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KDIGO에서 만성콩팥병에서 혈압 관리에 대한 진료지침이 새로 개정 발표되었다. 2012년 처음 지침이 나온 지 10여 년 만의 개정판으로 2015년 처음 발표되었던 SPRINT 연구와 그 결과를 반영한 2017년 AHA/ACC 고혈압 지침을 참고하였다.
아래의 표는 2021년 진료지침의 주요 요약 내용을 2012년의 권고와 대비하여 보여주고 있다. 표를 살펴보기 전에 KDIGO에서 채택한 권고와 근거 수준을 다시 확인하는 게 좋다. 권고 수준은 대부분의 환자에 적용하도록 강하게 권고하는 경우 ‘1’로 표시하고 권고문도 ‘… 권고한다 (recommend)’ 라고 표현한 반면, 개별 환자에서 다르게 적용할 수 있는 약한 권고의 경우 ‘2’로 표시하고 권고문에서 ‘… 제언한다 (suggest)’로 한다. 권고의 근거 수준은 네 가지로 나누는데, 대규모 무작위배정 연구 등을 통해서 연구 결과가 실제 결과와 큰 차이 없을 것으로 확신하는 경우 ‘A’로 표시하고, 실제 결과와 큰 차이가 없지만 다를 수 있는 가능성도 일부 있다고 보는 경우 ‘B’로 표시했다. ‘C’와 ‘D’로 내려갈수록 연구 결과와 실제 사이에 차이가 크거나 불확실한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

우선 눈에 띄는 부분은 이전에 없던 ‘1. 혈압 측정법’이다. 2012년 지침에서도 혈압 측정의 방법에 따라서 측정값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밝히고 있지만, 진료실 혈압에 비해서 신뢰할 수 있다고 간주하는 활동혈압 (ABPM)이나 가정혈압 (HBPM) 등을 이용한 연구가 부족해서 적극적으로 권고에 넣지 못했다. 대신, 진료실 혈압을 2회 이상 반복 측정해서 일관되게 나오는 값을 이용하도록 하고, 권고문에 ‘지속적으로 (consistently)’ 라는 표현을 삽입하는 정도에 그쳤다. 그러나, 2021년 지침은 2017년 AHA/ACC 진료지침과 마찬가지로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 (standardized office BP, SOBP)’을 기준으로 삼도록 권고했다.
SOBP 를 위해서, 이전에 하던 보통의 진료실 혈압 (routine office BP) 대신 표준화된 준비와 절차를 정했는데, 환자는 5분 이상 휴식을 취한다음 조용한 공간에서 편안한 자세로 측정하고, 인증된 자동 혈압계를 이용해서 1-2분 간격으로 2-3회 반복 측정해서 평균값을 이용하는 것이 요점이다. 이렇게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서 측정한 혈압이 ABPM으로 측정한 값과 가장 가깝게 일치한다 (JAMA Intern Med. 2019;179(3):351-362. doi:10.1001/jamainternmed.2018.6551). 진료실에서 수동으로 측정하는 혈압은 의사-환자 관계 형성에 중요할 수 있지만, 정확한 혈압의 측정이라는 측면에서 측정자 오류 (observer bias) 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지금은 자동 혈압계를 이용하는 게 근거 기반의 측정법이다. (Hypertension 2018; 71: 813) 이러한 SOBP 측정이 실제 진료 환경에서 적합하지 않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등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피드백이 지침 개발과정에서 많았다. 그러나, 진료지침 개발진 (working group)은 정확한 측정에 따른 이득이 절차의 번거로움보다 더 크고, 보통의 진료실 혈압과 SOBP 사이에 관련성이 없기 때문에 SOBP를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혈청 크레아티닌 값이 정확하지 않은데 진료에 이용하겠냐고 반문하고 있다).
활동혈압 (ambulatory BP monitoring, ABPM) 이나 특히 가정혈압 (home BP monitoring, HBPM)은 COVID19 팬데믹 상황에서 진료실 방문이 어려운 경우 유용할 뿐 아니라, 여러 관찰 연구들에서 심혈관 및 콩팥 결과와 연관성이 더 높게 나왔다는 점에서 적극 권한다. 그러나 이런 진료실 밖에서 측정한 혈압 (out-of-office BP)을 이용한 대규모 무작위연구가 없기 때문에 SOBP 를 대신하기 보다, 보완하는 수준의 제언에 머물렀다.
