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무르익어 주변 세상이 온통 연초록으로 물들고 세상 만물이 활기차게 변해가는 시기에 사랑하는 누군가와 함께 신나는 여행을 떠나고 싶어진다. 봄을 알리는 아름다운 꽃들이 주변에서 하나둘씩 피어나고 초록 나무들이 함께 하는 숲길에서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나들이를 즐기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머체왓숲길, 청풍호 자드락길, 우면산숲길로 손잡고 떠나본다.
다양한 나무와 예쁜 꽃들이 어우러져 몸과 마음을 치유해 주는 머체왓숲길
제주도 남쪽 한남리 마을은 수려한 서중천 계곡과 원시의 생명력이 가득한 머체왓숲길이 있는 소중한 곳이다. 머체왓숲길은 초원 지대 목장과 연결되어 다양한 나무들이 군락을 이뤄 만들어낸 숲길로 2018년 ‘제1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숲의 가치를 인정받아 공존상을 수상하였다. 우리에게는 낯선 머체왓은 이 일대가 머체(돌무더기)로 이루어진 밭(왓)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명칭이다. 이곳은 감귤마을로서도 명성을 얻은 곳으로 마을의 홍보를 위해 모든 숲길 안내판에는 한라봉이 먹음직스럽게 달려있다.
입구에서 들판 길을 지나 탁 트인 콘크리트 포장도로로 이어진다. 포장도로를 따라 조금 더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머체왓숲길’ 이정표가 오는 손님들을 안내해 준다. 본격적인 숲길로 들어서니 이름을 알 수 없는 나무들로 가득한 원시림 속 오솔길로 이어진다. 길가에 떨어진 붉은 동백꽃들이 봄이 지나감을 아쉬워하며 수줍은 얼굴로 인사를 한다. 옛날에 화전농 하였던 자리라는 방애혹은 절구처럼 안쪽이 움푹 들어가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우거진 나무들 사이로, 자연 그대로의 길을 따라 걷다 보니 쭉쭉 뻗은 대나무들이 초록 터널을 만들어 지나가는 사람들을 시원하게 해준다.
갈 길을 잃어 숲속을 헤매다가 겨우 돌아와 확인해 보니 한라봉 표지판을 못 보고 길만 따라 걷다가 사고가 난 것이다. 두 눈을 부릅뜨고 한라봉을 따라 길을 걸으니 피톤치드가 풍부한 숲의 기운이 불안했던 마음을 안정시켜 준다. 길가에는 하얀 산딸기꽃들이 셀 수 없을 만큼 많이 피어서 벌과 나비를 기다리고 있다. 여름에 이 길을 지나며 맛있게 익은 산딸기를 따먹는 상상을 하니 나도 모르게 입에 군침이 돈다. 숲을 벗어나서 머체왓 전망대에 다다르니 남원읍 마을 전체가 한 폭의 풍경화로 눈앞에 그려진다.
동백나무숲길을 지나 편백나무숲길로 이어지는 산림욕숲길은 가만히 있기만 해도 몸과 마음의 치유가 이루어지는 기분이다. 편백나무숲길을 지나 삼나무숲길이 또 다른 치유를 위해 손님 맞을 준비가 한창이다. 숲의 치유를 받은 가벼운 몸으로 길을 따라 걷다 보니 머체왓 집터가 우리를 반긴다. 전통적인 제주 올레와 집터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옛 마을터로 현무암 돌담의 모양이 아기자기하다.
숲을 벗어나니 차가 다닐 수 있는 임도처럼 넓어진 길로 숲속 여행이 이어진다. 눈앞에 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타나서 보니 이곳이 서중천전망대다. 용암이 흐르면서 만들어진 신비스러운 모양의 암석들이 흐르는 물과 만나서 만들어낸 최고의 작품이다. 서중천숲터널을 따라 걸으니, 연초록의 새싹들과 따스한 햇살이 어우러져 봄의 상쾌한 기분이 배가된다. 나무 사이로 오리가 둥지를 틀어 살고 있다는 오리튼물이 아름다움을 감추고 숨어있다. 3시간여의 행복한 숲길 여행을 마치고 이곳의 명물인 고사리 비빔밥으로 마무리한다.
