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을 소개합니다] 천안: 전국을 잇는 사통팔달의 도시 [22년 겨울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2-12-05 11:22:24
천안의 유래와 역사
천안(天安)은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도시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2022년 기준 인구 66만 명의 충청남도 최대 도시이다. 천안은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이 지나가는 수도권과 남부권의 중간에 위치한 교통의 요지로 유명한데, 후삼국시대에는 이러한 교통의 요지로서의 위상이 더 높았다는 기록들이 남아있다. 천안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후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고려의 태조 왕건은 천안 지역을 두고 삼국의 중심지로 형세가 오룡이 구슬을 다투는 형세이니 이 지역에 큰 고을을 두면 백제가 스스로 항복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동도솔과 서도솔(천안의 이전 지명)를 통합하여 천안부로 격상하였다는 기록이 세종실록 지리지에 기술되어 있다. 당시 태조 왕건은 다섯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놓고 싸우는 오룡쟁주의 땅인 천안이 삼한의 통일 성업 소원을 이루어 낼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임을 간파하고, 이곳에 성을 쌓고 통일을 염원하였다. 하루속히 천하를 안정시켜 ‘하늘 아래 가장 편안한 곳’이 되길 바란다는 의미로 ‘천안’이라 이름 붙였다. 즉, 땅의 힘을 빌려 후삼국 통일을 바란 태조의 꿈이 오늘날 천안의 유래가 된 것이다.
천안의 삼거리 문화
천안은 충청남도의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동쪽은 충청북도 청원군·진천군, 서쪽은 충청남도 아산시, 남쪽은 충청남도 공주시·세종특별자치시, 북쪽은 경기도 평택시·안성시와 경계를 접하고 있다. 시가지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경부선이 지나며, 남서로는 장항선이 뻗쳐 있고 KTX 천안아산역이 천안과 아산의 경계에 세워져 있다. 서울특별시, 진천군, 아산시, 공주시, 평택시, 대전광역시 방향으로 교통로가 연결되어 있어 수도권 접근성이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로 수도권을 오가는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한 적이 있다면 천안이라는 지명과 위치에 익숙하리라 생각한다. 현대의 천안은 1990년대 이후 인구 및 경제가 급격히 성장 중인 충청남도 제1의 도시이자 첨단 산업과 교육 인프라가 다수 포진된 젊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교통의 요충지였던 천안을 대표하는 장소는 경기와 삼남을 연결하는 천안삼거리이다. 천안삼거리는 예로부터 북쪽으로는 서울, 남쪽으로는 경상도인 대구ㆍ경주 방향과 서쪽으로는 전라도인 논산ㆍ광주ㆍ목포 방향으로 가는 길이 나뉘는 삼남 대로의 분기점으로 알려진 곳이다. 이곳은 1970년대에 들어 20만 제곱미터 넓이의 공원으로 조성되었는데, 여기가 바로 천안삼거리 공원이다. 비록 옛날의 조선시대 삼거리의 모습은 남아있지 않지만 삼거리 전설을 간직한 능수버들이 가로수로 심어져 있고, 조선 시대 화축관의 문루이던 영남루가 서 있는 호숫가는 산책하기에 좋은 명소이다. 천안삼거리 공원 근처에는 유명 프로그램인 알쓸신잡에 소개된 천안박물관이 있어 천안의 역사와 교통을 이해하고 전통 가옥 체험 및 어린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천안을 대표하는 먹거리, 병천 순대
천안 지역의 먹거리로는 병천 순대를 빼놓을 수 없다. 병천은 우리말로 아우내라고 부르며 유관순 열사의 고향이자 만세 운동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두 물이 합쳐진다는 의미의 병천에는 예로부터 전국의 상인들이 모여 오일장이 형성되었다고 하며 아우내장은 조선시대부터 내려온 오래된 상권이었다. 병천 순대의 역사는 한국전쟁 이후인 1960년대로 알려져 있다. 새롭게 서양식 햄 공장이 들어서면서 돼지 부산물이 많이 나오게 되었고 오일장에 돼지 내장에 각종 채소와 선지를 넣어서 순대를 만들어 내놓으면서 병천 순대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병천 순대는 돼지의 창자 중 작은창자를 사용하며 잡내가 상대적으로 적다. 선지와 양배추, 양파, 피망, 파, 마늘, 생강 등 다양한 속재료를 넣는데, 수도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당면 순대에 비해 당면이 없거나 매우 적은 비율로 들어가는 것도 병천 순대 하면 쉽게 떠오르는 특징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원조 병천 순대를 먹어 보기 위해 병천 순대거리를 찾아오고 있으며 전국 곳곳에 병천 순대를 간판에 표시한 순대 전문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현재 병천에만 20곳이 넘는 순대집이 있는데, 이 중 소위 ‘병천 순대 3대장’이라는 곳을 중심으로 많은 식객이 원조 병천 순대를 맛보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충남집, 청화집, 박순자아우내순대 같이 역사가 오랜 곳에 많은 손님이 몰리며 이 중 깔끔한 맛으로는 박순자아우내순대가, 구수한 맛으로는 충남집이 유명하다. 청화집은 주차도 힘들고 장소도 협소하지만 1968년부터 현재와 같은 장소에서 4대째 운영하고 있는 순대집으로 가장 역사가 길며 식사 시간마다 긴 대기줄을 자랑하는 지역 명소이다. 또한 병천에는 앞서 말한 오일장이 매 1일, 6일에 열리고 있으며 장터에서는 다양한 식품과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날이 맞는 날 방문한다면 신선한 경험이 될 것이다. 그리고 병천 순대거리와 가까운 곳에 유관순 열사의 사적지와 생가가 있어 만세 운동이 있었던 아우내 장터와 함께 3.1 운동의 숨결을 가깝게 느낄 수 있는 명소들이 줄지어 있다.
