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KDIGO에서는 미국당뇨학회(American Diabetes Association)와 함께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의 당뇨의 진단, 관리에 관한 합의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다. 혈당 조절을 위해 신체 활동이나 영양, 체중 조절 등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우선적으로 시도해도 조절이 안되는 경우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도록 추천한다. 이때, 제2형 당뇨환자에게 첫 번째로 고려할 계열의 약제는 메트포민(metformin)이나 SGLT2 억제제를(sodium-glucose cotransporter 2 inhibitor) 우선 사용하고, 추가적인 혈당 조절이 필요할 경우 GLP-1 수용체작용제(GLP-1 receptor agonist)를 추천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가능한 GLP-1 수용체작용제는 둘라글루타이드(Dulaglutide, 트루리시티, 주 1회 주사), 리라글루타이드(Liraglutide, 삭센다, 매일 1회 주사) 등이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들 모두 피하주사로만 투여 가능하다는 점에서 환자 분들이 사용을 꺼려 하는 경우가 많다. GLP-1 수용체작용제 중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의 경우 주사제 뿐만 아니라 경구약으로도 개발되어, 주사제를 사용하기 꺼려 하는 환자들에게 사용해 볼 수 있는 옵션이다.
경구 Semaglutide(리벨서스정)는 외국에서는 2019년 9월 미국 FDA로부터 제2형 당뇨 환자의 경구용 GLP-1 유사체 치료제로 승인 받았고, 국내에서는 2022년 5월경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급여 적용은 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는 향후 당뇨병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사용해 볼 수 있는 하나의 치료 옵션으로서 관심을 가져볼 수 있다. 따라서 전반적인 GLP-1 수용체작용제가 당뇨병 만성 콩팥병 환자에게 사용이 추천되는 임상적 근거에 대해 살펴보고, 경구 Semaglutide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 GLP-1 수용체작용제의 작용 원리
GLP-1은 장에 있는 장내분비세포(enteroendocrine cell)에서 분비되는 물질로 식사와 관련한 인슐린 분비의 증가 및 글루카곤 분비의 억제를 조절하는 호르몬이다. 저혈당 발생 시에는 인슐린 분비를 억제하고 글루카곤 분비를 증가시키기도 한다.
체내에서 합성된 GLP-1은 dipeptidyl peptidase-4(DPP4)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어 활성을 잃지만, GLP-1 수용체작용의 경우 DPP4에 의해 분해되지 않으면서 생체내 분비되는 GLP-1에 비해 강력하게 작용하는 특징이 있다.
또한, 혈당에 대한 조절 효과뿐 아니라 중추신경 및 위장관에 작용하여 식욕을 저하시키고 위 배출 시간을 지연시킴으로써 당의 흡수를 지연시킨다. 해당 약의 혈당 강하 효과 및 체중 감량 효과가 알려지고 최근 LEADER, SUSTAIN-6, PIONEER-6 연구 등을 통해 주요 심혈관계합병증(MACE) 및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율,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가 알려졌고, 거대알부민뇨(macroalbuminuria)를 감소시키는 효과도 알려지면서 심혈관 사건의 감소 효과 및 신장 보호 효과도 보고되었다.
- GLP-1 수용체작용제의 혈당 조절 효과
GLP-1 수용체작용제는 혈당 강하 효과가 좋아서, 위약군 대비 당화혈색소를 1.02%(95% CI, -1.10~-0.94) 감소시키며, 설포닐유레아(sulfonylurea)와 비교하였을 때 당화혈색소 감소 폭이 0.13%(95% CI, -0.21~ -0.04) 이상 더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었다.
기존 혈당 강하 약제들 메트포민(metformin), SGLT2 억제제(SGLT2 inhibitor), 설포닐유레아(Sulfonylurea), 인슐린(insulin glargine, glulisine, lispro)과 비교하여 우월하거나 비열등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이면서도 인슐린에 비해 저혈당 위험이 적고, 체중 감소 측면에서 우월함이 보고되었다.
- GLP-1 수용체작용제의 심혈관계합병증 감소 효과
최근까지 GLP-1 수용체작용제에 대한 심혈관계합병증 안전성을 시험한 대규모 무작위대조연구로 ELIXA(Lixisenatide), LEADER(Liraglutide), SUSTAIN-6(Semaglutide), EXSCEL(Exenatide), Harmony Outcomes(Albiglutide), REWIND(Incretin), PIONEER-6(oral semaglutide) 총 7개가 보고되었는데, GLP-1 수용체 작용제가 심혈관계합병증 발생률을 낮추는 효과를 보였다.
특히 LEADER, SUSTAIN-6, Harmony Outcomes, REWIND 연구에서는 주요 심혈관계사건(MACE) 발생률이 유의하게 감소하여 각각 13%, 26%, 22%, 12%의 유의한 MACE 위험 감소 효과를 보였다.
- GLP-1 수용체작용제의 신장 보호 효과
GLP-1 수용체작용제는 신장의 근위세뇨관에 있는 Na+/H+ exhcanger인 NHE3를 조절함으로써 나트륨 배설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GLP-1이 수입성 소동맥(Afferent arteriole)을 확장시켜 신장 혈류량과 사구체여과율을 증가시켜 이 또한 나트륨 배설을 촉진시키는 결과를 보인다. 또한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AS)을 저하와 함께 안지오텐신II의 감소, 나트륨의 재흡수를 감소시킨다.
