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5일부터 9일까지 미국 Houston(휴스턴)에서 개최된 2025 ASN Kidney Week은 세계 각국의 신장내과 의사, 연구자, 정책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첫 국제 학회 참석이었을 뿐 아니라 처음으로 oral presentation(구연 발표)을 맡게 되어 더욱 특별하고, 다소 떨리는 마음으로 George R. Brown Convention Center(조지 R. 브라운 컨벤션 센터)를 찾았습니다.
Diversity, Innovation & Beyond
전 세계에서 모인 참석자들의 활기, 빽빽하게 채워진 포스터, 곳곳에서 이어지는 열띤 토론 소리로 가득한 학회장 내부는 그 자체로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기초 연구부터 임상, 병리, 유전체학, 디지털 헬스케어까지 이어지는 폭넓은 프로그램은 마치 신장의학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펼쳐 보이는 지도 같았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나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세션은 “Hot Topics in Lupus Nephritis”였습니다. 최신 면역치료와 biomarkers, 질환 평가 방식 변화 등 앞으로의 10년을 예고하는 내용들이 가득했습니다. 진료 현장에서 품게 되는 작은 궁금증들이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어떻게 명확한 답으로 발전하는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AI-assisted nephropathology, Glomerular Innovations, SGLT2 era 이후의 DKD(diabetic kidney disease) 관리 등 다학제적 접근을 강조한 여러 강의들은 신장의학이 정밀의학이라는 더 큰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실감하게 했습니다.
꼭 듣고 싶었지만 귀국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Xenotransplantation’ Plenary session은 여전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My First Ever Oral Presentation
이번 ASN은 저에게 처음으로 국제 학회에서 구연 발표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발표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느꼈던 떨림과 긴장감, Q&A session에서 흥미롭게 질문해 주시던 다양한 나라의 여러 선생님들까지 모두 잊지 못할 순간으로 남았습니다. 국내에서 시작된 작은 연구 주제가 국제 무대에서도 충분히 의미 있고 흥미로운 논의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저에게 큰 용기와 확신을 심어주었습니다.
특히, 발표 당일 아낌없는 응원과 심적 지지를 보내주셨던 이정은 교수님, 이경호 교수님 그리고 저희 1년차 전임의 선생님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Houston, Warmth & Unexpected Kindness
이번 학회 기간 동안 휴스턴이 보여준 따뜻함도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 Lyft(리프트)를 탔던 첫날, 기사님은 제가 학회 참석 예정인 의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미국 의료 시스템 이야기부터 휴스턴의 맛집, 반드시 피해야 할 거리들, 최근 휴스턴 내 여러 이슈들까지 쉴 새 없이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낯선 도시라고만 생각했던 곳이 금세 친근하게 느껴졌던 순간이었습니다.
Making New Connections
또한, 저희 병원 이경호 교수님의 Johns Hopkins post-doctorate 시절 친구, 지인분들과 함께한 저녁 식사 역시 이번 학회의 특별한 추억 중 하나입니다. 연구 이야기부터 사소한 일상 이야기까지 편안하게 나눌 수 있었고, 새로운 인연이 얼마나 큰 따뜻한 에너지를 만들어주는지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국제 학회가 단순히 지식을 얻는 자리를 넘어,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기대
작년 국내 학회에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며 그 자체만으로도 벅찬 마음을 느꼈는데, 올해는 국제 학회에서 직접 발표자로 서 있었다는 사실이 아직도 조금은 믿기지 않습니다. 전임의로서 흔들리기도 했던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이번 ASN 2025는 제게 “이 길을 왜 선택했는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에 다시 답을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귀한 기회를 허락해 주신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더 성장한 모습으로 다음 국제학회에서 다시 인사드릴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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