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진 교수 / 경북대학교 병원 병리과 진료교수
전유현 전임의 / 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임상교수
김용진 교수는 대구가톨릭의대, 영남의대, 경북의대 병리학 교수를 역임하였다. 신장병리학을 전공하면서 의학 교육과 함께, 학교와 병원 보직을 두루 수행하였으며, 현재까지도 IRB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맡은 분야마다 깊이 공부하는 자세는 그를 여러 분야의 전문가로 만들었다. 신장병리에 대한 탁월한 지식, 풍부한 경험과 함께 임상 의사와 긴밀하게 교류하는 자세는 많은 신장 전문의사의 존경과 신뢰를 받고 있다.
"안녕하세요. 경북대학교병원 신장내과 전임의 전유현입니다. 신장 질환의 진단에 있어서 가장 직접적이면서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신장 조직의 병리 소견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게 신장내과 의사는 병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신장병리에 대한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환자 진료에 있어 항상 큰 도움을 받고 있는 신장병리 교수님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김용진 교수님께서는 퇴임 후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신장병리 소견을 봐주시며 임상과 가까이 계십니다."

Q1. 전유현 전임의
안녕하세요, 교수님. 은퇴 후에도 현재까지 계속 대학병원에서 이전과 다르지 않은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 지치지 않고 열정적으로 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A1. 김용진 교수
은퇴 후에도 내가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배려해 준 병원 측과 동료 후배들에게 고맙게 생각합니다. 고마운 마음으로 일을 하니 즐겁게 일을 할 수 있고, 그런 모습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열정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군요.
Q2. 전유현 전임의
병리학 분야 이외에도 의학교육과 의료인문학 분야는 물론 특히 IRB 분야에서 저명인사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분야들을 섭렵하시게 되었는지요?
A2. 김용진 교수
처음부터 계획을 해서 진행된 일은 아니고요. 교수직을 하다 보면 학교나 병원에서 보직을 맡게 되게 되고, 자기 전공분야가 아닌 교육이나 경영 분야 일을 하게 되지요. 저는 그때 마다 그 분야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전문가적 공부를 해 보고자 했지요. 지식을 가지게 되니까 일도 쉬워지고 즐겁게 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다 보니 다방면에 능력이 있는 것처럼 되었네요. 의학 교육은 오스트레일리아 New South Wales 대학의 School of Medical Education에서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었고, IRB도 미국 Western IRB에서 연수를 했었지요. 영남대 병원에 재직할 때는 피치 못하게 사무국장직을 맡을 수밖에 없게 되었어요. 병리 전공자가 병원 경영의 중요 분야에 참여한다는 것이 부담스러웠지요. 그래서 의료원장님께 부탁을 했지요. 보직을 맡기시려면 그 분야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했지요. 단기이지만 ‘병원경영자교육’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되었지요.

Q3. 전유현 전임의
전공의 시절부터 신장 병리 공부를 시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처음 신장 병리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거나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A3. 김용진 교수
79년 인턴을 하면서 큰 동기가 생기게 되었어요. 내과를 돌 때 신장내과를 전공하시는 ‘이시래’ 교수님(작고)의 신장 조직검사를 보조하면서 생긴 일이었어요. 그 분은 81년 지방에서는 처음으로 신장이식을 성공시킨 분이고 카리스마가 대단하셨지요. 조직검사 기구와 환자 자료를 챙기고, 조직이 채취되고 난 후 생검 바늘을 꽂았던 환자의 등 쪽을 샌드백으로 1시간 정도 누르고 있는 일이 인턴 일이었지요. 그렇게 누르고 있는데, 환자와 대화를 나누던 교수님이 그냥 지나가는 질문으로 ‘닥터 김은 앞으로 무슨 과 하려는가?’ 라고 하시고 ‘병리과’ 당시는 ‘해부병리과’를 할 예정이라고 말씀드렸지요. 그랬더니 갑자기 옆에 있던 전공의선생에게 샌드백을 대신 누르라고 하시고는 자기 연구실로 나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신장조직검사한 리포트를 보여주시고는 불만을 표하셨습니다. 자기가 전공할 ‘병리과’가 욕 먹는 게 싫었지요. 그 뒤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이시래 교수님과 소아과 구자훈 교수님의 성원으로 열심히 하게 되었지요. 81년 제1회 신장학회에 가서 논문발표도 하였습니다. 그때가 2년 차 가을이었습니다. 지금도 그때 장면이 선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분야여서 회원도 많지 않아 정말 오붓한 분위기였습니다.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았습니다.

