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련삼성내과 개원 [22년 겨울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2-12-05 10:00:06
김현경 / 옥련삼성내과 신장내과 투석 전문의
안녕하십니까, 2018년 5월부터 인천 연수구에서 옥련삼성내과 부설 인공신장실과 검진실을 운영하고 있는 신장내과 김현경이라고 합니다. 오늘 이렇게 대한신장학회에 지면으로나마 인사드릴 수 있는 자리를 내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2018년에 인천 연수구 옥련동에 개원하여 초창기 환자들과는 어느덧 5년째 인연을 맺고 있습니다. 처음 3년간은 사업자로서 병원의 기초를 자리 잡는 일에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 종합병원에서 근무할 때는 의사로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처방을 내리며 환자에 대한 고민만 하면 되는 입장이었지만 스스로 병원이라는 곳의 주체가 되어 개원을 해보니 해야 할 일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많았습니다. 해당 업무를 수행할 직원을 직접 구인하고 병원 내에서 사용해야 하는 주사기부터 환자복까지 직접 알아보고 준비하며 시시때때로 구청과 보건소를 오가고 이전에는 전혀 해보지 않았던 세무, 노무 업무까지 공부하다 보니 이런 일까지 해야 하는지 의문이 드는 시간도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대표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이전에는 간접적으로 듣기만 했던 환자 유인행위에 대한 고민도 참 컸던 것 같습니다. 환자들이 직접 내원하여 식사 제공, 금품 제공 등 유인행위를 요구하기도 했고 전문의가 없이 운영되는 무료 투석실에서 상태가 나빠진 채로 왔다가도 곧 다시 무료 투석실로 돌아가는 환자들을 뒤로하며 텅 빈 인공 신장실을 볼 때는 무엇이 옳은 것인지, 이대로 가는 것이 맞는지 자괴감이 들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불법 의료 행위에 대한 대한신장학회의 지속적인 개선 의지와 홍보, 경인지회 모임에서 뵙게 된 여러 선배 원장님들의 신념, 대한신장학회 인증 평가를 거쳐가며 깨닫게 된 교훈으로 그 고비를 잘 버텨온 것 같습니다.
2020년 대한신장학회 인공 신장실 인증 평가를 통과하고 현판을 받아 병원에 거는 순간, 그동안의 고민과 우려가 얼마나 부질없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앞으로도 불법 의료 행위를 막고 더 나은 인공신장실 환경을 환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대한신장학회 방침에 발맞추어 부끄럽지 않은 의료를 이어가고자 합니다.
초보 원장으로서 좌충우돌하며 힘들고 고민되었던 시간이 물 흐르듯 흘러가고 어느덧 5년 차에 들어서 주변을 돌아보니 이제는 마음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는 직원들도 제 곁에 있고 수년 동안 묵묵히 잘 따라와 주신 저희 옥련삼성내과 환자분들도 계십니다. 2020년 2월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되고 난 이후 마스크 착용부터 시작하여 입실 전 체온 측정, 유증상시 COVID-19 검사 먼저 시행하는 등 번거롭고 시간이 지체되는 원내 방침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직원 모두 잘 협조하여 주었고 특히 원내 의료진들은 철저한 방역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원내 의료진 감염으로 인해 의료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직원 간의 긴밀한 협조 및 빠른 검사와 대처로 원내 감염의 확산을 막아냈습니다.
한편으로 또 다른 곳을 돌아보면 인근에 권역의료센터로서 저희 환자들이 상급병원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 도와주시는 의료진들이 있었기에 큰 피해 없이 저희 옥련삼성내과가 그 힘든 시간을 버텨내고 지내왔다는 생각이 들어 감사한 마음이 가득합니다.
신장내과 의사와 인공신장실 투석 간호사들은 환자들이 말기 신장병이라는 질환으로 인해 소중한 일상이 망가지지 않고 투석과 사회생활, 가정생활을 이전과 가깝게 유지할 수 있도록 공동의 목표를 가진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저 일주일에 세 번, 정기적으로 고달프게 버텨야 하는 혈액투석을 넘어서서 병원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저희 의료진에게 몸을 맡기는 그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도록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옥련삼성내과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옥련삼성내과의 과거를 돌아보고 더 나은 의료를 위한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대한신장내과학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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