LEADER, SUSTAIN-6, REWIND 연구에서 심혈관계 안전성 평가와 함께 신장에 대한 효과를 같이 확인하였는데, 거대알부민뇨(Macroalbuminuria) 발생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 Semaglutide 경구 약제의 임상연구 결과
경구용 GLP-1 수용체작용제로 개발된 semaglutide 경구약제를 이용한 심혈관계합병증 개선 효과를 평가한 PIONEER-6 연구의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2형 당뇨로 진단받은 50세~60세 이상 고령 환자 중 CVD risk 또는 만성 콩팥병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경구 semaglutide와 위약(placebo) 비교를 통해 심혈관계합병증 및 사망률 여부를 확인하였다.
3,183명의 환자가 등록되었고 평균 8년 이상의 당뇨 유병력과 66세의 평균 나이를 보였으며, 만성 콩팥병 환자의 분포는 Semaglutide 시험군 기준으로 GFR 90 ml/min/1.73m2 이상이 29%, GFR 60~90 ml/min/1.73m2 43%, GFR 30~60 ml/min/1.73m2 사이가 26% 정도를 차지하였다.
관찰 기간 평균 15.9개월 동안 oral semaglutide 14mg/d 복용군이 위약군에 비해 주요심혈관계합병증 발생률(MACE)에서 위험도가 위약 대비 비열등함을 보여주었다(HR: 0.79 [0.57; 1.11], p-value for non-inferiority: <0.0001, p-value for superiority: 0.1749).
즉 기존의 GLP-1 수용체작용제인 Liraglutide, Semaglutide, Albiglutide, Incretin 주사제의 경우 유의한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경구 semaglutide는 그러한 우위성을 아직 입증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구 semaglutide의 만성 콩팥병 환자에서의 안전성 및 혈당강하 효과에 대한 연구인 PIONEER-5 연구에서는 제2형 당뇨로 진단되고 사구체여과율 30~59 ml/min/1.73m2 로 확인된 총 324명의 환자를 경구 semiglutide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을 한 뒤 26주 동안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경구 semaglutide를 복용 시에 당화혈색소감소는 위약군에 비해 -1.0% 가량 감소 효과를 보였고, 위약군 -1.1kg 체중감소가 있었던 반면 semaglutide 투약군은 -3.7kg의 체중감소를 보였다. 신기능 저하가 있는 환자에서도 경구 semaglutide가 효용성 및 안전성이 있다는 것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알부민뇨 감소 경향을 보였을 뿐 이에 대한 자세한 통계적 분석 등은 시행하지 않아 신장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나 알부민뇨 개선 효과 등은 결론짓지 못하였다.
- 경구 Semaglutide의 흡수 기전 및 복용법
Semaglutide 약제에 흡수 촉진 물질인 sodium N-(8-[2-hydroxybenzoyl] amino) caprylate(SNAC) 300mg을 결합하여 위장관에서의 흡수율을 높인 경구 약제로 개발되었다. SNAC은 위장 상피세포에서 흡수를 촉진시켜주는 일종의 지방산 유도체이다. SNAC이 위벽에서 부분적으로 pH를 높이게 되면 Semaglutide의 용해도를 높이고 약제가 분해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결합제의 작용에도 1%가량의 semaglutide만이 흡수가 되고 나머지는 위장관에서 분해가 된다.
주사제는 0.5mg~1.0mg 정도의 용량을 주 1회로 투여하지만, 경구약은 7~14mg 용량을 매일 투여하게 된다. 흡수율이 매우 낮아 복용법도 다소 까다로운데 아침에 기상하고 난 후 공복상태에서 물 120ml와 함께 약을 복용하고, 약 복용 후 적어도 30분 동안 음료수와 기타 약제를 포함한 일체를 복용하지 않도록 해야한다. 약물 복용 시 가장 흔하게 겪는 부작용은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계 이상 반응인데 심각하지는 않은 경도의 구역감(mild to moderate nausea)이 흔하게 동반될 수 있다고 한다.
GLP-1 수용체 작용제는 Metformin과 SGLT2 억제제에 이어 당뇨병콩팥병 환자에게 추가적인 혈당 조절을 위해 우선적으로 추천되는 약물이다.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위장관계 부작용이 자주 생긴다는 단점이 있으나 저혈당의 위험이 적으면서도 체중감소 효과가 있고, 심혈관계 및 신장에 대한 보호 효과가 있다는 면에서 유용하게 사용해 볼 수 있는 약제이다.
그동안은 주사제만 사용이 가능하여 환자들의 거부감으로 제한적인 사용이 가능했으나, 최근 경구 약제로 개발이 되면서 조금 더 환자들에게 사용을 추천할 만한 옵션으로 관심이 간다. 다만 아직 경구 semaglutide의 경우 주사제형에서 입증되었던 심혈관계합병증 감소 및 신기능 보호 효과와 같은 유의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는 않아 향후 추가 임상 데이터 결과를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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