Q4. 전유현 전임의
임상과와 병리과가 주기적으로 신장병리 컨퍼런스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조직 변화에 대한 설명 이외에도 환자의 치료에 대해서도 조언을 많이 해주고 계십니다. 이런 임상지식을 병리의사로서 어떻게 습득하게 되셨는지 신기합니다.
A4. 김용진 교수
신장 의사들과의 잦은 교류를 통해서이지요. 초창기 김용림(경북의대 교수)와 김현철(전 계명의대 교수) 선생님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지요. 신장이식에 대해서는 부산의 봉생병원 팀에게서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김중경, 신용훈 두 선생님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신장학회, 이식학회 등에 꼭 참석해서 공부하다 보니 폭이 넓어진 것 같네요.
Q5. 전유현 전임의
우리 병원 이외에 다른 병원에서도 의뢰를 많이 받으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비결이 무엇입니까?
A5. 김용진 교수
우선은 신장 병리를 하는 분이 잘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일찍 시작했기 때문에 미리 형성된 라포가 지속되는 것 같네요. 비결(?)이라고 한다면 임상의사와 병리리포트 이외에도 조직소견 혹은 환자 상황에 대해서 편하게, 자주 정보를 교환하는 소통하는 자세인 것 같습니다.
Q6. 전유현 전임의
신장 병리 의사 수련 과정을 돌이켜보았을 때, 가장 중요하고 값진 시간이 있다면 언제일까요?
A6. 김용진 교수
미국 유학이었겠지요. 군의관 제대 후 포항 성모병원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습니다. 전공 공부를 위해서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2년 근무 후 미국 유학을 가게 되었지요. 집안과 아내의 이해가 큰 힘이 되었지요. UCLA Cohen 교수를 소개받은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분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의뢰받고 있었습니다. 제가 갔던 90년에 이미 연 1,000건 이상의 진단을 하고 있었습니다. 2년 동안 교과서에 있는 질환은 모두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지요. 지금은 은퇴를 하셨지만 그 기관의 명성은 지속되고 있어서 최근 방문해 보니 연간 3,000건 정도 되더라고요. 올해 같이 일하는 한만훈 교수가 그곳으로 연수를 가게 되어 인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94년에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교류하고 있는 신장병리 일본 최고 대가인 야마구치 선생님에게서 많은 지식을 얻게 되었지요. 지금도 이상한 증례에 대해서는 자문을 구하고 있지요. 또한 국내 신장병리연구회 회원들과 교류하면서 항상 자극을 받습니다.

Q7. 전유현 전임의
신장 병리는 질병의 범위도 넓고 다양할 것 같습니다. 교수님이 생각하시는 신장 병리만의 매력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7. 김용진 교수
조직 검사의 결과가 바로 치료에 적용되고, 반응이 좋고 나쁨에 대한 피드백도 금방 받을 수 있어서 다이나믹 한 것이 매력으로 생각합니다. 병리과의 주 역할인 암 진단의 경우와는 좀 다르죠. 따라서 환자 안녕에 직접 기여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보람을 느끼지요.
Q8. 전유현 전임의
저와 같은 젊은 신장 전문의에게 신장 병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비결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8. 김용진 교수
지금 다른 교수님들이 하시는 것처럼 회진 돌듯이 병리과를 한 번씩 들러서 슬라이드를 같이 보시지요. 환자 상황을 알면서 슬라이드를 보면 훨씬 와닿는다고 생각해요. 우리들도 더 많은 정보를 알게 되어서 좋고요. 잘 아시겠지만 꾸준히 그런 자세를 가진 원로 선생님들은 병리도 많이 아시잖아요?

Q9. 전유현 전임의
끝으로 신장 병리를 꿈꾸고 있을 젊은 병리과 선생님들께 조언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A9. 김용진 교수
신장 병리는 광학현미경 검사뿐만 아니라, 형광현미경, 전자현미경 등의 검사를 동시에 해야 하므로 일이 많아요. 더욱이 임상에 대한 이해까지 같이 가져야 하기 때문에 병리 중에도 기피하는 분야라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기여도가 높은 분야이기도 하지요.
무엇보다도 좋은 표본이 만들어져야 좋은 진단을 할 수 있습니다. 병리 기사분들과 열린 협조관계를 가져야 합니다. 또한 임상의사와 토론을 많이 하는 것이 전문가로 성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공부라는 것을 명심했으면 합니다.

글-안희정, 사진-박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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