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ent and Future of peritoneal dialysis [Summer 2025 Issue]
English Summary
The article outlines the clinical advantages of peritoneal dialysis (PD), including better preservation of residual renal function and improved quality of life. Despite these benefits, the domestic utilization rate remains low. Future directions include remote patient monitoring, wearable artificial kidneys, and anti-inflammatory dialysis solutions. The author stresses the importance of policy support, education, and infrastructure to promote home-based therapies in Korea.
1. 서론
복막투석(peritoneal dialysis, PD)은 1960년대 초반부터 임상에서 사용되기 시작한 이후,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함께 만성신부전 환자에게 중요한 투석치료 방법으로 자리 잡아왔다. 신대체요법의 하나로서, 환자의 복막을 반투과성 막으로 활용하여 노폐물과 과잉 수분을 제거하는 방식은 혈액투석과는 다른 생리적 접근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혈류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나, 자택에서 자가 관리가 가능한 젊은 환자에게 적합하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큰 장점을 지닌다.
복막투석은 무엇보다도 치료의 연속성, 자유로운 생활 패턴 유지와 삶의 질 증대, 그리고 혈관접근로 관련 합병증 회피 등 많은 이점을 지니고 있다. 또한 의료 자원이 제한된 지역이나, 병원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경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유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공공 보건의 관점에서도 중요한 치료 옵션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복막투석은 아직 국내 투석 환자에게 광범위하게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본 칼럼에서는 복막투석의 장점과 현재 국내외 현황을 짚어보고, 앞으로의 기술 발전과 정책적 방향, 그리고 임상적 도전 과제에 대해 고찰해보고자 한다.
2. 본론
1) 복막투석의 장점들
잔여신기능 보존: 복막투석은 혈류역학적 안정성과 생체적합성 등으로 인해 혈액투석에 비해 잔여신기능을 훨씬 더 오래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필자가 진료하고 있는 병원의 복막투석 환자 들 가운데는 5년 이상의 투석 기간에도 불구하고 1일 소변량이 500 cc 이상 유지되는 환자들이 매우 흔하다. 잔여신기능은 투석 환자에서 생존율에 영향을 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임은 물론 혈압과 부종 조절률과 전반적인 건강 상태, 삶의 질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삶의 질: 복막투석은 자택이나 직장에서 시행할 수 있어 환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제약이 적다. 이는 환자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증진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한다. 또한, 치료 시간이 유연하여 환자가 직장 생활이나 사회 활동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는 환자의 정신적 건강과 사회적 관계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1,2]
Incremental PD 방식을 통한 환자 적응: 복막투석은 잔여신기능이 남아 있는 동안에는 낮은 투석 용량과 횟수로부터 시작하여 이후 신기능 저하 정도에 따라 점진적으로 투석 용량을 증가시켜 나갈 수 있다. 이를 incremental PD 방식이라고 하며 처음부터 full dose로 시작하는 방식에 비해 환자에게 투석에 대한 적응 기간을 제공하며, 치료의 부담을 줄여 life participation을 증진시키며 치료 효과를 최적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3]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서는 절반 이상의 복막투석 환자에서 incremental PD 방식을 적용하고 있으며, 2007-2015년 기간 동안 incremental 방식으로 시작한 176명의 환자들을 동일 기간 동안 full dose로 시작한 171명과 비교하였을 때 기저 특성을 보정한 후에도 환자 생존율과 기술 생존율, 복막염 발생률 등에서 차이가 없었고, 잔여신기능 보존율은 incremental PD에서 유의하게 더 높았다.[4]
이와 같은 복막투석의 특성으로 인해 복막투석은 자택에서 자가 관리가 가능한 환자, 직장 생활이나 학교 등 사회 활동을 지속하기를 원하는 환자, 혈관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어려운 환자, 혈류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 등에게서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투석액과 자동복막투석(APD) 방법을 활용한 환자 맞춤형 설정 등을 통해 환자의 의학적 상태와 잔여신기능, 직업 및 사회적 활동 등에 따라 투석 시간과 방법을 조절하는 등 환자 맞춤형 치료(personalized medicine) 구현이 가능하다.
