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신장학회(Japanese Society of Nephrology, JSN) 소개 [26년 가을호]
편집부
news@ksnnews.or.kr | 2026-09-04 16:42:13
가까운 이웃에서 든든한 동반자로: 한·일 신장학 교류
국제 학술교류는 수사가 아니라 진료와 연구의 질을 높이는 실질적 토대입니다. 특히 각국을 대표하는 최대 규모의 신장학회인 대한신장학회(Korean Society of Nephrology, KSN)와 일본신장학회(Japanese Society of Nephrology, JSN)는 유사한 질병 부담과 의료체계를 공유해 서로의 연구와 임상 경험이 참고가 되는 관계입니다. 교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자간 협력체, 국제 학회, 양국 학회 간 직접 교류라는 세 축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아시아·태평양이라는 무대
두 학회가 만나는 장은 아시아·태평양신장학회(Asian Pacific Society of Nephrology, APSN)와 그 학술대회인 APCN(Asian Pacific Congress of Nephrology)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이 지역을 이끄는 핵심 국가로, 학술대회와 위원회·교육 프로그램에 양국 연자가 꾸준히 참여해 왔습니다.
세계신장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Nephrology, ISN) 역시 중요한 통로입니다. 한국과 일본은 ISN 서태평양 지역 활동을 함께 이끌며 역내 신장학 발전을 돕는 역할을 맡아 왔습니다.
공통의 질병, 공통의 연구 주제
한·일 교류가 의미 있는 이유는 두 나라가 말 그대로 '비슷한 환자'를 보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인이라는 공통의 유전적 배경에 쌀 중심의 식문화와 생활습관까지 닮아 있어, 질병의 발현 양상과 위험 요인이 상당 부분 겹칩니다. IgA신병증(IgA nephropathy)은 동아시아에서 유병률이 높은 대표적 사구체질환으로, 서구 자료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영역일수록 서로의 근거가 더 요긴해집니다.
당뇨병성 신장병, 만성콩팥병(Chronic Kidney Disease) 관리, 신대체요법(Renal Replacement Therapy)의 운영, 신약의 임상 적용까지 공유할 주제는 방대합니다. 오랜 기간 전국 투석 환자 등록 자료를 축적해 온 일본의 장기 예후 데이터는 한국에도 참고가 되며, 고령화 속에서 투석 시작 및 중단 시점과 보존적 치료를 어떻게 결정할지도 두 나라가 함께 마주한 물음입니다.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교류
교류의 가장 구체적인 형태는 결국 사람입니다. 두 학회는 2021년 양해각서(MOU)를 맺어 교류의 틀을 다졌고, 이듬해 첫 공동 심포지엄이 열린 이후 서로의 학술대회에 상대국 연자를 초청하는 조인트 심포지엄(joint symposium)이 이어져 왔습니다.
2023년 일본신장학회 학술대회의 공동 심포지엄에서는 서울대병원 이정표 교수가 공동 좌장을, 고신대복음병원 신호식 교수와 분당차병원 이유호 교수가 초청 연자를 맡았습니다. 2026년 대한신장학회 학술대회에서는 홍콩·한국·일본·호주가 함께한 공동 심포지엄 ‘Asian Pacific Nephrology Forum’이 열렸습니다. 각국의 신장연구 레지스트리와 코호트를 소개하고 운영과 활용 방안을 논의하는 세션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발표로 시작된 만남은 연구자들의 네트워크로 이어져 왔습니다.
학술 일정 밖의 자리도 소중했습니다. 세션이 끝난 뒤의 만찬과 친교 모임에서는 진료 현장의 고민이나 시행착오처럼 논문에 실리지 않는 경험이 오갔습니다. 관계는 한결 가까워졌고, 쌓인 신뢰는 다음 공동 연구의 문턱을 낮췄습니다. 젊은 신장학자(young nephrologist)들의 만남은 다음 세대가 국경을 넘어 협업할 토대가 됩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토대는 탄탄하지만 남은 과제도 있습니다.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에 보조를 맞추는 일이 그중 하나입니다. 보체 억제제, B세포 표적 치료, APRIL 경로 치료제 등 사구체질환 치료의 지평이 빠르게 바뀌는 지금, 서로의 허가·급여 경험과 실사용 데이터를 교환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유익할 것입니다. 레지스트리의 항목과 정의를 맞추어 자료를 견줄 수 있게 하는 일, 공동 연구를 동아시아로 넓히는 일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언어의 벽도 과제입니다. 일본신장학회 학술대회는 발표와 토론이 대부분 일본어로 진행되어, 일본어로 소통하기 어려운 한국 등 외국 의사에게는 참여의 문턱이 높습니다. 기초연구가 중시되는 점도 임상연구 비중이 큰 우리와 다릅니다. 영어 세션이 넓어지고 서로의 강점을 채워 간다면 교류는 한층 깊어질 것입니다.
결국 국제 학술교류의 본질은 환자에게 더 나은 진료를 돌려주는 데 있습니다. 두 학회가 쌓아온 신뢰와 협력은 양국 신장 환자에게 실질적 혜택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경계를 넘는 신장학의 다음 장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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