건강하고 푸른 숲 내음과 청풍호반의 절경이 빚어낸 명품길 청풍호 자드락길
푸른 숲이 우거진 산과 내륙의 바다와 같은 드넓은 호수가 어우러진 청풍호 자드락길이 교직원 가족과 함께 걷는 코스로 선정되었다. 청풍호 뱃길 100리 중 가장 풍광이 아름다운 청풍호반을 따라 만들어진 청풍호 자드락길은 수려한 경관을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명품길로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다.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을 의미하는 자드락길은 산간마을을 이어주는 아기자기한 길이다. 6코스인 괴곡성벽길은 옥순봉 쉼터에서 시작해 괴곡리와 다불리를 지나 지곡리 고수골에 이르는 9.9km의 길이다.
자드락길 시작점에 모인 아이들은 모두 신나서 출발 총소리만을 기다리는 단거리 운동선수처럼 발을 동동 굴린다. 처음엔 산을 오르는 코스라서 난이도가 제법 있지만, 아이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어느새 서로 친구가 되어 놀이를 즐기듯 재미있게 얘기도 나누면서 어른들을 앞서간다. 숨이 가쁠 만한 언덕을 오르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능선길이 나와서 걷기에는 안성맞춤 길이다. 20여 분쯤 걸으니 전망 좋은 곳에 잘 만들어진 쉼터가 우리를 반겨 맞아준다. 모두 모여 준비해 간 현수막을 앞에 세우고 기념사진을 남긴다.
하늘에서 조금씩 떨어지는 빗방울은 아직은 시원해서 좋다. 자기의 취향에 따라 우산을 쓰기도 하고 우비를 입거나 머리에 걸치기만 하는 등 모습이 가지각색이다. 땀이 많은 누군가는 살포시 내리는 비를 친구 삼아 비와 함께 걷는다. 오르막이 지속되는 깔딱 고개를 넘어 오솔길을 지나면 멀리 옥순대교가 바라보이는 자연 전망대가 기다린다. 갈림길 표지판은 충청도 특유의 말로 재미있게 ‘올라가는 길이여유! 믿어 봐유!’ 하며 안내한다. 멋진 솟대들과 함께 둥근 의자로 꾸며진 사진찍기좋은명소가 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조금만 더 발걸음을 옮기면 사방으로 청풍호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멋진 청풍호 전망대가 오늘의 목표다. 전망대에서 많은 추억 사진을 남기고 내려와 간식을 나누며 모두 행복한 표정이다.
맛있는 곤드레밥에 도토리묵과 감자전, 여기에 처마를 두드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마시는 동동주가 일품이다. 하지만 천둥소리까지 들리니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모노레일 일정이 정말 걱정이다. 결국 운행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고 아쉬움을 달래며 조금 더 점심의 여유를 갖는다. 비를 맞으면서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걸을 수 있는 곳으로 잠시 고민하다가 청풍문화재단지로 향한다.
청풍문화재단지는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되는 청풍지구에 있는 많은 문화재 유적을 보전하기 위해 이곳에 이전하여 만든 곳이다. 관아와 청풍향교, 석조여래입상과 비석 등 많은 문화재와 전통 민가를 그대로 이곳에 옮겨와서 복원하였다. 옛 향취를 그대로 전해주는 고가들을 둘러보고 제일 높은 곳인 망월루에 오른다. 청풍호 뒤로 보이는 산봉우리들은 구름을 사이에 두고 멋진 풍광을 만들어낸다. 사랑의 표징인 연리목과 누군가 소원을 빌며 쌓아 놓은 돌탑에 아쉬움을 달래며 오늘의 일정을 마감한다.
