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een Nephrology [24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06-03 09:59:03

The Recommendations for Sustainable Kidney care 발표를 준비하며

고강지 / 고려대학교구로병원 신장내과

회원분들께 여러 차례 공지가 되어 잘 아시리라 생각되지만 KSN에서는 금번 2024 APCN을 준비하는 데 있어 Green Nephrology라는 기치 아래 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 환경조건의 악화는 콩팥질환의 악화, 신기능의 감소와 연관이 되어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는데, 역설적으로 콩팥병 환자를 관리하는 여러 치료 과정, 특히 투석 치료에서 사용되는 자원과 부산물은 환경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그림 1, Ref 1). 

(그림 1) 환경조건의 악화

이에 대해 세계적으로도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한신장학회의 회원들은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합니다. 또한, 환경친화적인 방법으로 치료가 진행되도록 방안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동참하여 나아가야만 신장병의 치료가 환경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sustainable kidney care의 가치를 새롭게 하고 동참하도록 하는데 학회가 앞장서는 의미에서 Green Nephrology라는 모토로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오래전부터 의료행위에서 발생하는 carbon footprint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어, 관심이 있으신 회원분들께서는 논문을 통해 내용을 접하셨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관련 내용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드리면, 2008년도 영국에서는 National Health service(NHS) England carbon emissions carbon footprinting report가 발간되었습니다.

이전 2004년도에 발간된 리포트에서 health care sector가 차지하는 carbon footprint의 양이 18.61 MtCO2로 추정하였는데 이는 전체 공공분야의 25%에 해당합니다.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당시 상황에서 최소 25% 이상 감축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관련 방안의 마련 필요성을 재환기하였습니다. 

신장학 분야에서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여러 논의와 연구가 진행되었습니다. 2010년도 영국에서 발표된 review 논문에서는 투석 환자 치료에서 노력할 점들을 정리한 것을 발표하였고, 2011년에는 pilot study 수준이기는 하지만 실제 임상 상황에서 혈액투석 치료 방법에 따라 carbon footprint 발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시되어, 차후 치료 방법 선택에 있어 이러한 환경 부담 측면에 대해서도 고려가 필요하다는 점을 밝힌 논문이 발간되었습니다.

영국과 교류가 활발한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이러한 노력을 지속해서 이어가려는 움직임이 이후 지속되었고, 특히 섬나라에서의 수자원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된다는 점에서 혈액투석 치료에 있어서 수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여러 방법에 대한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다는 점이 부각되었습니다. 수자원 보존을 위해 가장 먼저 고찰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된 것은 “reject water”의 활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회원분들이 주지하고 계실지 모르지만 개인적으로는 “reject water”라는 개념을 이번 논문 리뷰를 통해 알게 되어, 회원분들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갖길 요청 드려 봅니다.

Reject water는 혈액투석실의 정수실에서 Reverse Osmosis(RO)를 통해 최종 Pure water를 생산하는 과정에 있어 RO membrane의 압력을 높이지 않기 위해 30-50% 정도의 물이 정수 시스템을 통과하지 않고 우회되는 과정에 들어가는 물을 의미합니다. Reject water를 다시 시스템 안으로 넣어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이중으로 된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고 압력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하는 여러 문제가 있습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투석실에서 Reject water는 배수관을 통해 버려져 오수와 같이 처리되고 있습니다.