민족 정기를 품은 독립기념관
천안에서 가장 유명한 수학여행지를 꼽으라면 천안에 있는 독립기념관일 것이다. 천안 독립기념관은 1982년에 있었던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사건이 있은 후 이에 맞서 국민 성금 모금 운동을 통해 1987년 8월 15일 광복절에 개관한 독립운동 기념관이다. 독립기념관 입구에 들어오면 익숙한 겨레의 탑이 우뚝 서서 방문객을 맞이하고, 뒤로는 겨레의 뿌리, 겨레의 시련, 나라 지키기, 겨레의 함성, 나라 되찾기, 새 나라 세우기, 함께하는 독립 운동관 등 총 7곳의 전시관과 본관인 겨레의 집이 있다. 독립기념관의 7개 전시관은 2010년 경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통해 전시품 외에도 영상, 모형, 체험 등을 통해 친숙하고 생생한 독립운동 역사를 알려주는 전시 및 체험관으로 개편되었다.
독립기념관 주변에는 백련못을 기점으로 시작되는 단풍나무 숲길이 있어 여름에도 시원한 자연을 경험할 수 있고 숲길 근처에는 예약제로 운영되는 100여 사이트 규모의 캠핑장이 있다. 자녀와 함께 여행할 경우 태극 열차, 영유아 놀이터와 전용 쉼터, 어린이 전용 독립운동 체험을 할 수 있는 함께하는 독립운동 체험관 등 남녀노소를 아우르는 다양한 편의 시설과 체험 프로그램이 있어 딱딱하고 지루한 느낌의 기념관이 아닌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종합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독립기념관 외곽에는 1995년 광복 50주년에 철거한 조선총독부 건물의 철거 부재를 활용한 전시 공원이 있다. 넓은 공간에 5m 가량 낮은 바닥을 만들고 가장 낮은 위치에 첨탑을 반 매장하였으며 겨레의 집 서쪽에 배치하여 일제 식민통치의 몰락과 청산의 의미를 담았다. 독립기념관에는 이외에도 광개토대왕릉비, 통일의 길, C-47 수송기 전시장 등 다양한 야외전시가 마련돼 있다. 독립기념관 공식 홈페이지에서 관광 코스들과 예상 소요 시간을 안내할 정도로 부지가 넓고 기념관이 방대하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하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천안에는 이외에도 남북통일을 염원하며 지어진 대사찰인 태조산 각원사,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천안 종합휴양 관광지(천안 대명리조트 근교), “꽃송이가” 가요 노래에 나오는 단대 호수로 알려진(단국대학교와 붙어 있어 단대 호수로도 불리는) 야경이 아름다운 천호지 등 다양한 명소와 아름다운 관광지들이 있어 수도권이나 충청권에 있다면 주말 근교 여행으로 고려해 볼만하다. 특히 앞서 언급한 천안삼거리 공원, 병천 순대거리, 유관순 열사 사적지와 독립기념관은 서로 멀지 않은 위치에 있어 다양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당일치기 여행 코스로도 적합하다. 고속도로나 철도의 분기점으로만 천안을 생각했다면 이번에는 지나가는 기착지가 아닌 목적지로 삼아 여행을 와보는 것이 어떨지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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