SOBP 측정을 마친 환자에서 어떤 수준으로 혈압을 낮출 것인가라는 목표 혈압은 환자가 어지럼이나 체위 저혈압 같은 부작용 없이 견딜 수 있다면, 수축기 혈압 120 mm Hg 이하로 단순하게 바뀌었다. 이 때, 보통의 진료실 혈압 측정값을 가지고 이번 지침에서 제시하는 목표 혈압 SBP < 120 mm Hg 에 맞추려 하면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012년 진료지침에서 당뇨 유무와 알부민뇨의 정도에 따라서 목표 혈압을 다르게 제시했던 점과 크게 달라진 부분이다. 그러나, 권고의 근거가 SPRINT 연구 한가지에 의존하므로 수준은 약해졌고 (2B), 따라서 개별 환자 기준으로 목표를 달리 해야 할 수 있다. 또한 SBP <120 mm Hg 로 기대할 수 있는 이득이 주로 심혈관 질환을 막고 사망을 줄이는 데 있고, 콩팥병의 진행에는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점을 이해한다.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 (RASi) 를 우선 선택한다는 데는 근거 수준이 올라간 변화 외에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권고문에 더해서 임상 요점 (practice point) 이라는 항목을 추가했는데, 근거의 체계적 리뷰 또는 메타 분석이 없거나, 근거 자료가 부족해서 권고등급을 주기 어려워 전문가 합의에 따를 경우 등의 상황에 다양하게 적용했다. 예를 들면, 저혈압 증상이나 고칼륨혈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또는 eGFR < 15 에서 요독증상을 줄이기 위해서 RASi를 중단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시한다 (요점 3.2.6). 실제 임상 진료에서 생기는 흔한 질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답변이라고 생각하고 진료에 참고하면 좋겠다.
2012년 지침에서 별도로 다루었던 고령의 만성콩팥병 환자에 대한 권고 (Chapter 7)가 사라졌다. SPRINT 연구 대상에 75세 이상 비율이 약 28%에 달하고, 만성콩팥병 하위군에서는 44%에 해당되었으나, 낙상, 실신, 체위 저혈압 등 심각한 이상반응에서 두 가지 목표 혈압군 사이에 차이가 없었고 오히려 75세 이상 연령군에서 SBP <120 mm Hg 목표군의 심혈관 결과와 전체 사망률이 낮았던 분석 결과에 따른 변화로 보인다 (J Am Soc Nephrol 28: 2812–2823, 2017. doi: https://doi.org/10.1681/ASN.2017020148).
제1장: 혈압 측정법 권고 1.1: 고혈압이 있는 성인에서 보통의 진료실 혈압보다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으로 측정하도록 권고한다. (1B) 요점 1.1: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을 측정할 때 수동 혈압계보다 자동 혈압계를 추천한다. 그러나, 표준화는 혈압계의 종류보다 측정에 따른 적절한 준비 과정을 강조하고 있다. 요점 1.2: 관찰자의 유무와 상관없이 자동 혈압계로 측정한 진료실 혈압 (automated office BP, AOBP)를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 측정법으로 추천한다. 요점 1.3: 심방 세동이 있는 환자에서도 혈압 측정에 자동 혈압계를 사용할 수 있다. 권고 1.2: 활동혈압(ambulatory BP monitoring, ABPM) 또는 가정혈압(home BP monitoring, HBPM) 등 진료실 밖에서 측정한 혈압 (out-of-office BP)으로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을 보완할 것을 제언한다. (2B) 제2장: 투석 전 만성콩팥병 (CKD) 환자의 혈압을 낮추기 위한 생활습관 2.1 나트륨 섭취 권고 2.1.1: 고혈압과 CKD가 있는 환자에게 하루 소디움 2 g 이내 (= 소금 5 g 이내)를 목표로 섭취하도록 제언한다. (2C) 요점 2.1.1: 나트륨-소실 신병증 (sodium-wasting nephropathy) 환자에게 나트륨 제한은 대부분 적합하지 않다. 요점 2.1.2: 진행된 단계의 CKD 나 저레닌성 알도스테론저하증 또는 다른 원인으로 칼륨 배설에 장애가 있는 환자에서는 고칼륨혈증 가능성 때문에 DASH 식이나 칼륨이 풍부한 염분대체제 사용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2.2 운동 권고 2.2.1: 고혈압과 CKD가 있는 환자에게 중간 강도의 신체활동을 주당 누적시간으로 최소한 150분 이상 하도록 권하거나, 심혈관계와 체력이 허용하는 수준에서 하도록 제언한다. (2C) 요점 2.2.1: 개별 환자에게 운동 처방을 시작하고 강도를 정할 때 심폐기능, 신체 활동의 제한, 인지 기능 및 낙상 위험을 고려해야 한다. 