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에 많은 어려움과 혼란이 있는 시기에 이런 영광스러운 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대학신장학회에 감사드립니다.
전임의 2년 차까지도 거의 논문을 써본 적이 없을 정도로 연구와는 상당히 거리가 멀었습니다. 2011년 초, 2년의 전임의를 마치고 영남대병원에서 촉탁의로 근무하면서 연구를 처음 시작했습니다. 어떤 연구를 할지, 현재 근무하는 곳에서 수행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복잡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고민은 영남대병원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해결되었습니다. 복막투석의 시작부터 관리, 그리고 중단에 이르는 다양한 데이터가 영남대병원에 축적되어 있어 연구 분야를 복막투석으로 확정할 수 있었습니다.
도관 삽입 수술에 대한 자료를 활용하여 복막투석 도관 삽입 수술의 비교, salvage op.의 효과, 기타 도관 관련 중재의 효과 등을 분석했습니다. 또한 체성분 분석 자료를 통해 체수분 및 근감소와 연관된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기초 연구로는 복막 섬유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중이며 위장관 외과와 협업해 원활한 omentum의 채취가 가능해졌고, 인체 유래 복막 중피세포 배양 기술을 구축하여 다양한 in vivo, in vitro 실험을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복막투석의 매력은 다른 신대체요법에 비해 감소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환자 수의 급격한 감소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저 역시 연구 초반부터 복막투석 연구를 계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감을 느꼈고, 그 불안감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복막투석은 혈액투석이나 신장이식이 대체할 수 없는 고유한 장점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믿으며, 복막투석 환자들의 예후 향상을 위해 임상 및 기초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른 분야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의 폭을 확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임상 분야에서는 HIRA 자료를 활용한 분석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기초 분야에서는 영남대학교 MRC 연구자들과 함께 다양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기초 연구를 전문적으로 수행하시는 생리학, 생화학, 약리학, 약학대학 교수님들과 함께 토의하고 연구 결과를 공유하다 보면 제가 우물 안 개구리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저의 연구 업적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제 능력보다는 주위 동료와 가족의 노력과 희생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에서 전공의와 전임의를 마치고 방황할 때, 영남대병원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도준영 교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 차례의 위기 상황을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조언과 지지를 아끼지 않으셨던 교수님의 배려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또한 학문적, 임상적 능력 향상에 다양한 조언과 도움을 주신 박종원 교수님, 조규향 교수님, 후배 교수인 김아영 교수님, 전임의 선생님들, 그리고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시는 인공신장실 식구들께도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가족의 희생이 없었다면 연구 수행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항상 저를 응원하고 있는 와이프와 두 아이들에게 항상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많이 부족하지만 학술상이라는 명예로운 상을 받을 수 있게 되어 매우 영광이며, 대한 신장학회에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앞으로도 대한신장학회와 신장학의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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