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신장질환 환자의 가려움증
만성 가려움증은 6주이상 가려움증이 지속되는 경우를 말한다. 가려움증 지속기간이 길어 만성 통증과 유사하게 심각한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피부과적 질환인 아토피피부염, 건선, 편평태선 등에 의해 만성 가려움이 유발된다. 더불어 만성신장질환, 만성간질환(폐쇄성 담도 질환), 당뇨병, 갑상선기능항진 및 저하증, 혈액질환(진성적혈구증가증, 철결핍빈혈), 림프종(호지킨림프종, T세포림프종), 고형암, AIDS, 결합조직질환 등 전신 질환에 의해 유발되기도 한다. 만성 가려움증은 급성 가려움증에 비해 기전이 복잡하고 원인규명 및 치료가 더 어렵다.
만성 신장질환은 만성 가려움증의 가장 흔한 전신적 원인으로 20~80% 환자가 가려움증을 호소하고, 전신적이며 난치성인 경향이 있다. 특히, 말기 신장질환 환자들에게 흔히 발생하고, 일상생활은 물론 수면을 방해하여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과거 혈액투석 환자에서 가려움의 발병율은 50~90% 정도로 보고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혈액투석이 투석량이나 크레아티닌 청소율에 따라 정확히 계산되어 만성 신장질환 관련 가려움증의 발생률이 22%로 감소하였다고 보고되었다.
지금까지 그 병태생리학적 기전은 모호하나 피부건조를 포함한 다양한 요인이 관여하는데, 혈청내 증가된 히스타민, 비타민 A, 부갑상선 호르몬의 증가, 비만세포의 증식, 말초 다발성 신경병증, 비정상적인 피부의 신경자극 전달, μ-opioid 수용체의 활성도 증가 등이 제시된다.
투석환자의 경우 가려움증이 국소적, 간헐적으로 발생할 수 있고 복막투석환자가 혈액투석 환자에 비해 가려움증이 덜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에 천공질환, 결절성 양진, 만성 단순태선 등의 병변이 발생할 수 있고, 피부 병변 없이 소양증만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말기 신장질환의 원인 및 이환 기간, 이전 복막투석 또는 신장 이식 수술 시행 유무, 기저 질환과 만성 신장질환 관련 가려움증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말기 신장질환 가려움증의 치료는 건조한 피부와 연관된 소양증을 완화시키기 위하여 보습제가 사용되고, 염증을 억제 시키기 위해서 국소스테로이드제와 자외선 치료가 사용된다. 가바펜틴 처방이 효과적일 수 있으나 신기능이 저하되어 있으므로 저용량으로 사용해 천천히 증가하고, 최근에는 Opioid 작용제 및 길항제도 시도되고 있다.
치료
1. 보습제
건조증은 말기 신장질환 환자의 66~93%에서 보이는 흔한 피부질환이며, 정상적으로 보이는 말기 신장질환 환자의 피부도 조직학적으로는 피지선과 에크린 한선의 위축으로 보이며, 피지선 및 한선의 분비가 현저하게 감소되는 것과 관련이 있다.
특히 표면의 지질이 감소되면 각질층의 수분 소실이 증가하고, 가려움이 악화될 수 있으며, 발한 감소도 가려움증의 악화에 일부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차적 원인으로 건조증이 작용하지 않더라도 가려움에 대한 역치를 감소시킬 수 있으므로 신장질환 환자에서 정기적 보습제 사용이 필요하다. 또한, 보습제는 장벽 기능을 호전 시킴으로써 가려움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가려움증 치료에 가장 기본이 된다.
보습제는 적어도 하루에 두 번 이상 바르도록 하며, 증상이 없을 때에도 바르도록 교육한다. 특히, 수영이나 목욕 후에는 가볍게 물기를 제거한 후 바로 보습제를 도포하도록 하는데, 피부가 건조한 환자의 경우 미지근한 물에서 20여분정도 욕조 목욕을 한 후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증상을 현저하게 호전시킬 수 있다.
2. 국소 스테로이드제제
국소 스테로이드는 직접 가려움을 억제하는 약제가 아니라, 피부 염증을 억제함으로써 가려움증 감소효과를 보이지만, 전신적질환 원인의 가려움증에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3. 캡사이신 연고
캡사이신은 substance P같은 신경펩티드를 유리 시키는데, 특히 이상감각등신경통과 결절가려움발진, 만성 신장질환과 관련된 가려움증에 효과가 발표되었다. 0.025%와 0.075%크림이 있는데 하루 3-5회 도포한다. 첫 며칠 동안에는 대단히 화끈거리기 때문에 사용 전 환자에게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4. 항히스타민제
진정작용이 없은 H1 항히스타민제 처방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고, 히스타민에 의하지 않은 가려움증에서 hydroxyzine, diphenhydramine과 같은 진정작용이 있는 항히스타민제는 야간 가려움증 감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5. Opioid 작용제 및 길항제
μ-opioid 수용체 길항제와 κ-opioid 수용체 작용제는 가려움증을 억제하는데, 이를 근거로 naltrexone과 nalmefene 같은 μ-opioid 수용체 길항제가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Naltrexone의 경우 간독성, 구역질, 구토 및 수면장애 등의 부작용으로 사용이 제한적이다. κ-opioid 수용체 작용제인 nalfurafine은 만성 신장질환과 관련된 가려움증에 효과가 있어 기존 치료에 불응하는 만성 신장질환 가려움증 환자에서 사용가능하다.
6. 광선치료
광선치료는 여러 종류의 가려움증 치료에 수십 년간 사용되어온 방법으로, 최근에는 협대역 UVB (Narrow-band UVB)가 주로 사용된다. 피부질환인 아토피피부염, 건선뿐만 아니라 만성신부전증에 따른 가려움증에 효과가 좋으며 주 2-3회 치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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