요점 2.2.2: 운동의 종류와 강도는 개별 환자의 필요에 따라서 고려하고 조정해야 한다. 일반 인구집단에게 권고되는 목표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여전히 건강에 중요한 이득이 있다. 제3장: 투석 전 만성콩팥병 (CKD) 환자에서 당뇨 유무에 따른 혈압 관리 3.1 목표 혈압 권고 3.1.1: 고혈압과 CKD가 있는 환자에서, 견딜 수 있다면,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으로 수축기 혈압 (SBP) < 120 mm Hg 를 목표로 치료할 것을 제언한다 (2B) 요점 3.1.1: 표준화되지 않은 방법으로 측정한 혈압으로 SBP < 120 mm Hg 목표를 적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요점 3.1.2: 진료의는 기대 여명이 짧거나 체위 저혈압의 증상이 있는 환자에게 합리적인 수준으로 혈압 목표를 완화할 수 있다. 3.2 RAS 억제제를 포함한 항고혈압제 치료 권고 3.2.1: 당뇨가 없으나 고혈압, CKD, 심한 알부민뇨 (G1-G4, A3) 가 있는 경우, 레닌-안지오텐신계 억제제 (RASi) (ACEi 또는 ARB) 로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1B). 권고 3.2.2: 당뇨가 없으나 고혈압, CKD, 중간 정도의 알부민뇨 (G1-G4, A2) 가 있는 경우, RASi (ACEi 또는 ARB)로 시작하도록 제언한다 (2C) 권고 3.2.3: 당뇨가 있으며 고혈압, CKD, 중간 ~ 심한 알부민뇨 (G1-G4, A2-3) 가 있는 경우, RASi (ACEi 또는 ARB)로 시작하도록 권고한다 (1B) 요점 3.2.1: 당뇨 유무와 관계없이 고혈압, CKD가 있으나 알부민뇨가 없는 경우 RASi (ACEi 또는 ARB)로 치료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요점 3.2.2: RASi (ACEi 또는 ARB)는 이득을 얻기 위해서 가능한 최대 허가용량으로 사용해야 하는데, 임상 연구에서 이득을 얻기 위해서 사용한 용량이기 때문이다. 요점 3.2.3: RASi 를 시작하거나 증량한지 2-4주 (현재 GFR과 혈청 칼륨에 따라서 결정) 이내에 혈압, 혈청 크레아티닌, 혈청 칼륨의 변화를 확인해야 한다. 요점 3.2.4: RASi 사용에 따른 고칼륨혈증은 RASi 를 감량 또는 중단하는 대신 혈청 칼륨을 낮추기 위한 처치로 흔히 조절 가능하다. 요점 3.2.5: ACEi 또는 ARB 치료를 시작 또는 증량한 뒤 4주 이내 혈청 크레아티닌이 30% 이상 상승하지 않는다면 그대로 유지한다. 요점 3.2.6: 저혈압 증상이 있거나, 약물 치료에도 고칼륨혈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또는 eGFR < 15 에서 요독증상을 줄이기 위해서 ACEi 또는 ARB를 중단 또는 감량하는 것을 고려한다. 요점 3.2.7: 미네랄로코티코이드 수용체 길항제는 저항성 고혈압 치료에 효과적이지만, 특히 eGFR이 낮은 환자에서, 고칼륨혈증이나 가역적 콩팥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3.3. RASi 2제 병용 요법의 역할 권고 3.3.1: 당뇨 유무와 관계없이 CKD환자에서 ACEi, ARB 및 레닌 억제제 (direct renin inhibitor, DRI) 간의 병용은 피하도록 권고한다. (1B) 제4장: 신장 이식을 받은 사람의 혈압 관리 (CKD G1T-G5T) 요점 4.1: 고혈압이 있는 성인 신장이식 수여자에서 표준화된 진료실 혈압을 기준으로 <130/80 mm Hg를 목표로 치료한다.. 권고 4.1: 신장이식을 받은 성인에서 일차 항고혈압제로 디하이드로피리딘계 칼슘통로차단제 (CCB) 또는 ARB를 권고한다. (1C) |
맺음말
KDIGO의 2021년 고혈압 지침이 나오면서 고혈압을 다루는 모든 내과 의사들은 진료실 혈압 측정을 어떻게 표준화할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종합병원과 의원 각각의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모색해야 할 수 밖에 없다. 5분 이상 안정 후 측정하고, 자동혈압계로 2회 이상 반복 측정하도록 하는 게 우선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와 함께 가정혈압을 적극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되겠다. 자세한 검토는 여러 전문가 집단의 비평, 리뷰 또는 강연을 참고하기 바란다. 소아에 대한 권고 내용은 필자의 능력 밖이라서 제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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