Reject water와 일반 수돗물의 성분을 비교했을 때, 전해질 함량이 일부 증가되어 있기는 하지만 세균량 등 물의 오염도에 있어서는 전혀 차이가 없는 상태이므로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집수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외국에서는 이를 화장실이나 청소용으로 활용한 의료기관의 예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또한, 건물의 조경 연못 및 화단이나 농업용수로도 활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외에 RO membrane의 비용 때문에 상당히 높은 비율의 Reject water를 만들고 있는 현 시스템을 개선해서 물 자원의 효용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향의 논의도 고려가 필요할 것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dialysate flow를 fixed flow로 시행하지 않고 체격 및 요독 수치 정도에 따라 현재보다 낮춘(ex) 500->400ml/min) 투석을 시행하여도 투석 효율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특히 고령에서 체구가 작은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는 국내 혈액투석 환자 관리에 있어 이러한 문제가 고려되고 검증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러한 여러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신장학회(ANZSN)에서는 2022년 혈액투석실의 설비에 있어 환경을 고려한 관리 필요성 및 주요 방법을 정리한 “Environmentally Sustainable Design (ESD) Guidelines for Kidney care Facilities”라는 진료지침을 발간하였습니다. 가이드라인에서는 혈액투석실에서 사용되고 관리되어야 할 자원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1) Energy, 2) Water, 3) Waste가 그 3개 항목이 되겠습니다.

내용을 보면 치료 자체의 접근에서 변화가 필요한 것도 있지만 저희가 흔히 시행하는 여러 에너지 절약의 기본 전략을 치료 환경에서도 충실히 적용하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즉, 사용하지 않는 전동을 소등하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구의 사용, 여러 전자기기의 구매에 있어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들을 차용하고, 센서나 전체 관리 스위치를 이용해서 사용하지 않는 시간과 공간에서 무심코 버려지는 에너지 자원을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혈액투석실의 경우 1주에 3회 이상 환자의 방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환자와 의료진의 대중교통 이용 노력에 대한 캠페인을 시행하고, 물 자원을 절약할 수 있는 수도꼭지의 활용 등도 저희가 많은 관심을 기울이지 못하던 점들입니다. 시설을 마련할 때 냉난방 에너지를 줄이기 위한 단열공정 등도 비용이 들지만 장기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중요한 사항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모든 것이 의료폐기물로 처리되고 있는 현실에서 여러 포장재나 재활용이 가능한 치료 기구들에 대해서 환경친화적인 재료를 활용하는 회사의 노력과, 배출 시 분리수거 등으로 재활용할 방법을 고안하고 제도화하여 최대한 재활용하려는 의료관계자의 노력이 최대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단지 영국과 호주-뉴질랜드의 경우뿐 아니라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에서 모두 투석 치료를 포함한 신장병 환자 치료에 있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여러 관심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신장학회에서도 APCN으로 이루어지는 이번 봄 학회에서 회원 분들의 관심과 차후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하시는데 참고가 되실 수 있도록 Sustainable Kidney Care(SKC)를 위한 Recommendation을 준비하여 발표하고자 합니다.

처음부터 모든 치료 과정을 아우를 수는 없기에 투석 치료에 대한 내용에 대해 권고안을 마련하고자 하였습니다. 이를 위해 2023년 10월 투석치료에 관련된 연구회에서 추천해 주신 분들을 위원으로 모시고 SKC위원회를 발족하였고, 기존의 논문 결과와 위원회 위원들 간의 토의를 거쳐 혈액투석, 복막투석 그리고 지속적 신대체요법에서 에너지 관리 및 부산물 감소를 통한 환경친화적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 고민할 주요 사항에 대해 정리하고, 고려해 주실 수 있는 사항들에 대해 정리한 권고안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에너지, 물, 폐기물 및 이를 모두 아우르는 탄소발자국에 대한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준비기간이 길지 않고, 관련 사항에 대한 한국 치료 환경에서의 데이터가 부족한 상황에서 만든 이번 권고안 자체가 완성형이지는 않지만, 지속 가능한 치료로 나아가는 첫 발걸음을 떼었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024 APCN에서 6월 13일 목요일 Auditorium에서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는 Green Nephrology Session이 준비되어 있으니 많이 참석하셔서 내용을 공유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Green Nephrology session에는 오스트레일리아-호주 진료지침을 만드는데 주축이 되신 Sharon Ford 교수님도 참석하셔서 ANZSN의 경험도 공유해주실 예정이어서 알찬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많은 분들을 Auditorium에서 뵙고 차후 방향성에 대한 여러 충고와 조언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SKC위원회를 만들고 활동하는 데 지원해 주신 임춘수 이사장님과 이정표 APCN 위원장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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