선택해서 걸어보면 좋다. 국립세종수목원의 관람 추천코스는 1코스 1시간부터 3코스 3시간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완도수목원의 관람코스는 1코스 60분에서 3코스 120분까지 선택이 가능하고 등산을 원하면 상황봉, 백운봉 등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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