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신장학회 소개 [24년 겨울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12-05 11:32:57
김예니 /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대한신장학회에서는 다양한 국제 활동을 통해 학회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여러 세계 신장학회와 협력 관계를 맺고, 학술대회 활성화, 해외 참가자 지원 제도, 공동 연구 지원 등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학회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이번 소식지에서는 대한신장학회와 활발히 교류 중인 유럽 신장학회(European Renal Association, ERA)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ERA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신장학 학회 중 하나로, 19,000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ERA는 임상신장학, 투석, 신장 이식 분야에서 기초 및 임상 연구를 지원하여 신장 질환의 부담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RA는 유럽 각지를 돌아가며 연례 학술대회와 e-세미나를 개최하며, 펠로우십 프로그램 및 지속적인 의학 교육(CME) 과정을 지원합니다. 또한, 유럽에서 가장 권위 있는 신장학 학술지인 “Nephrology Dialysis Transplantation(NDT)”과 “Clinical Kidney Journal(CKJ)”이라는 두 개의 주요 학술지를 매월 발행하여 신장학 연구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NDT는 기초과학 및 임상신장학을 다루고, CKJ는 주로 임상 및 중개 신장학 분야를 다루는 오픈 액세스 저널입니다.
ERA는 2023년에 60주년을 맞이하였으며,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 Dr. Stanley Shaldon, Dr. William Drukker, Dr. David Kerr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당시 신장 이식을 제외하고 만성신부전 환자를 위한 효과적인 치료법이 부족했던 시기에 이들은 투석 치료 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해 협회를 창설하였습니다. 유럽 전역의 신장학자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신장학의 미래가 단순한 학문적 관심과 동물 연구를 넘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치료의 기술적 측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학회 설립 배경을 잠시 살펴보면, 1963년 9월 2일, Royal Free 병원에서 Dr. Shaldon이 주최한 급성 신부전 국제 심포지엄에서 Dr. Kerr가 유럽 전역의 신장학자들이 모이는 연례 투석 심포지엄을 개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은 당시 Dr. Drukker의 생각과 일치했으며, 그 결과 세 사람은 ‘서유럽 투석 협회(West European Dialysis Association, WEDA)’라는 이름으로 협회를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이 협회는 네덜란드, 서독, 영국, 벨기에, 스칸디나비아를 포함했으나, 당시 프랑스는 정치적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ERA의 창립 멤버들은 이식보다 투석에 더 관심을 두었으나, 일부 국가에서는 신장 이식에도 관심이 있었습니다. 결국, 투석과 이식의 결합이 환자의 장기적인 생존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1981년에는 학회의 이름을 ‘유럽 투석 이식 학회(European Dialysis Transplantation Association, EDTA)’로 변경하고, 영어와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이중 언어 학회로 운영하였습니다. 첫 번째 EDTA 학회는 큰 성공을 거두었으며, 이후 ERA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신장학 학회로 자리잡았습니다.
2021년, 회장 Christoph Wanner 하에 학회는 이름을 EDTA에서 ERA로 다시 한 번 변경하였습니다. 2020년까지 연례 학술대회는 약 7,000명의 대표자들이 참석하는 대면 회의로만 진행되었으나, COVID-19 팬데믹에 대응해 대면과 온라인 형식을 병행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ERA는 또한 ‘ERA 레지스트리’를 운영하며 유럽 및 지중해 연안 국가의 각 지역 레지스트리를 통해 신대체 요법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 데이터는 연례 ERA 학술대회에서 발표되며, 관련 저널과 ERA 웹사이트를 통해 배포됩니다. ERA 레지스트리는 회원국 간 질병 패턴과 치료 방법을 비교하고, 치료 결과를 연구하며, 회원국 내 신대체 요법의 인구학적 및 역학적 특성을 구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한신장학회와 ERA의 협력 관계는 2020년을 기점으로 더욱 공식화되었습니다. KSN과 ERA는 양측의 협력을 위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를 바탕으로 신장학 분야에서 활발한 학술 교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양 학회는 매년 젊은 신장학자들(young nephrologists)을 초청하여 서로의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와 강연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교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교류는 양 학회의 연구자들에게 최신 연구 및 임상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제공하며, 젊은 연구자들에게는 국제적인 학문적 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습니다.
ERA와 KSN의 협력 관계는 신장 질환 연구와 치료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양 학회 간의 교류가 더욱 확대되고 발전해 신장 질환 연구와 치료에 중요한 성과를 이루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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