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전 세계적으로 70세 미만 사망의 주요 원인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는 매우 중요한 건강 문제 중 하나입니다. 2020년 약 1,930만 건의 새로운 암 환자가 발생했으며, 2040년에는 약 2,840만 건으로 4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암 환자 중 12~30%에서 만성콩팥병이 동반되며, 치료 과정 중 5년 이내에 약 25%에서 급성신손상(serum creatinine 50% 증가)이 발생하고, 7.6%는 투석이 필요한 심각한 신손상을 겪는 것으로 보고됩니다. 특히 최근 주목받는 면역관문치료제(immune checkpoint inhibitors)의 경우, 급성신손상이 7~24%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고령화와 암 생존율 증가에 따라 만성콩팥병 환자의 암 유병률, 암 치료 중 신장 손상 발생률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임상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암 환자의 신장질환에 대한 연구와 암 환자 진료 시 신장내과의 역할은 여전히 미흡한 실정입니다.
최근 해외에서도 암신장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학술대회 및 심포지엄을 통해 연구의 필요성이 꾸준히 강조되어 왔습니다. 이에 따라 암 환자의 신장질환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활성화하고, 암 치료 과정에서 신장내과의 역할을 확대하고자 2023년 암신장학 연구회가 결성되었습니다.
암신장학 연구회는 대한신장학회 산하에서 가장 최근에 결성된 연구회입니다. 서울대학교 김연수 교수님을 고문으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조상경 교수님을 초대 회장으로 하여 17개 병원 26명의 교수진이 뜻을 모아 출범하였습니다. 2023년 6월 23일 대한신장학회의 신규 산하 단체로 공식 승인을 받은 이후, 국내외 연구자 간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학문적 발전을 도모하고, 회원 간의 협력과 친목을 강화하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연구회는 2023년 11월 첫 모임을 개최하여 조직 구성을 확립하였습니다. 총무이사로 고대안암병원 김명규 교수님, 학술이사로 서울대학교 한승석 교수님, 순천향대학교 길효욱 교수님, 고대안암병원 오세원 교수님이 선출되었습니다.
또한, 첫 학술 활동으로 암 환자의 신장 합병증에 대한 국내 다기관 연구를 기획하였습니다. 2024년에는 ‘암 치료 후 발생하는 신장 합병증에 대한 국내 코호트 구축 및 역학, 위험인자 및 예후 분석’ 연구과제가 대한신장학회 협동 연구에 최종 선정되었습니다. 본 연구에는 13개 병원이 참여하여 향후 국내 암 환자의 신장 합병증에 대한 후향적 연구를 시작으로, 신조직 검사를 포함한 전향적, 후향적 코호트 구축을 목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암 치료 과정에서 신장 기능 변화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2024년 9월 대한신장학회-국제신장학회 통합학술대회(KSN-IAC)에서 암신장학 연구회의 첫 공식 학술모임이 열렸습니다. 해당 행사에서는 ▲ 항암 치료 후 발생하는 급성 및 만성콩팥병, ▲ 면역관문치료제 유래 신염의 병태생리, ▲ 암 환자에서 흔히 발생하는 전해질 이상, ▲ 만성콩팥병 환자의 암 선별검사(cancer screening) 등 다양한 주제의 강연과 심도 있는 토론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는 연구회의 학문적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암 치료와 신장 기능의 연관성을 고려한 체계적인 다기관 연구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진행된 사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암신장학 연구회는 출범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학문적 열의와 협력 의지를 바탕으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17개 병원, 26명의 교수진이 참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더욱 많은 연구자와 임상의들이 관심을 두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동안 암 치료 과정에서 신장 기능 악화 문제는 상대적으로 간과되었습니다. 그러나 연구회는 이를 조명하여 급성 및 만성콩팥병 예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국내 항암치료 프로토콜 개선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의료진과 연구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을 기대하며, 학문적 발전과 임상적 기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작권자ⓒ 대한신장학회 소식지.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