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ASN) Kidney Week 2024가 10월 23일(수)부터 10월 27일(일) 까지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첫 해외학회 참석이자 Top Trainee Poster 선정으로 구연 발표를 하게 되어 기대와 걱정을 함께 안고 출국을 준비했습니다.
Annual Meeting 시작 전날인 23일은 Early Program 참석자들이 아침 7시부터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로 모여들었습니다.

Pittsburgh 의대 John A. Kellum 교수님의 패혈증 유발 급성 신손상 치료에 대한 강의와 Emory의대 Michael J. Connor 교수님의 중환자 수액요법 강의가 특히 인상 깊었습니다. 최근 중환자실에서 보았던 급성신부전 환자들의 수액 요법이 과연 적절했는지 돌아보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학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학회장과 그 주변이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전역을 비롯해 세계 각지에서 모인 신장의학자들로 Exhibit Hall과 각 Ballroom이 북적이는 모습은 가슴을 웅장하게 하였습니다.

인기 있는 강의는 강의실 가장자리 복도나 뒤편에 서서 듣기도 했고, 그마저도 발 디딜 틈 없이 꽉 찬 경우에는 live stream이 준비된 다른 강의실로 이동해 강의를 들어야 했습니다.
첫날에는 특별히 지난 6월에 작고하신 고혈압과 당뇨병성 신증 연구의 권위자, Chicago Medicine의대 George L. Bakris 교수님을 기념하는 강의 세션이 열렸습니다. 교수님께서 임종 3주 전 제창하신 ‘Four Pillars of Care’의 4가지 핵심 약물인 renin-angiotensin system inhibitors(RAS inhibitors), sodium-glucose cotransporter-2(SGLT2) inhibitors, nonsteroidal mineralocorticoid receptor antagonists(nsMRAs), glucagon-like peptide-1 receptor agonists (GLP-1RAs)의 만성신부전 환자에서 심장-신장 보호 효과를 입증한 주요 연구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번 학회에서는 IgA 신증 치료에 대한 희망적인 변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IgA 신증 신약 임상시험 연구가 Lancet과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게재되었고, 2020년대 들어 target-release formulation of budesonide(TRF-budesonide), Sparsentan, Iptacopan 등의 약제가 FDA 승인을 받았습니다. 현재도 여러 신약이 3상 진행 중이며, 줄지어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회 기간 동안 매일 Exhibit Hall에 포스터를 게시하며 일과를 시작했습니다. 24일 첫날 아침에는 다음 날 발표할 연구 포스터를 게시하였는데, 이탈리아 Vicenza의 Padova 대학교 Claudio Ronco 교수님이 기발한 연구 주제라며 칭찬해 주셔서 큰 영광이었습니다.

포스터 앞에서 미국, 일본, 인도 등 여러 나라 선생님들과 질의응답과 논평을 주고받으며 학문적 탐구심을 고취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둘째 날 오후는 제가 긴장하며 준비해 온 연구 발표 시간이었습니다. 10명의 research fellow와 trainee들이 돌아가며 각 5분간 발표하였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는 서울대학교병원 오재익 선생님께서 ‘당뇨병성 신질환의 임상 중증도에 따른 단계별 분석을 통한 공간적 전사체 프로파일링’ 연구에 대해 발표하였습니다. 저는 다섯 번째 순서로 ‘성공적인 continuous kidney replacement therapy(CKRT) 중단 프로토콜 개발을 위한 예비 연구’를 발표하였습니다. 발표 시작 전까지 긴장이 많이 되었지만, 특별히 대한신장학회 박형천 이사장님과 본교 교수님들이 격려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발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날 저녁 Stone Brewing, Liberty Station에서 열린 Korean Night 행사에서는 대한신장학회(KSN) 교수님들께서 칭찬과 격려를 아낌없이 주셔서 더욱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사실 이번 발표는 대상자 등록 등 실무를 맡아주신 건양대학교병원의 이지원 선생님과 주제를 정하고 설계하신 동 병원의 교신저자 박요한 교수님의 공로 덕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두 분께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학회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점 중 하나는 바로 장소가 샌디에이고였다는 것입니다. 학회가 열린 컨벤션센터 바로 뒤편으로 넓게 펼쳐진 태평양, 정갈하게 정박해 있는 요트들, 뜨거운 햇살 속에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이번 학회에 동행하신 황원민 교수님과 Minnesota주 Mayo Clinic에서 연수 중이신 윤세희 교수님 두 분께서 저녁마다 관광명소에 함께해 주셔서 샌디에이고의 매력을 만끽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름다운 석양, La Jolla의 저녁 해변을 누비던 물개와 Coronado 섬 앞바다를 헤엄치던 돌고래, 샌디에이고 역사를 느낄 수 있던 Old Town, 그리고 황홀한 멕시칸 음식까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으며 첫 ASN 일정을 뜻깊게 마무리하였습니다.
끝으로, 어려운 의료계 상황에도 이번 ASN Kidney Week 2024 학회 참석을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건양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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