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이나리아내과의원 개원 [23년 여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3-06-01 13:37:11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정도(正道)의 진료

이나리아 / 양정이나리아내과의원 원장

안녕하세요? 저는 2022년 12월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양정동에서 ‘양정이나리아내과의원’을 개원한 이나리아입니다. 부산의 중심지인 부산진구에서 내과 진료와 함께 인공신장실을 부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원 4개월 차밖에 되지 않아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지만, 매일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진료하며 성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저는 부산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산대학교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신장내과 전임의사를 수료 후 부산 지역 종합 병원에서 봉직의로 지냈습니다. 봉직 생활에 잘 적응하여 안정적으로 지내고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제 소신대로 운영하는 저만의 병원과 인공신장실을 만들어 진료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개원이란 쉬운 일이 아님을 익히 들어왔기에 막연한 마음만 품고서 지내다 2021년 본격적으로 개원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양정이나리아내과의원 내부

먼저 저는 개원 위치를 정하기 위해 부산 시내 여러 지역과 부산 외곽지역까지 꽤 오랜 시간 동안 살펴보고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교통, 주차, 건물 위치, 면적 등 여러 가지를 염두에 두고 고심하다 현재의 위치를 정하게 되었는데 긴 시간 공을 들였는데도 제 자리가 없는 듯하여 실망하고 개원을 접으려던 차에 우연히 지금 장소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준비 과정이 수월하지는 않았습니다. 까다로운 건물주를 만난 덕에 유난히도 길고 어려웠던 건물 임대 계약 과정이 있었고 어렵게 임대 계약이 마무리된 후에는 쉴 틈 없이 인테리어 업체 선정, 투석 기계 계약, 심전도, 엑스레이, 초음파, 소독기 등의 의료 장비 구입, 투석 침대, 가구, 전자제품 등의 병원 내 물품들의 구입 결정이 연이어 따라왔습니다.

그 외에도 진료 전산 프로그램, 검사 수탁업체, 폐기물 업체를 정해야 했고 병원을 함께 꾸려갈 인력도 채용해야 했습니다. 병원 침구, 환자복, 의료 소모품, 의약품, 사무용품 등 세세한 항목들도 제 손을 거쳐 결정이 이루어졌습니다.

값비싼 물건을 연이어 구입하고 계약을 해야 하는데 뭐가 좋은 것인지 손해는 보지 않을지 판단하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업체에서 지금 계약해야 제일 혜택이 좋다던지, 다른 병원에서 이 물건을 대기하고 있다던지 하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었는데 그런 말에 휘둘리지 않고 최대한 정보를 얻으면서 천천히 고민해서 결정한 것들이 나중에도 후회가 없었습니다. 돌아보면 그때(?) 계약하지 않아서 손해를 본 일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개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는 어쩔 수 없이 남의 건물에 제 돈을 들여서 장애인 시설을 설치하고도 허가를 제때 받지 못해 개원이 미뤄져서 속앓이를 크게 했을 때는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가 들기도 했습니다. 

여러 우여곡절 끝에 2022년 12월 160평 규모의 공간에 일반 외래 진료실과 투석기 26대를 갖춘 인공신장실을 개원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개설 허가를 받은 첫날에 병원 근처가 연고지라 투석 치료를 위해 찾아오신 환자분이 있어 저희 의원 첫 번째 투석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비롯한 병원 직원 모두가 정말로 기뻐했던 순간이었습니다.

인공신장실 전경

인공신장실은 환자들이 일주일에 반을 보내는 공간이고 그 진료 공간에서 업무를 하는 의료진들도 그 환자들을 진료하기 위해 긴 시간 동안 업무 공간으로서 지내게 됩니다. 환자들이 제2의 집처럼 긴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최대한 안락하고 안정감 있는 곳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이전부터 있었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의료진들에게도 넓고 쾌적한 업무 공간이 허락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컸었습니다.

그래서 병원 공간을 설계할 때도 인공신장실을 가장 채광과 통풍이 좋은 위치에 배치하고 최대한 넓은 침상 간격으로 침대를 배치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 누워서 몇 시간 동안 투석 받는 환자들을 위해 눈부심이 없는 천장 조명을 선택했고 와이드 개인 모니터와 포근한 침구도 세팅했습니다.

근무하는 의료진들도 업무나 처치 시간에 활동하기 편리하도록 간호사 스테이션, 처치실 등을 넓게 꾸몄고 직원 휴게실과 탈의실 등도 공간이 허락되는 한도에서 최대로 배치했습니다. 개원 후 진료받는 환자분들과 근무 직원들이 병원 공간에 대해 칭찬을 해주시고 만족감을 표시해 주실 때 부족하나마 제 바람이 그런대로 반영된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합니다.

양정이나리아내과의원 의료진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서 좋은 시설과 공간도 중요하지만, 의료진의 진료 수준과 환자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아마도 제일 중요할 것입니다. 환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정도(正道)의 진료,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다하는 최선의 진료를 하고자 늘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많은 환자들을 진료하고 그분들께 안정감과 믿음을 주는 평생 주치의가 되고 싶은 바람입니다. 

내과의원의 원장이 되고 가장 달라진 점은 ‘경영’을 해야 하는 저의 위치였습니다. 이전에는 그저 환자를 치료하는 것을 우선으로 집중하면 되었지만, 개원의가 되니 의원의 수익과 운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가장 크게 다가왔습니다. 경제적인 선택과 의사로서의 소신이 상충할 때 적정선을 찾아 잘해 나가는 것이 햇병아리 원장에겐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해보고자 합니다. 여러 선배들님이 앞서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신 신장내과 의사로서의 자부심과 긍지를 지키며 커갈 수 있도록 애쓰겠습니다.
 
개원 준비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많이들 예상하시겠지만, 막상 겪어보니, 예상치 못한 고비들이 더 자주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막함 가운데에서도 세상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셨던 여러 선생님들, 지인들, 가족들에게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분들의 따뜻한 도움과 조언 덕분에 어려움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응원과 기대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진료하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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