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25년 1월 경기도 화성시에 개원한 한울성모내과 원장 김민영입니다.
존경하는 교수님들과 선후배님들의 훌륭한 가르침과 도움을 바탕으로 개원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믿고 내원하는 환자분의 일상이 보다 편안할 수 있도록 전문적이고 세심한 진료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신장내과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한 것은 전공의 2년 차 신장내과 주치의를 마친 뒤였습니다. 당시 3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훌륭하신 교수님들 가까이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어떤 내과 의사가 되어야 하는지 청사진을 그릴 수 있었던, 내과 의사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2년 차 때 처음 만났던 복막투석 환자분이 기억이 납니다. 2-3차례 복막염으로 입원하여 복막투석에서 혈액투석으로 전환해야 할지도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환자분은 “전공의는 복막투석에 대해 잘 모르니까 길게 이야기하지 말고 가라”며 날이 선 말투로 이야기하던 분이었습니다.
생업상 꼭 복막투석을 해야 했던 분이었지만 제가 4년 차가 되어 다시 만났을 때 피막성 복막 경화로 진행하여 혈액투석으로 전환하였고 혈액투석을 하면서 1주일에 3회씩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환자분도 혈액투석에 적응을 하고 생업 스케줄도 조율하며 비교적 평안한 일상생활을 1년 이상 지속하던 중, 갑작스러운 신장동맥 출혈로 인해 사망하셨습니다. 모두가 황망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환자분의 사망이 잊혀갈 때쯤 외래로 환자분의 가족들이 찾아오셨습니다.
선생님이 투석 때마다 이야기를 들어준 덕분에 환자분이 힘을 내서 혈액투석을 잘 받을 수 있었고 늘 고마워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러 내원하신 것이었습니다. 반복되는 투석 치료 속에서 환자분들의 일상을 나누던 잠깐의 시간들이 환자분들께는 좀 더 위로가 될 수 있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돌아가신 환자분이 전해주신 메시지를 떠올리며, 힘들고 끝이 없는 투석 혹은 이식의 긴 치료에도 일상의 편안함과 즐거움을 잃지 않도록 도움을 드리며 치료 여정에 힘이 되는 진료를 하고자 합니다.
저희 한울성모내과는 아직 개원한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병원입니다.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병원을 인수받아 지난 6개월간 병원 내부적으로 내실을 다지기 위한 변화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시설 개선이 더 급하고 중요한 문제로 생각되었지만, 막상 환자분들을 뵈니 진료에 집중하는 것이 더 필요한 시기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말기신부전 외의 여러 동반 질환과 투석 중의 불편함과 투석 후 일상생활의 어려움에 귀 기울여 듣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며 환자분들께 신뢰와 안정을 드리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투석 처방의 개선, 다중 약제 관리, 투석 관련 합병증 관리 등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투석 후 일상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다양한 환자 개개인에 맞춘 개별화된 투석 진료를 하며, 신장내과 전문의 2인이 협진 체계를 구축해 보다 전문적인 신장 진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공신장실에는 숙련된 간호사들로 구성되어 환자분들께 안정감을 드릴 수 있는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으며, 규칙적인 투석 치료의 중요성과 식이 관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환자 교육을 실시하며 생활요법 개선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병원 내에 일어나는 변화들에 간호사들도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고, 환자분들도 불만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병원이 추구하는 치료 방향에 공감하고 변화로 인한 긍정적인 결과들이 보이며 안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4년 차 신장내과 전공의 시절부터 3년간의 임상강사 시간을 지나 이후 7년간 의국 선배님 병원인 인천성모내과에서 근무하던 시간들 모두 소중하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의 울타리 안에 있다 비로소 홀로서기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가르침을 주시고 도와주신 여러 교수님들과 개원 전후에 지속되는 어려움에 지혜를 빌려주시는 여러 선후배님들께 이 기회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개원이라는 새로운 도전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지만 혈액투석 환자분들뿐만 아니라 신장질환 및 만성질환 환자분들께 세심하고 전문적인 진료로 보답하는 한울성모내과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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