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S 차단제이후로 만성신부전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신장, 심장 문제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약제가 개발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SGLT2 억제제는 RAS 차단제와 병용하여 사용하였을 때 2.4년 간 사구체여과율 감소나 신장, 심장문제로 인한 사망을 약 40%까지 개선시키는 등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만성 콩팥병은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의 9.3%, 65세 이상 노인의 27.4%에서 보고되는 유병율이 높은 만성질환이다. 만성 콩팥병은 진단된 이후에도 사구체 여과율이 꾸준히 감소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보고된 KNOW-CKD 연구에 따르면, 원인 질환별로 차이가 있었으나 평균적으로 일년에 1.92 ml/min/1.73m²씩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했다고 한다.
사구체 여과율이 낮아질수록 심혈관계 합병증 발생의 위험도와 사망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만성 콩팥병 환자들을 진료할 때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 속도를 늦추고,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은 신장내과 의사들이 항상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SGLT2 억제제는 경구혈당강하제로 개발되었으나, 혈당 강하 효과와 독립적으로 신장, 심장 보호효과가 있음이 최근에 확인되었다. 2021년 미국당뇨병학회 가인드라인에서 SGLT2 억제제 중 심부전치료와 만성콩팥병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인정된 약물은 empagliflozin, canagliflozin, dapaglifozin이며, 국내에서는 각 자디앙, 인보카나, 포시가로 출시 되어있다.
SGLT2 억제제의 신장보호 효과
CREDENCE 연구는 2형 당뇨가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를 대상으로 하였고, canagliflozin 100mg 투약군과 위약군으로 나누어 canagliflozin의 신장보호효과를 1차 유효성평가지표로 보았던 연구이다.
2.6년간 관찰 이후 시행된 중간평가에서 canagliflozin 100mg 투약군이 말기신부전 도달 혹은 혈청 크레아티닌 2배 증가, 혹은 신장문제로 사망하는 비율이 34% 낮은 것이 확인되었고, 이는 canagliflozin의 신장보호효과를 충분히 입증할 수 있었으므로, 이 연구는 조기에 종료되었다.
2차 유효성 평가지표로 보았던 심장 관련 사망과 심근경색 혹은 뇌졸증 발병율 또한 20% 감소하여, canagliflozin 100mg 투여가 당뇨가 있는 만성신부전 환자에서 심장, 신장 보호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었다.
EMPEREOR-reduced 연구는 당뇨 또는 비당뇨 만성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하여 empagliflozin 10mg의 심장 보호효과를 1차 유효성평가지표 하였던 연구이었고 2차 유효성 평가지표로 보았던 사구체 여과율 감소율 또한 empagliflozin 10mg 투약군에서 약 50% 늦추어짐이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현재 당뇨, 비당뇨 만성신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신장보호효과를 1차 목표로 하는 EMPA-KIDNEY 스터디가 진행중에 있다.
DAPA-CKD 연구는 당뇨, 비당뇨 만성콩팥병 환자를 대상군으로 하여 dapagliflozin의 신장보호 효과를 1차 목표로 본 연구로, 2020년 10월에 그 결과가 NEJM에 보고되었다.
사구체 여과율 25~75ml/min/1.73m², 알부민뇨 200-5000 mg/g의 만성콩팥병 환자 총 4304명을 dapagliflozin 10mg 투약군과 위약군으로 나누고, 두 군 간에 사구체 여과율 50% 이상 감소 또는 말기신부전 진행 또는 신장, 심장관련 사망에 이르는 비율을 비교하였다.
2.4년 경과하였을 때, dapagliflozin 10mg 복약군에서 위약군에 비해 신기능 악화 또는 사망의 위험이 39% 낮았고, 이는 dapagliflozin의 신 보호효과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하기에 충분하였기에 이 연구 역시 조기에 종료되었다.
만성 콩팥병에서 SGLT2 억제제의 신장치료제 적응증 획득과 임상적 사용
SGLT2 억제제 중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신장치료제로 적응증을 획득받은 약제는 dapagliflozin 10mg 으로, 사구체 여과율이 45 ml/min/1.73m² 미만일 때부터 25 ml/min/1.73m²까지 인정 비급여로 처방이 가능하다. 향후 EMPA-KIDNEY 스터디의 결과에 따라 empagliflozin 역시 신장치료제로써의 적응증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Dapagliflozin의 경우, 현재까지 보험 적용은 획득 받지 못하여, 비 당뇨환자에게 만성콩팥병 적응증으로 사용할 때는 하루 한 알 785원, 한달에 24,000원 가량의 비용이 소요된다. 인정비급여이기 때문에 사적으로 실비보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은 보험회사로부터 환급 신청이 가능하다. 물론, 당뇨가 있는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기존의 당뇨치료제로써의 적응증에 따라, 보험적용을 받아 개인 부담금 30~50%, 한 달에 7,200원 ~ 12,000원 수준으로 복약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당뇨치료제로써의 SGLT2 억제제 사용의 급여기준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진료실에서는 당뇨환자들에게서도 간단히 만성신부전 코드를 넣고 인정비급여로 처방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요로감염, 탈수, 체중 감소 등의 문제에 대해서 미리 설명을 해 두면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것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
RAS 차단제이후로 만성신부전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신장, 심장 문제로 인한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약제가 개발된 것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SGLT2 억제제는 RAS 차단제와 병용하여 사용하였을 때 2.4년 간 사구체여과율 감소나 신장, 심장문제로 인한 사망을 약 40%까지 개선시켰기 때문에, 약가 부담만 극복할 수 있다면, 하루 한 알 처방으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약제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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