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RDS를 통해서 본 당뇨병콩팥병의 세계적 흐름 [22년 겨울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2-12-01 13:12:22
만성콩팥병의 경우 사망 위험이 질환이 없는 정상인에 비해 7.2배 높으며, 환자 1인당 진료비가 가장 높은 질환이기도 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만성콩팥병 환자는 2021년 27만 7,252명으로 2016년(18만 9,691명)보다 5년간 46%나 급증해 그 심각성은 점점 더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만성콩팥병에 대한 인지도와 진단율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대한신장학회에서는 2017년 기준 만성콩팥병 진료를 받은 환자는 전체 추정 환자의 4.4%(203,978명)에 불과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만성콩팥병과 말기콩팥병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은 당뇨병으로, 당뇨병으로 인한 유병률은 각각 42%, 49.8%에 이른다. 당뇨병 환자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보다 연평균 사구체여과율(eGFR) 수치가 약 2배 더 빠르게 감소하며, 당뇨병콩팥병 환자의 10년 콩팥 생존율은 40%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처럼 콩팥 질환과 당뇨병의 밀접한 관계성을 입증하는 많은 데이터들이 발표됐으며, 콩팥 질환과 당뇨병의 연계 관리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
국내 말기콩팥병 환자 증가세는 세계적으로도 심각한 수준으로 미국 신장데이터시스템(USRDS)의 2022년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0년 대비 2020년의 치료받는 말기콩팥병 환자 발생자의 연평균 증가가 인구 100만 명당 18.8명으로 태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을 뿐 아니라,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콩팥병 환자 발생 연 평균 증가수는 인구 100만명당 9.7명으로, 조사된 전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 1,2)
만성콩팥병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만성콩팥병 말기 이전 단계 진료비는 1인당 약 10만 원 수준이나 콩팥 대체 치료가 필요한 말기로 진행하면 3,000만 원까지 크게 증가하여 (그림 3), 국가적으로는 연간 약 2조 원의 총 진료비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만성콩팥병이 말기콩팥병으로 진행 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므로, 악화되기 이전에 적극적인 개입으로 병기가 진행되는 것을 막으려는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에서도 만성콩팥병의 이 같은 의학적, 사회 경제적인 부담을 해결하고자 2012년 9월 미국신장학회와 미국 식약처의 협약을 통하여 Kidney Health Initiative가 만들어졌고, 콩팥병과의 싸움에서 이겨낼 수 있는 여러 신무기(신약 등) 개발을 위해 여러 제약회사와 콩팥병 환우 및 여러 유관 의료 단체들과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또한, 2019년 7월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국민을 위한 신장 건강 개선(Advancing American Kidney Health)를 위한 행정명령’을 공포하며 ‘더 나은 치료와 진단을 통해 콩팥병의 진행을 예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장기 국가 계획을 발표하였고, 주요 내용으로는 1) 2030년까지 미국 말기콩팥병 환자 25% 감소, 2) 2025년까지 신규 만성콩팥병 환자의 80%는 집에서 투석이나 이식을 받도록 보장, 3) 2030년까지 이식 가능한 콩팥 수를 2배로 확대 등 다소 파격적인 목표를 포함하고 있다.
2022년 5월 새롭게 출범한 대한신장학회 임춘수 이사장을 비롯한 전 임원진들은 만성콩팥병의 주요 원인 질환인 당뇨병의 발생률 및 이로 인한 말기콩팥병 발생률의 가파른 상승세, 말기콩팥병의 사회 경제적인 부담을 이겨내고 대한신장학회의 주요 미션 중에 하나인 “정책개발을 통한 최적의 의료 환경 조성”을 수행하기 위해 한국형 “Kidney Health Initiative(KHI)”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으며, 이를 위한 TFT 팀장에 경북의대 박선희 교수를 임명하고 내년 KSN 2023 Annual Meeting에서 출범을 목표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또한, 우리의 주적인 당뇨병콩팥병의 현재 상황을 정확히 알기 위하여, 등록위원회 및 당뇨병콩팥병 연구회를 중심으로 기획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진료지침위원회를 중심으로 우리의 가이드라인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무기(신약)을 적기에 쓸 수 있도록 관련 제약회사 및 식약처, 심평원 등 관련 당국과도 논의를 시작하였다.
이외에도 콩팥병의 성공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일차 의료를 담당하는 의료인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판단하에 50명의 전문가를 양성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만성콩팥병은 적극적인 치료개입으로 말기콩팥병으로 진행하는 것을 늦추는 것이 사망 위험, 환자의 삶의 질, 보건 의료 비용 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므로 국가적 차원의 예산 지원과 입법을 통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입법 행정부와 이루어 한국형 KHI를 정착시키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큰 정책의 성공을 위해서는 최고의 전문가이신 대한신장학회 회원분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꼭 필요하므로 향후 진행되는 모든 사업과 결과물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봐 주시고 진심 어린 조언을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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