맑고 청정한 도심 속 숲 기운과 춤추는 음악분수가 함께하는 우면산숲길
시원한 숲길을 제공하는 우면산은 산의 모양이 소가 누워 있는 모양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울창한 삼림 속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어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관리되고 있다. 출발점인 남태령은 그 옛날 지방에서 한양으로 들어가는 중요한 관문으로 지금도 서울 둘레길이나 경기 삼남길의 지표이기도 하다. 도착점은 숲길을 걸은 후 문화 테마의 한 코스로 시원한 세계음악분수와 함께 음악감상을 할 수 있는 예술의전당이다.
출발점인 남태령역에 도착하여 2번 출구로 나와 남태령 옛길 입구가 있는 고개까지 천천히 오르니 멀리 반갑게 우뚝 선 남태령 표지석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태령 옛길로 들어서니 이곳이 걷는 길의 요지임을 보여주는 안내판들이 늘어서 있다. 한양 관문길, 관악산 둘레길, 물애비길 탐방로 안내판과 경기도 삼남길 스탬프 찍는 곳까지 정말 다양하다. 개망초 군락이 이어지는 콘크리트 길을 지나 흙내음이 풍겨 나는 오붓한 산길이 이어지니 초록 옷으로 갈아입은 나무들과 활짝 피어난 야생화들이 지나는 이들의 마음을 맑게 해준다.
갈림길에서 남태령 능선 방향으로 방향을 틀어 오솔길로 들어서니 주변에 많은 군사 시설들이 나타난다. 일부는 주민들이 쉬기 편하게 나무판으로 덮어 놓아 쉼터를 만들었는데 고개의 이름도 요새고개다. 다음 갈림길부터는 약수터길로 향하는데 성산약수터를 시작으로 여러 약수터가 이어진다. 길가의 밤나무에는 하얀 꽃이 만개하여 푸른 하늘로 날아갈 듯하다. 하늘에 오르지 못하고 길에 떨어진 꽃송이들은 흙에 묻혀 자연산 판화 작품을 만든다. 다른 편 나무에는 예쁜 버찌 열매들이 검붉게 익어가고 있다. 버찌를 보니 어렸을 때 동네 개구쟁이들과 함께 맛있다며 열심히 따먹은 생각이 떠오른다.
대성사를 지나 숲길을 따라 걷다가 예술의전당 방향 숲속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원한 음료수 한 잔으로 목을 축이고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니 주변의 음악 소리가 점점 커진다. 무더위를 한 번에 날려줄 힘찬 물줄기를 클래식 음악 선율에 맞춰 내뿜는 음악분수가 점차 가까워진 것이다. 한국화를 형상화한 산맥 분수, 갓 분수, 난초 분수, 학날개 분수, 안개 분수와 발레 분수 등 춤추는 분수의 모양이 다채롭고 아름답다.
분수대 앞 잔디 카펫에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이 편하게 담소를 나누며 분수 공연을 감상한다. 맛있게 준비해 온 음식도 먹으면서 모두 웃음을 머금은 행복한 표정이다. 분수대 바로 앞에는 시원한 물줄기를 가까이 접하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물줄기를 따라 마치 선율을 잘 아는 듯 음악에 맞춰 뛰놀며 춤을 추고 있다.
허기진 배를 채우고 야간 공연 시작 5분 전에 미리 나가서 사진을 찍기 좋은 자리를 맡아 기다리니 정각에 음악 소리와 함께 분수의 황홀한 공연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조명을 받으며 춤을 추는 분수의 물줄기들은 낮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각각 다른 장소에서 여러 컷의 작품 사진을 만들고 잠시 음악 소리에 빠져 있다가 서로의 작품에 흡족하며 오늘의 문화 테마 여행을 마무리한다.
TIP. 머체왓숲길 코스로 머체왓숲길은 6.7km, 머체왓소롱콧길은 6.3km로 시간 여유에 따라 코스를 섞어서 걸어 볼 수 있다. 청풍호반 케이블카나 관광 모노레일로 비봉산 정상을 오르거나 청풍호 유람선을 타고 호수와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감상해 보는 것도 좋다. 예술의전당 세계음악분수는 4월~10월 평일(월요일 제외) 12:00, 18:00, 주말 10:00, 12:00, 14:00, 16:00, 18:00에 1시간씩 운영되며 선곡표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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