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팥팥내과의원 개원 [24년 가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4-11-20 17:00:43

콩콩팥팥? 병원 이름이 왜 그래?

김경민 / 콩콩팥팥내과의원 원장


안녕하십니까! 저는 올해 2월까지 대전 을지대병원 신장내과에서 근무하고, 3월에 대전광역시 월평동 선사유적지 부근에 ‘콩콩팥팥내과의원’을 개원한 김경민입니다.

콩콩팥팥내과라는 이름으로

개원을 앞둔 모든 선생님들이 그렇듯, 의원 이름을 무엇으로 할지 저 역시 고민이 많았습니다. 개원하기로 마음을 먹기 이전부터 이름을 정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그런 선생님은 아주 극소수고 대부분 개원이 임박한 특정 시기에 짧고 깊은 고민을 하시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추천받기도 하고 검색도 하며 고심하던 무렵, ‘콩콩팥팥’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보던 중 불현듯 ‘이거다!’ 싶은 생각에 이름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콩팥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본래 속담의 의미가 만성질환을 관리하는 내과의 덕목에 부합한다고 판단되어 이름을 짓게 되었습니다. 

과장에서 교수, 다음 원장으로

저는 전임의를 마치고 2차 병원 신장내과 과장 자리에 취직하였습니다. 전임의가 끝나갈 무렵에는 존경하는 은사님처럼 스텝이 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기라성 같은 교수님과 뛰어난 동기들을 보면서 속으론 포기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력 끝에 좋은 기회를 만났고 덕분에 교수직으로 옮겨 올해 초까지 근무했습니다. 약 8년 동안 다양한 배움과 경험을 하며 충만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전국 단위의 다양한 연구 모임에 참여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과도 있었지만, 동시에 한계도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쯤 주변에서 의원을 운영하며 활동하시는 원장님들을 몇 분 보며 다양한 모델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개원을 한다고 하니 세 아이들과 와이프까지 모두 걱정하며 반대하였습니다. 큰 빚을 져야 한다는 점과 큰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중요한 시기에 변화를 겪어야 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장으로서 자신감(근자감) 있는 모습으로 꾸준히 대화를 나누다 보니 결국 응원의 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개원하면 달라지는 것들

아직 개원한 지 4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여러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부끄럽지만 대학에 있을 때는 혈액투석 환자들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개원하고 나니 하루에도 몇 번씩 투석실에 가게 됩니다. 투석 환자와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고, 간호사, 간호조무사와의 관계도 변화가 있습니다. 대학이나 종합병원에 있을 때는 의료정보팀, 원무팀, 홍보팀, 시설팀에서 해주던 일을 이제는 스스로 챙기고 결정해야 합니다. 얼마 전에는 장마로 폭우가 내렸는데, ‘다음 날 투석실에 정전이 되거나 수질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고 밤에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개원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개원 환경이 좋지 않고, 비용도 예상보다 훨씬 더 많이 드는 것 같습니다. 이미 시작한 입장에서는 예측 실패와 준비 부족의 결과를 감수하고 모든 것을 과정으로 받아들이려 합니다. 환자 한 분 한 분에게 노력을 기울이고, 좋은 팀을 꾸리고자 최선을 다한다면, 환자는 조금씩 늘어날 것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에 “차량 운행을 안 해주니 다니기 불편하다”면서, 차량 운행을 해주는 한방병원으로 가셨던 분이 계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돌아오셨습니다. 우리 병원이 환자가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도 생각했던 바와 원칙을 잘 지켜가고자 합니다.

콩 심은 데 콩 나는 신장학회 대전충청지회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려야 한다고 생각할 때 떠오르는 분들은 대전충청지회에 많이 계시는 것 같습니다. 대한신장학회 대전충청지회를 만드신 신영태 교수님은 여전히 현역에서 일하시며 지회 모임에도 개근하고 계시고, 제가 개원할 때도 여러모로 도움을 주셨습니다. 대전 성모병원, 대전 을지대병원, 천안 순천향대병원, 충남대병원, 충북대병원(가나다순) 신장내과 교수님들은 전공의때부터 뵈어온 스승님들입니다. 전문 과목뿐만 아니라 삶의 여러 부분을 어깨너머로 배우게 되는데 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개원 전에 흔쾌히 여러 조언을 주셨던 박경식 원장님, 강문수 부장님, 곽상혁 원장님, 방기태 원장님, 이상주 원장님, 장동석 원장님, 전재웅 원장님, 윤병국 원장님, 그리고 아인내과 김선미 원장님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콩콩팥팥내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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