2) 복막투석의 주요 치료 성과와 예후
말기신부전 환자의 주요 신대체요법으로 복막투석이 확립된 이후로 복막투석 방법은 꾸준히 발전해 왔다. 서울대학교병원에서 1990-2019년에 복막투석을 시작한 30년간의 누적 복막투석 환자 1,203명의 자료를 시작 연도에 따라 10년 단위로 분석한 결과, 1990년대에 PD를 시작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64%였지만 2010년대에 PD를 시작한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3%로서 현저하게 향상되어 온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복막염의 발생률도 0.278 episodes/patient-year (2000–2004)에서 0.162 episodes/patient-year (2015–2019)로 급격히 감소되었다.[5]
이는 한 환자가 복막투석 기간 동안 평균 6.2년에 한 번꼴로 복막염이 발생한다는 의미이므로 매우 낮은 복막염 발생률에 해당한다. 특히, 우리나라 20개 기관을 비롯하여 다국가 다기관이 참여하는 복막투석 코호트인 PDOPPS 등 많은 연구들에서 나타났듯이 서구인에 비해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고 비만 비율이 낮으며 환자의 순응도가 높은 한국, 일본, 중국 (홍콩) 등 아시아인에서는 생존율과 기술생존율이 우수하고 복막염 발생률이 낮아서 우수한 치료 결과를 보이고 있다.[6,7]

3) 현재 우리나라의 복막투석 현황
2023년 대한신장학회 말기신부전 등록 자료(KORDS)에 의하면 국내의 전체 신대체요법 중 복막투석의 비율이 3.8% (5253명)로 그 비율이 점점 감소하고 있다.[8] 신대체요법에서 혈액투석이 차지하는 부분이 압도적으로 많고 재택치료요법이 차지하는 부분은 (복막투석과 신장이식의 합계) 16.3%로 서구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을 보였다. 재택치료요법이 환자의 생존율을 증가시키고 의료비용을 낮출 수 있으므로 재택치료요법을 증가시키려는 의료진의 적극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최근 대한신장학회는 Kidney Health Plan 2033 (KHP 2033)을 통해 재택치료 활성화라는 목표를 수립하고, 의료진과 환자 간의 공유의사 결정(SDM)을 통해 말기콩팥병 환자가 본인에게 적합한 치료요법을 선택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4) 복막투석의 미래와 기술적 발전 방향
복막투석은 현대 의학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에 힘입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으며, 가까운 미래에 다음과 같은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기대된다.

원격진료 및 원격 모니터링(remote patient monitoring, RPM):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복막투석 환자의 상태를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앞으로 RPM을 포함한 스마트 APD 기기가 상용화되면서 환자의 자가 관리 능력 향상을 통한 편의성과 예후 향상, 입원율 감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체적합성 (biocompatible) 및 항염증 투석액의 개발: 기존의 투석액에 비해 효율적이고 부작용이 적은 low GDP 혹은 non-glucose based PD fluid가 개발된 후로도 새로운 투석액 개발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항염증, 항섬유화, 항산화 기능이 첨가된 새로운 복막투석액이 개발되면 복막염 감소와 투석막으로서의 복막의 기능 보존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
웨어러블 인공신장(wearable artificial kidney) 개발: 소형화된 인공신장을 몸에 착용하여, 재생된 투석액을 지속적으로 순환시키는 등 이동 중에도 투석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이는 투석의 효율과 환자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복막염 예방 및 진단 기술 고도화: 복막염은 복막투석의 가장 큰 합병증으로 기술 실패의 주요 원인이다. 복막염 예방을 위한 항균성 PD 카테터 또는 항균 코팅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복막염과 원인 균주를 조기 진단하기 위해 AI 기반의 조기 경보 시스템 또는 PCR 기반의 빠른 병원체 진단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결론
오늘날 복막투석은 중요한 신대체요법의 하나로서 자리매김하였으며, 첨단 의학과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향후 더욱 눈부시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이러한 복막투석의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국내외적으로는 그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는 복막투석 진료에 불리한 의료정책과 일반인과 의료인의 낮은 인지도 등 의료 외적인 원인들도 있다. 대한신장학회를 비롯한 의료전문가 단체가 의료인과 환자들이 지니고 있는 복막투석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고, 복막투석을 비롯한 재택치료의 활성화를 지원할 수 있는 정책 수립을 위해 정책 당국을 꾸준히 설득해 나가는 대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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