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항 / 제주문내과의원 원장
안녕하세요? 제주문내과 원장 문신항입니다.
저는 제주대학교병원에서 인턴과 내과 전공의 과정을 수료하고, 서울성모병원에서 임상강사를 마친 후 한국병원 신장내과 과장으로 5년간 근무했습니다. 이후 구제주 도심에 제주 바다를 보며 투석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문내과를 2024년 4월말에 개원하여 진료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신장내과를 택한 이유
내과 전문의를 취득한 후 공보의 3년동안 미래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시술도 좋고, 설명하는 것도 좋고, 나아가 개업도 하고 싶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분과가 바로 신장내과였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임상강사에 합격한 후, 양철우 교수님, 박철휘 교수님 등 훌륭한 교수님들께 신장내과에 대한 전문적인 수련을 받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한국병원 과장으로서 근무한 지난 5년의 기억
2019년 서울성모병원에서의 임상강사 생활을 마치고, 연고지인 제주로 내려와 2차 병원인 제주한국병원에서 신장내과 과장으로 5년간 근무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신장내과 주치의로서 소임을 다하며, 환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과를 가리지 않고 응급실 당직을 서거나, 생과 사를 오가는 투석환자를 걱정하며 ICU에서 밤을 새우는 날도 있었습니다. 또한, 내과의사임에도 불구하고 외과 파트에서 하는 perm cath insertion을 위해 수술복을 입고 수술방에 들어가는 등(수술방에 들어가는 유일한 내과의사로서) 다양한 상황에서 환자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값진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개원을 꿈꾸게 된 이유
제주도는 한라산을 중심으로 도민들의 생활권이 동/서, 남/북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시와 동별로 의료 접근성을 분석한 결과, 제주시 동쪽에 투석실이 부족하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수개월간 부동산을 다니며 빈 건물을 알아보던 중, 한 이비인후과 건물 7층과 8층에 각각 100평의 매물을 발견했습니다. 이 공간을 보는 순간, 8층은 투석실(28 bed), 7층은 진료실, 수액실, 검사실을 깔끔하고 예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인테리어는 고민 끝에 제주 업체 대신 조금 더 비싸더라도 더 실력 있고 유명한 서울 인테리어 업체를 선택했습니다. 직접 연필을 잡아 설계 도면을 그려보며 하루하루 설레는 마음으로 개원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이전 병원에 사표를 낸 후 남은 근무기간에도 진료 후 매일 공사 현장을 방문해 진행사항을 점검했습니다. 병원명도 여러 후보 중 고민하다가 심플하지만 무게감 있고, 진정성이 느껴지는 ‘문내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멋진 로고를 만들어 간판을 붙이게 되었습니다.

2024년 4월 개원 이후 현재까지의 소감
2024년 4월 중순, 기존 병원에서 저를 믿고 따라와 주신 10명의 환자분들과 함께 첫 투석을 시작하며 문내과는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이후 적응 기간을 거쳐 5월 초 정식 개원하였고, 초반에는 투석환자보다 간호사 수가 더 많은 어색한 상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환자 수가 늘어, 개원 9개월 차인 현재는 정규 투석환자 40명, 관광 투석 평균 5건, 월 투석 건수 500건 이상을 기록하며 많이 성장한 상태입니다.

현재도 투석실 스텝을 지속적으로 모집하며 더 많은 환자분들의 투석을 도와드릴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병원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신 제주대학교병원, 한라병원, 한마음병원 스텝 교수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또한, 선배 개원의로서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을 주신 차내과, 서귀포선린내과, 동산내과 원장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 문내과는 투석 환자들에 대한 라포르를 중요시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 간의 관계와 소통 또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모든 직원이 경어를 사용하고, 수평적인 의사소통을 지향하며,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운영방식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저의 인복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개원 이후 9개월 동안 그만둔 직원이 아직 한 명도 없습니다. 신장실은 물론 외래에도 RN만을 고용하여 병원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또한, 투석 환우회 행사에 참여하여 환자분들에게 병원 밖에서도 친근한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장애인협회에서 건강 강연을 진행하거나 제주MBC 라디오 방송의 정규 패널로 출연해 신장질환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고자 꾸준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십수 년간 의사로서의 삶에 집중해 왔기에, 병원을 경영한다는 새로운 도전은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매 순간 새로움을 느끼고, 즐겁게 임하고 있습니다. 병원을 운영하며 세상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도 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혹시 제주도 여행을 꿈꾸는 투석 환우분들이나, 제주살이를 계획하고 계신 환우분들이 계시다면, 언제든 문내과 투석실(064-901-9902)로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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