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이상미 내과 개원 [24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06-04 10:18:30
이상미 / 연세이상미내과 원장
안녕하세요. 대구시 수성구 황금역에 위치한 연세이상미내과의 원장 이상미입니다. 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 내과 전공의, 신장내과 전임의까지 마치고 고향 대구로 내려와 칠곡경북대병원 신장내과에서 진료 교수를 지낸 후, 2024년 3월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내과의원을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내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언제나 환자분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진료를 하겠다는 다짐 하에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이렇게 소식지에 저희 병원을 소개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신장내과 의사의 시작
전공의 시절 신장내과, 특히 투석 환자들은 참 어려웠습니다. 첫 만남부터 나를 시험하는 듯한 눈빛, 고집스러운데 예민하기까지 하지요. 게다가 몸은 얼마나 약한지, 지혈도 안되고 감염증도 잘 생기고, 수혈 한번 했더니 물이 차서 중환자실 가고, 배가 아프다더니 알고 보니 심근경색..... 전공의 3년 차 때까지는 참 피하고 싶은 환자들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치프 때 신장내과를 선택하고, 신장 환자들을 주로 진료하면서 그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다 보니 내과적으로 더 많이 성장하기도 했었습니다. 예민하던 그 환자들이 점차 제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보면서 ‘이거 굉장히 매력 있는 분과잖아?’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마 대부분의 신장내과 선생님들께서도 같은 생각을 하실 것 같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에는 훌륭한 교수님들이 계십니다. 환자 진료를 잘 하시는 것뿐만 아니라 환자에 진심을 다하고 타과 협진 환자를 퇴원할 때까지 F/U 하기 위해 매일 가이딩하면서 의사는 한번 맡은 환자를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직업이란 걸 배웠습니다.
또한 제자들의 성장을 위해 언제든 가르침을 주시려고 하기에 다양하고 많은 신장내과적 지식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연구도 참 많이 알려주셨지요. 저의 의사 인생에 필요한 대부분은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에서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가르쳐 주신 바에 어긋나지 않게 훌륭한 의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환자를 통한 배움의 과정
이후 세브란스병원 통합내과에서 진료 교수로 근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교수님들의 보호 아래 진료를 하다가 직접 주치의가 되어 치료 방침을 결정하고 책임을 지는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진짜 의사가 된 듯한 느낌에 기쁘기도 했습니다. 기관 특성상 중환자가 많았고 복합적인 문제를 가진 환자들이 주로 입원하였기에 전공의 때 배웠던 수많은 내과적 지식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어서 급성장의 기회가 된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무조건 제일 좋은 치료를 제공하는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환자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또한 의사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것을 깨닫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연세이상미내과의 슬로건을 ‘언제나 환자분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진료하겠습니다.’라고 정하게 되었습니다.
신장내과 분과전문의로서 환자와의 라포를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어 자리를 알아보던 중, 한승혁 교수님의 소개로 칠곡경북대병원 신장내과 인공신장실 전담 교수로 근무할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대구에서 나고 자랐지만, 스무 살 때부터 서울에서 지내다가 다시 대구로 내려오려니 걱정이 많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대구 의사들이 나를 배척하면 어쩌지?’ 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 칠곡경북대병원과 경북대 본원의 신장내과 교수님, 선생님들은 훌륭하고 따스한 분들이었습니다. 지역사회의 의료 리더로서 책임을 가지고 진료, 교육, 연구 등 모든 분야에 최선을 다하시는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훌륭한 스승님은 대구에도 계셨습니다.
대학병원 인공신장실에서 투석 환자를 전담으로 진료하는 것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중증도가 높기에 환자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도 많고 그것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서적과 가이드라인을 찾아다니며 공부하다 보니 혈액투석에 관한 이론적인 바탕을 넓힐 수 있었습니다. 환자들을 통한 배움의 길은 끝이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환자들을 수년간 이틀에 한 번씩 만나다 보니 라포가 쌓일 수밖에 없었고, 애정을 갖고 진료를 보던 환자들이라 병원을 떠날 때 눈물의 이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인공신장실 간호사 선생님들이 환자 진료를 마음껏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시고 지지를 해 주셔서 더욱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개원이란 또 다른 영역
아무래도 나의 환자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려면 종착지는 개원이겠지요. 그것을 준비하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습니다. 뭐가 뭔 지 모르겠고,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겠고.... 어려웠지만 먼저 개원한 동기들, 선배들께 물어보며 가족들과 주변 지인들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준비하였습니다. 특히 인공신장실 인테리어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환자들이 편안하게 신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면을 몇 번이나 고쳐 쾌적하고 안락한 인공신장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평소 알고 지내던 인테리어 실장님 여러 업체를 만나 의료기기를 정하고, 설비를 준비하고.... 정신 차리고 보니 개원이 되어 있었습니다.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네요.
글을 쓰고 있는 지금 4월, 개원한 지 한 달 겨우 지난 새내기 원장입니다. 1차 의료기관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은 그동안 만났던 환자들과는 또 달랐습니다. 다양한 증상을 가지고 오는 환자들을 통해 많은 내과적 지식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신장내과 의사로서 투석 환자를 진료했다면, 이제는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환자의 모든 의료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의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 인사
그동안 도움을 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통합내과, 경북대병원 칠곡, 본원 교수님들, 지금도 많은 도움을 주고 계신 칠곡 병원의 인공신장실 간호사 선생님들, 환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연세이상미내과의 직원 및 관계자분들, 가족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직은 서툴지만, 좋은 개원가 원장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새로 시작하는 이 시점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미래를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신장학회에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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