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수내과의원 [23년 겨울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3-12-04 10:22:12
김철수 / 김철수내과의원 원장
저는 22년 7월 경기도 시흥에서 김철수내과의원을 개원하여 투석혈관시술실, 인공신장실, 내과 외래진료실을 운영 중인 김철수입니다. KSN 소식지 개원가 소식에 저의 이야기를 전해드릴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김철수내과의원은 2022년 7월 수도권 처음으로 신장내과의사가 인공신장실과 투석혈관시술실을 함께 운영하는 의원입니다. 대한신장학회 산하 중재신장학연구회를 중심으로 신장내과의사들이 점차 시술의 저변을 넓혀나가고 있습니다. 저도 개원의이지만 투석혈관시술을 직접 시행하는 중재신장의사로서 중재신장학연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김철수내과는 본원 및 시흥, 안산 지역의 혈액투석 환자분들께 중재신장학회에서 강조하는 임상지표(clinical indicator)가 동반된 꼭 필요한 시술만을 정확하게 제공하고, 불필요한 시술(pre-emptive intervention)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신장내과 지원의 동기: 중재신장학
저는 내과 전공의 3년 차 때, 4개월 동안 심장내과 심혈관시술실에서 CAG 및 EP, catheter ablation 등의 시술 어시스트를 담당했습니다. 그때 인터벤션(Intervention)에 흥미가 생겼고 공중보건의 3년을 마친 뒤 투석혈관 시술을 배울 수 있는 한림대 성심병원에 대한 정보를 접하여, 전임의 과정을 지원했습니다.
2019년 한림대 성심병원에서 신장내과 전임의 기간 신장내과의 전반적인 내용과 더불어 혈관통로와 관련된 시술(PTA, Thrombectomy, Perm catheter 삽입 및 제거 등)에 대한 수련을 받았고 이후 2020~2022년 4월까지 경기도 시흥 두 곳의 2차병원에서 봉직의 생활을 했습니다. 투석혈관 시술을 하지 않던 병원에서 투석혈관 시술을 할 수 있도록 병원을 설득하여 고가의 혈관 촬영 장비인 C-arm을 구비했고, Balloon catheter, wire, introducer 등 여러 시술관련 물품들을 준비하고, 시술을 도와줄 인력을 충원하는 등 시술 환경을 세팅해 볼 수 있는 경험을 두 차례나 쌓을 수 있었습니다.
개원은 경험 해본적이 없는 새로운 분야
봉직 생활 동안 급하게 개원하려는 마음을 갖지는 않았습니다. 응급실을 통해서 입원하여 Perm. catheter를 직접 삽입하고 응급혈액투석을 진행하거나, 중환자실로 입원시켜 CRRT를 시행하는 응급환자 또는 중환자 진료에서부터, 주 3회 유지혈액투석 환자, 각종 내과 질환 입원환자, 내과 외래 환자 등 다양한 진료를 하는 것이 보람도 있었고 진료 자체의 재미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약 2년 동안 시흥에서 봉직의 생활을 하면서 환자들보다 병원이 부족한 위치(입지)가 자연스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몇달 간 깊은 고민 끝에 평생 봉직을 지속할 것이 아니라면 좀 더 빨리 개원을 해보는 것이 나쁘지 않겠다는 결론에 도달하여 개원을 진행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개원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지 선정에서부터, 상가 선정 및 계약, 인테리어 업체 선정, 각종 고가의 의료기기(투석기계 업체, 초음파기계, 투석혈관 시술용 C-arm 등) 선정 및 계약, 인공신장실 및 외래, 시술 관련 인력구성, 각종 인허가 및 신고 등 이전에 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업무를 처리해야 했는데 어느 하나 까다롭지 않은 일이 없었습니다. 다행히 긍정적인 편이라 이런 일들이 쉽지는 않았지만, 하나씩 진행하고 해결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용기를 갖고 무료차량 운행을 하지 않다
개원 준비 및 의원 운영 중에서 가장 고민이 컸던 부분 중 하나는 무료차량 운행 여부였습니다. 시흥 지역에서 인공신장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 대부분이 무료 차량을 운행하고 있었고, 봉직의로 근무할 당시에는 병원에서 운영하는 무료 차량에 대해서 깊이 생각을 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병원장으로서 차량 운행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여러 선후배 신장내과 선생님들께 의견을 여쭤보니, 대부분의 선생님께서 차량 운행을 하지 않으면 의원 운영이 어렵지 않겠냐는 조언을 주셨습니다. 환자유인의 불법적인 요소가 있는 차량 운행을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생업이 걸려있는 문제라 쉽사리 선택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고민 끝에 일단 환자분들께 무료 교통편을 제공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하에 차량 운행 없이 개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중 개원 약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인공신장실 차량 운행과 관련한 민원이 발생하였고, 이와 관련하여 시흥 소재 인공신장실 의료기관장, 시흥시 보건소, 시흥시의사회와 몇 차례 모임이 있었습니다. 차량 운행이 민감한 주제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당시 대한신장학회 박승호 윤리이사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셔서 잘 해결해 나갈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환자분들께서 여러 방법을 통해 많이 찾아주셨고, 지금까지 차량 운행 없이 진료하고 있습니다.
개원은 여러 선생님의 도움의 결과
돌이켜보면 개원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개원 준비 과정에서 ‘개원 선배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개원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많은 조언을 아낌없이 해주신 다대안심내과 이원형 원장님, 맑은수내과 좌정민 원장님, 이신내과 이진호 원장님, 비슷한 시기에 투석혈관시술실을 포함한 동일한 형태의 개원 준비를 하면서 도움을 주고받은 여상목내과 여상목 원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리고 신장내과의사로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투석혈관 시술을 할 수 있는 중재신장의사로 길러 주신 한림대학교 김성균교수님, 송영림교수님, 이형석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선생님 중 개원에 대한 고민이나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연락주시면 조언을 드릴 수 있게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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